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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핵 문제 결단의 시간 왔다”

美·中, 정상회담 이후 북핵 해결 공감대 형성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9(Wed) 16:00:00 |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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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누구든지 어린이를 죽이면 안 되지요. 하지만 꼭 그럴 필요까지 있었는지 설명 좀 해 줄래요?” 

 

4월6일(현지 시각) 저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마라라고’ 클럽에서 미·중 정상회담 만찬이 열리고 있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를 폭격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 말이다. 양 정상 간의 대화 내용 중 일부를 언론에 공개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시 주석은 매우 사려 깊었다(thoughtful)”고 평가했지만, 당시 시 주석의 기분이 어땠는지는 안 봐도 명확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 만찬 와중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회담 분위기를 망친 것에 보복하기 위해 그 시간을 택했다는 분석마저 나왔다. 중국에 북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하기에 앞서 먼저 미국의 힘(power)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7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함께 걷고 있다. © AP 연합


 

중국에 북한 문제 넘긴 ‘장사꾼’ 트럼프

 

이틀간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지만,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더니, 시 주석이 중국과 북한 사이의 오랜 관계에 관해 설명했다”면서 “시 주석이 하는 말을 10분쯤 듣다 보니 쉽지 않겠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또 “나는 그들(중국)이 북한에 대해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꽤 강하게 느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다르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련한 장사꾼인 트럼프에게는 자국민들에게 보여줄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중국에 당근을 던지며 ‘빅딜(Big Deal)’을 제안했다. 중국이 북한을 억제하면 무역 적자를 어느 정도 감수하고서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트럼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항공모함을 한반도로 향하게 지시한 뒤 시 주석과 통화하며 “우리에게는 핵잠수함도 있다는 사실을 김정은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하는 고단수 압박도 잊지 않았다. 시 주석으로서는 트럼프의 이러한 냉온탕 정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미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한다면, 중국의 피해도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혈맹관계인 북한을 무조건 압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지도 미지수다.

 

중국은 이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북한에 ‘당근책’을 던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요구하는 ‘핵보유국 인정’은 중국도 손사래를 치고 있다. ‘북한 체제 인정’이나 ‘평화협정’ 등으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미국이 받아줄지는 미지수다. 

 

“중·미 정상은 깊이 있고 우호적인 장시간 회동으로 양국 관계가 큰 발전을 거두고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도록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

4월8일 중국 외교부는 7일(미국 시각) 끝난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결과를 알렸다. 이튿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발표한 ‘중·미 정상회담 상황통보’(통보)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견해를 나누었고 한반도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북한 문제 두고 고민에 빠진 중국

 

중국은 북한 핵문제에 관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를 계속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국에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 참가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통보’의 내용은 중국의 기존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달리 해석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원론 수준의 입장만 교환하는 데 그친 셈이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당초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해, 중국의 대대적인 시장개방 약속을 얻어낼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북한 제재와 환율조작국 지정을 맞바꾸는 ‘빅딜’을 제안했다. 윌리엄 재릿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장은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중국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가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다”고 극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회담에서 양국의 경제, 외교·안보, 사법·사이버보안, 사회·문화 등 4개 분야에서 고위급 대화 협력체계를 갖추는 소통의 새 틀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왕융(王勇) 베이징대 교수도 “양국의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의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북핵과 남중국해 문제에서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점은 향후 중국에 큰 부담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독자 해결’ 카드를 내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4월12일 양국 정상 간의 전화통화에서 북핵 문제를 핵심의제로 다뤘다. 이 때문인지 그동안 북한을 옹호해 온 환구시보(環球時報)조차 사설에서 “북한이 마지노선을 또 넘는다면 중국 사회는 유엔의 추가 제재에 찬성표를 던지길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북한 문제는 중국의 이익과 결부된 문제”라며 “이제 피할 곳도 없이 결단을 내릴 시간이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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