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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블랙홀 포착할까

전 세계 전파망원경 네트워크 연결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으로 블랙홀 관측 성공할까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4(Mon)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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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해 ‘1’도 관심없는 사람이라도 들어본 적 있는 우주현상이 몇 가지 있다. 소위 우주현상계 ‘슈퍼스타’라 불리는 것들로, 태양 흑점 폭발, 별똥별, 오로라 등등이다. 블랙홀도 그 중 하나다. 모든 물질을 흡수하는 암흑의 공간. 블랙홀에 대한 인류의 궁금증은 어쩌면 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만큼이나 오래된 것일지 모른다. 

 

그럼 블랙홀은 어떻게 생겼을까. 블랙홀은 일반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그 존재가 증명됐다. 블랙홀이 강력하게 내뿜는 것으로 알려진 ‘제트 현상’을 관측해 블랙홀의 존재를 가늠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온전한 블랙홀의 모습을 가까이서 본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다. 

 

이쯤이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이란 용어가 등장할 순서다. 통상 ‘사건의 지평/선’이라 번역돼 사용되는 이벤트 호라이즌은 블랙홀의 형태를 정의할 때 등장하는 개념이다. 이벤트 호라이즌은 블랙홀이라는 천체를 둘러싸고 있는 한계공간을 지칭한다. 물질과 빛이 블랙홀의 질량을 향해 안으로 들어갈 수만 있고 밖으로 나올 수는 없는 시공간상의 경계다. 빛조차 이벤트 호라이즌의 내부에서 외부로는 나올 수 없다. 이벤트 호라이즌이란 명칭은 그 경계에서 ‘사건(event)’이 벌어지며 그 사건에 대한 정보는 외부의 관찰자에게 도달할 수 없고, 그 사건이 벌어졌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찬드라 엑스레이 관측 위성으로 찍은 궁수자리 A별 ⓒ NASA 제공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의 신비를 풀기 위해 관측 불가능한 블랙홀 대신 블랙홀의 아주 가까이에 있는 이벤트 호라이즌 영역을 관측한다. 일르테면 블랙홀의 크기는 이벤트 호라이즌 반경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이벤트 호라이즌에 대한 성질 규명이 되면 인류는 블랙홀의 신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런데 인류가 탐을 내는 거대 블랙홀은 단일 망원경으로 쉽게 관측할만한 크기가 아니다. 최근 천문학자들이 관측을 시도한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6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A별’. Sagittarius A* 혹은 Sgr A*로 표기되는 이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400만 배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블랙홀이란 천체를 단일 망원경으로 관측하려는 시도들은 실패를 했다. 유럽 국제전파천문학연구소(IRAM)의 마이클 브레머는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어도 무게를 견디지 못해 자괴해 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태양의 400만배 궁수자리 A별 관측 성공 임박

 

이 지점이 바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은 전 세계 곳곳의 전파 망원경 네트워크를 이용해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다. 초장기선전파간섭계(VLBI)라고도 불리는 기법을 이용하는데, 천체에서 반사되는 전파를 지구상에 있는 복수의 전파 망원경으로 간섭 관측해 그 거리를 수 cm 정도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다. 남극, 미국 하와이, 칠레, 프랑스 등 세계 9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동해 지구 크기의 거대 망원경처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블랙홀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거대한 블랙홀을 담아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망원경을 창조해낸 셈이다. 

 

그 첫 촬영 시도가 4월12일(현지시간) 이뤄졌다. 천문학자들은 4월 초 열흘간 9개의 전파 망원경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궁수자리 A별 블랙홀은 M87 타원은하의 질량보다 1500배 무거운 것으로 드러났다. M87도 태양 질량의 66억배에 달하는 엄청난 질량을 가진 초대형 블랙홀로 알려진 것이다.

 

켄타우루스 자리 중심에 NGC 4696이란 이름의 타원형 성운이 있다. 이 성운 안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거대한 블랙홀이 나타난다. ⓒ NASA 제공


EHT의 데이터를 조합해 실물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몇 달이 걸릴 예정이다. 9개 전파 망원경에 담긴 데이터량이 너무 커서 온라인 발송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각각의 관측소에서 해당 데이터를 하드드라이브에 담아 이번 연구 본부인 미국 MIT 연구소로 보냈다. 1000개 이상의 하드드라이브를 가득 채운 데이터는 그 분석에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랙홀을 성공적으로 망원경 렌즈 안에 담아냈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참여 천문학자들이 최근 밝혔다. 남극의 남극점 망원경 관측을 지휘한 존 칼스트롬 시카고대학 교수는 “이번 관측으로 블랙홀의 사진 뿐만 아니라 블랙홀과 중력에 대해 더 높은 이해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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