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일베, 태극기집회 기부금으로 발행됐다
  • 조유빈·조해수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5 14:26
  • 호수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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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기국, 가짜뉴스 논란 보수신문 발행비 지원...각종 소송 제기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현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가 ‘가짜뉴스’ 의혹을 받았던 보수신문들의 발행비용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배포된 보수신문들의 발행비 일부가 탄기국에서 모금한 기부금을 통해 마련됐다. 이 중에는 창간 당시 탄기국을 통해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매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탄기국이 보수신문들의 배포뿐 아니라 창간과 발행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풀이돼 논란이 예상된다.

 

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탄기국의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탄기국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 동안 신문발행 관련 지출로 총 6600여만원을 사용했다. 수입·지출 내역에는 신문 ‘인쇄’ 비용과 ‘발행’ 비용이 명확히 구분돼 있다. 인쇄비용으로 사용한 금액은 3900여만원이다. 탄기국 측은 지난 1월 태극기집회에서 배포되는 신문들의 인쇄에 대한 언급을 한 바 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을 맡고 있는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1월25일 “신문을 300만 부 인쇄했다. 조·중·동을 합친 것보다 많은 발행부수”라며 “이 신문만 모두 배포돼도 우리의 진실 알리기 혁명은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쇄·배포뿐 아니라 창간에도 관여

 

탄기국은 신문을 인쇄해 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발행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부터 탄기국을 비롯한 친박단체가 주도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가 열린 곳곳에는 ‘노컷일베’ ‘뉴스타운’ ‘프리덤뉴스’ 등의 제호가 붙은 신문 형식의 전단이 배포됐다. 탄기국은 2월 한 달간 이 신문들의 발행비용으로 약1600여만원을 지출했다. 미래한국 신문 발행에는 900만원이 지원됐고, 뉴스타운과 노컷일베에는 100만원, 프리덤뉴스에는 569만원이 지원됐다. 대부분 매주 태극기집회에서 배포한 신문들이다. 탄기국 측은 “집회 때 신문을 엄청나게 배포했다”면서 “정확히 어떻게 관계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해당 보수매체)이 발행을 했으니까 그 비용을 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탄기국 회원들이 1월26일 서울역 광장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알리려고 제작한 신문을 배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매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내용들을 보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뉴스타운은 호외 4호(1월21일자)를 통해 ‘태극기 든 국민이 대한민국 살려냈다’는 기사와 탄기국의 태극기집회 광고를 1면에 실었고, 1월26일자 5호에는 ‘촛불세력은 인간이기를 거부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는 위헌’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프리덤뉴스는 ‘창간준비지’를 통해 ‘태블릿 사기조작에 놀아난 언론·국회·촛불들’ ‘장시호 태블릿, 최씨 것 아냐’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 노컷일베는 1월26일 ‘촛불은 태극기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을 인용해 1면에 실었고, 4면에는 “2017년 1월14일부터 태극기집회가 촛불집회 참가 인원을 압도하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촛불에 타고 있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은’이라는 제목의 기고와 특검을 해체하라는 탄기국의 광고도 실었다. 

 

이외에도 이 매체들이 작성한 뉴스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이 신문 기사들에 대한 조정신청이 접수된 것도 여러 건이다. 일부 신문에 대해서는 종편방송 기자를 ‘종북기자’ ‘빨갱이’라고 표현하며 실명을 공개하거나, 사실과 다른 보도 등을 했다는 이유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정정보도 요청·손해배상 소송 제기돼

 

노컷일베는 홈페이지에 기재된 발행인 홍 아무개씨가 보수단체 연합기구인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의 관계자인 것이 알려지면서 보수단체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초창기부터 나왔다. 노컷일베 홈페이지에 공개된 연락처로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은 사무실 관계자는 “이곳은 다른 회사와 같이 쓰는 공동사무실이다. 노컷일베 기자들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컷뉴스’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CBS는 지난 4월7일 노컷일베 발행인 등에게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CBS 측은 “이들은 CBS의 등록된 서비스표인 ‘노컷’을 무단으로 사용해 허위보도, 사실관계를 왜곡한 보도 등으로 언론사로서의 CBS의 명예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고소 취지를 밝혔다.

 

프리덤뉴스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창간돼, 탄기국 측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발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매체다. 게재된 기사들의 출처가 불명확하고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보수단체 측의 정치적 의도로 만들어진 ‘가짜 신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프리덤뉴스 관계자는 창간 당시 탄기국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창간 당시 탄기국에서 일부 지원을 해 주셨다. (집회에서 신문 배포하는 것이) 시간을 다투는 일이었기 때문에 인쇄비 같은 것을 그 쪽에서 지원해 줬다”며 “(태극기집회 내에서) 무료 배포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처음처럼 많은 부수를 발행하지는 못할 것 같다. 현재는 탄기국이 비용 지원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타운 측은 탄기국이 신문 발행에 관여한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비용을 받고 기사 파일을 제공하기만 했을 뿐, 직접 신문 발행을 요청받거나 발행비용을 지원 받은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뉴스타운 관계자는 “그쪽(탄기국)에서 요청이 와서 (신문) PDF파일을 보내준 적은 있다”며 “그쪽에서 직접 인쇄를 하고 집회 내에서 배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발행과 관련해) 탄기국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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