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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천지검장과 포스코건설 부적절한 골프 회동

포스코건설 사건 5건 수사 중인 인천지검 이금로 지검장, 3월26일 포스코건설 계열사 대표이사 지명자 동반 라운드 확인

박혁진 기자 ㅣ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5(Sat) 12:00:00 |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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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계열사의 배임,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등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방검찰청의 이금로 지검장(검사장)이 포스코건설 계열사 대표이사 지명자 등과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골프를 치는 동안 이 지검장과 포스코건설 계열사 대표이사 지명자 사이에 사건과 관련해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인천지검의 최고책임자인 지검장이 해당 사건에 얽혀 있는 기업인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라운드를 했던 골프장은 포스코건설이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운영에도 참여하는 곳이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지난 3월26일 오전 11시45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신도시 내에 있는 잭니클라우스CC에서 이금로 인천지검장은 포스코건설 계열사인 ‘게일 인터내셔널 코리아(GIK)’ 대표이사로 지난 2월6일 지명된 노아무개 전 포스코건설 상무와 동반 라운드를 했다. 잭니클라우스CC는 2015년 프레지던트컵을 개최한 국내 최고 명문 골프장. 비회원의 주말 그린피만 3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날 골프 회동을 누가 주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시사저널이 당일 골프장 프런트 데스크를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결과, 골프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노 전 상무의 이름으로 예약돼 있었다.

 

3월26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니클라우스CC에서 이금로 인천지검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포스코건설 계열사 GIK 대표이사 지명자인 노아무개 전 포스코건설 상무(오른쪽 끝) 등이 골프 회동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 지검장과 노 전 상무 일행은 골프장 내 프라이빗룸을 따로 예약해 식사까지 함께했다. 이 지검장 및 노 전 상무 등과 동반 라운드 한 인사들은 법무부 법사랑위원회 인천지회 소속 회장단이다. 한 명은 인천지역 건설사 대표이사이자 법사랑위원회 인천지회장인 조아무개 회장이고, 다른 한 명은 운수업체를 운영하면서 인천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심아무개 대표다. 인천지회에는 부회장만 해도 17명이다. 법사랑위원회는 법무부범죄예방위원전국연합회란 민관합동 단체의 약칭이며 전국에 58개 지회를 두고 있다. 법사랑위원회 홈페이지는 법사랑 위원 활동에 대해 △매년 일정기간을 정해 전국적 규모의 범죄예방활동을 전개 △지역협의회 운영의 활성화를 위한 정보 교환 및 홍보 활동 조력 △범죄예방 활동에 따른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전문 교육위원을 파견해 전문화 교육 지원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지분 소유 골프장서 동반 라운드

 

이금로 인천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핵심요직을 거친 후 2015년 12월부터 인천지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법조계를 뜨겁게 달궜던 진경준 전 검사장 주식 대박 사건 당시 특임검사로 임명된 바 있다. 검사장이 특임검사로 임명됐던 것은 이 지검장이 처음이었다.

 

노 전 상무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GIK는 미국계 회사인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2004년 만든 합작회사다. 게일 인터내셔널 미국 본사와 포스코건설은 2004년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 합작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 업무를 대행하는 GIK도 동시에 만들었다. NSIC와 GIK 모두 게일 인터내셔널이 70.1%, 포스코건설이 2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은 게일 인터내셔널이 많지만 GIK의 대표이사는 포스코건설이 지명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월3일까지 회사의 대외협력담당 임원이었던 노 전 상무를 2월6일 GIK의 신임 대표이사로 지명했다. 하지만 선임 건이 아직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도 정식 대표이사는 아니다. 노 전 상무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GIK 사무실에 대표이사 지명자 자격으로 출근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에서는 노 전 상무를 ‘노 대표’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GIK 대표이사 또한 회사를 대표해 법사랑위원회 인천지역 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법사랑위원회 가입에 필요한 회비 1300만원도 회사 측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까지 별문제 없이 사업을 진행하던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은 최근 2년간 몇 개 경영 및 사업권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 간 갈등은 결국 10여 개에 달하는 쌍방 간 고소 및 고발로 이어졌다. 각각 대형 로펌을 선임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게일 인터내셔널이 대주주로 있는 NSIC는 업무상 배임, 사문서변조, 변조사문서 행사, 손괴, 업무방해 등으로 포스코건설 임직원을 고소한 상황이다. 반대로 포스코건설은 게일 인터내셔널 측 인사들을 사기, 공갈미수, 횡령, 배임 등으로 맞고소했다. 이들 사건은 모두 인천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권익위 “이해관계 있을 확률 높다” 유권해석

