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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북핵 문제에 함몰된 대선 주자들, 한·일 문제에는 ‘답답’

대선주자들 한∙일 문제 공약 없어…독도 관련 대책 질의에도 일부 후보만 답변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4(Mon) 17: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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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9일 장미 대선을 앞두고 외교·안보 분야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각 후보 간 치열한 표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북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 한·일간 고질적인 문제인 ‘독도 영유권’ 문제나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말, 탄핵 정국을 틈타 일본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왜곡된 내용이 담긴 교과서를 검정 심의에서 통과시켰다. 독도에 이어 한일 간 고질적으로 갈등을 벌이던 동해 표기까지 다시 한 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독도 영유권을 비롯한 동해 표기와 관련해 실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대선주자들은 이에 관해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단법인 독도사랑운동본부(독도사랑본부)는 지난 4월14일 대선주자들의 독도에 대한 관심과 독도관련 공약을 검증하기 위해 유력 5대 정당 후보들에게 독도 정책 검증을 서면 질의했다. 질의는 독도에 관한 개인적인 견해와 대선후보자로서 독도와 관련된 공약, 만약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일본의 독도 만행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대해 18일까지 답변을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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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해 준 후보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뿐이었다. 독도사랑운동본부에 따르면 24일 현재까지 다른 후보자들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본이 어떤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더라도 이는 한일 간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일본의 국제 분쟁화 기도에 단호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히말라야 트래킹을 마치고 귀국한 뒤 독도를 방문한 만큼, 독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DJ(김대중) 정부 시절 사실상 독도를 포기하는 잘못된 신 한일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를 파기하고 독도를 방문하는 국민들이 독도를 밟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고유 영토에 대한 침탈행위는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야 하며, 일본 정부의 망언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독도사랑본부 측은 “질의에 답변을 거부한 대선후보들은 독도문제를 너무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 비분강개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자국의 영토 수호 의지가 없는 이런 후보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동해(East Sea) 표기를 둘러싼 한일 간 외교전이 5년 만에 다시 펼쳐졌다. 4월24일부터 유럽 모나코에서 국제수로기구(IHO) 제19차 총회가 열렸다. 우리 정부와 일본은 이번 총회에서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개정 문제와 맞물려 동해 표기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예정이다. S-23은 해도를 발간할 때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그동안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간 분쟁 등으로 마지막 개정판이 나온 이후 64년 동안 개정판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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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표기 둘러싼 외교전 재점화

 

우리 정부는 '동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본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동해-일본해를 병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기존대로 '일본해' 단독표기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우리 정부에 유리하지 않다. 일례로 미군은 지난 4월5일 북한 탄도미사일이 떨어진 동해 해상을 ‘East Sea(동해)’가 아닌 ‘Sea of Japan(일본해)’로 표기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칼빈슨호가 며칠 안에 동해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표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일본 편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편향적 외교를 벌이고 있다. 4월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만 통화를 했다. 한국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전화를 받았을 뿐이다. 

 

미일 정상회담이 있은 지난 2월 12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100%, 위대한 동맹인, 일본 뒤에 서 있다”는 말만 남긴 채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칭한 반면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만 언급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우리 정부가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 정부가 노골적으로 우리 정부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월28일 미국에서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 이 회담 역시 북핵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에만 함몰될 것이 아니라 미국의 편향적 외교와 일본에 대한 정당한 항의 역시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를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한일 간 외교 분야에 관한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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