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접대비가 1년 만에 16배 증가한 이유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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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외환카드 합병 전후 비용처리 문제 정밀 세무조사

 

국세청이 하나카드를 상대로 정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2009년 하나은행으로부터 분사한지 8년 만에 처음 받는 세무조사다. 하나카드 측은 “정기적인 세무조사”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2월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5년 만에 받는 정기 세무조사 성격이다. 2014년 외환카드와 합병되면서 한 차례 세무조사가 유예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카드를 세무조사 하는 곳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다. 국세청은 2월 조사1국 소속 직원들을 서울 중구 하나카드 본사에 보내 회계나 세무 관련 장부를 확보했다. 현재 확보된 회계장부 등을 바탕으로 비용 처리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비자금이나 횡령, 탈세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조사4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기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 ⓒ 연합뉴스

 

하나카드 측 “정기 세무조사 성격”

 

하지만 국세청 주변의 시각은 달랐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조사4국을 통해 특별 세무조사가 진행됐다. 조사1국의 경우 정기 세무조사만 담당했다. 최근 들어 국세청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정기 세무조사 역시 특별조사 못지않게 강도가 세졌다. 정기 조사에서 탈세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액의 ‘세금 폭탄’을 맞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하나카드도 마찬가지다. 국세청은 2014년 외환카드와 합병된 후 집행된 수상한 비용처리 문제를 현재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는 2014년 12월 외환카드를 통합하면서 사명을 하나SK카드에서 하나카드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접대비나 광고비, 용역비 등이 크게 증가했다. 이 비용처리가 적정했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살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지난해 주요 카드사 중에서 순이익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카드는 각각 7266억원과 3227억원, 2951억원, 1724억원, 1402억원, 822억원, 7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2억원에 불과했다. 2014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발생한 순이익이 대부분 대손준비금에 반영한 탓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합병 전후로 이 회사의 광고비나 접대비 등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4년 하나카드는 판매관리비 중 광고․선전비를 88억원 집행했다. 하지만 이듬해 집행된 광고․선전비는 399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용역비와 접대비, 판관비를 제외한 영업외 비용 역시 크게 늘었다. 

 

특히 용역비는 2014년 137억원에서 2015년 1085억원으로 8배가량 증가했고, 접대비는 36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16배나 증가했다. 국세청은 현재 이 비용처리에 문제가 없는지, 하나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비율은 적정했는지 등을 국세청이 현재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측은 “2014년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통합되면서 2015년 상반기 공중파 광고비 지출이 많았다. 양사의 전산을 통합하면서 용역비 지출도 크게 늘었다”며 “2014년 공개한 추정치에 소폭 증가하거나 일부는 감소한 만큼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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