 

인천지검은 지난해 NSIC 측이 GIK 임아무개 전 대표이사를 고소한 별도의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낸 바 있다(시사저널 제1426호 2017년 2월21일자  ‘700억 선(先)지급된 2015년 포스코건설에 무슨 일이…’ 기사 참조). 당시 NSIC는 인천 연수경찰서에 임 전 대표이사를 고소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포스코건설 등을 압수수색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NSIC는 이 사건이 무혐의 처리된 후 다른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나, 고소인 조사까지 모두 마친 상황에서 사건은 다시 인천지검으로 넘어갔다.

 

현재 송도국제도시 사업은 두 회사 간 분쟁의 여파로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측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기 싸움을 벌이며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게일 인터내셔널과의 분쟁 외에도 인천아트센터 건립 문제와 관련해서도 인천시 측과 의견 다툼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양쪽 중 한쪽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검찰의 객관적 수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시사저널 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사안은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양국 간 장관회담에서 미국 측 인사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송도국제도시 사업 문제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주 장관이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포스코건설 및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들을 급하게 찾는 일까지 벌어졌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처럼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지검장이 노 전 상무 등과 골프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 법조계 인사들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회의원에게 이 지검장의 실명과 해당 기업을 밝히지 않은 채 취재 내용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은 “수사 중인 상황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을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분명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출신 변호사도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 당사자 측과 같이 골프를 쳤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이 지난해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잭니클라우스CC 홈페이지에 공지돼 있는 정회원의 주말 이용요금은 2만2620원. 비회원의 주말 이용요금은 36만4120원이지만, 정회원을 동반했을 경우 19만4120원이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회원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비회원이 정회원과 함께 골프를 칠 경우 제공되는 할인금액을 금품수수로 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시사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용요금을 각자 계산했어도 할인된 금액으로 계산했다면 정상가와의 차액만큼 금품수수를 한 것으로 본다”며 “이런 경우는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지 알고 모르고를 떠나 이해관계가 있을 것으로 볼 확률이 더 높다”고 유권해석을 했다.

 

 

이금로 지검장 “내 돈으로 지불…문제없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시사저널과의 4월13일 전화통화에서 “법사랑위원회 회장단과 골프를 쳤고, 엔(n)분의 1로 나눠 내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부터도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내 돈으로 결제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상무가 회장단이었기 때문에 골프를 친 것이지 그가 포스코건설과 연관된 사람인지도 몰랐다”며 “현재 사건이 수사 중인 것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과거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현재도 사건을 수사 중인지는 몰랐다”며 “수사 중인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잭니클라우스CC가 포스코건설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일부러 인천지역 골프장에서만 친다”고 답했다. 그는 “실명보도를 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노 전 상무는 시사저널과의 4월14일 통화에서 “포스코건설 사회공헌분야 임원을 하면서 법사랑위원회 인천지회 부회장으로 1년 넘게 활동했다. 그런데 포스코건설을 그만둔다고 하니 회장단에서 위로 차원으로 주선한 모임이었다”며 “이 지검장이 당일 골프 멤버였는지는 현장에 가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건설 및 GIK가 관계된 사건이 인천지검에서 수사 중인 것은 골프 치는 당일에는 몰랐고, 나중에 보고받아 알았다”며 “이 지검장이 우리가 계산할 것을 우려해서였는지 먼저 가서 자신의 그린피 19만3600원을 계산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17명에 달하는 부회장이 그만둘 때마다 회장단이 주선해서 지검장과 함께 골프를 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내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 전 상무는 또한 “이날 별도의 게임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건설 측은 “노 전 상무는 2월6일자로 포스코건설을 그만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포스코건설 사람이 아니다”며 “재직 시에 골프를 쳤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으나 법사랑위원회 회장단 차원에서 위로 차원으로 함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사저널은 함께 골프를 쳤던 법사랑위원회 회장단 두 명에게 해명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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