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이 극찬한 24세 물리학자, 사브리나 파스테르스키는 누구인가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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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아인슈타인’ 불리며 미국서 유명세…글로벌 기업도 영입 위해 눈독

 

2008년 1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본부에 한 소녀가 들어왔다. 15살이었던 그 소녀는 자신이 설계한 단발 항공기의 내항성 인증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 최근 미국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여성 물리학자, 사브리나 파스테르스키다. 올해 이제 겨우 24세. 파스테르스키는 학계와 언론매체가 주목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내에서 그는 유명 인사다. 각종 연단에 올라 자신의 연구에 대해, 나아가 어린 학생들에게 물리학에 대한 강연을 한다. 세계적인 패션잡지 마리끌레르에 모델로 실리기도 했다. 

 

‘파스테르스키 신드롬’엔 빼어난 외모도 한 몫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학문적 역량이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 2015년엔 현대 물리학의 대가인 스티븐 호킹이 공동 연구로 이름을 올린 한 과학 논문에 파스테르스키의 이론을 인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파스테르스키가 최초로 작성한 연구 논문이 과학저널인 ‘고에너지물리학 저널(the Journal of High-Energy Physics)’에 제출한 지 24시간 내에 논문 게재 승인이 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 Forbes 제공

스티븐 호킹이 논문 인용해 미국서 유명세 

 

이런 이유로 그는 ‘차세대 아인슈타인’이라 불린다. 물리학계 스타인 그 덕분에 여학생들의 물리학과 진학도 일종의 유행처럼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스로 ‘물리학 전도사’를 자처하는 그는 과거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물리학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며 “피곤하면 잠을 자겠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순간, 나는 물리학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엔 하바드 대학에서 블랙홀과 우주시간(spacetime)을 연구하며 양자역학에 입각해 중력을 규명해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파스테르스키는 쿠바계 미국인 1세대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민간 항공기 조종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항공기와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10살에 처음 비행 수업을 받았으며 14살엔 직접 개인 비행기를 몰고 비행에 성공했다. 

 

각종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일약 스타가 됐지만, 그의 자기 관리는 철저하다. 금욕주의에 가까운 삶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연애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다. 물론 흡연과 음주도 하지 않는다. 

 

요즘엔 유치원생도 하나씩 있다는 스마트폰도 없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사용도 철저히 피한다. 하지만 아예 세상과 단절된 것은 아니다. 동료들과 학문적 교류는 매우 활발하며 유수의 과학 저널에 꾸준히 과학적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도 운영한다. ‘Physicgirl(http://physicsgirl.com)’이란 블로그엔 그의 논문이나 수상 내역, 관련 기사 등이 업데이트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명세를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CEO “언제든 영입하겠다”

 

그래서일까. 파스테르스키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이 조금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그를 두고 ‘차세대 아인슈타인’이라 칭한 한 기사를 스크랩 한 뒤 “낯부끄러운 타이틀이네요. (이렇게 저를 부른) 제 스승께서는 제게 큰 기대를 갖고 계신 것 같아요”라며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런 기대감은 비단 그의 지도교수만이 품고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원하면 언제든지 받아주겠다고 공표했으며,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창업자는 그에게 공공연하게 영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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