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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의 대선 후보 지지, 블랙리스트가 발목 잡나

연예인 유세군단 올해 사라져…소신을 밝혔다 불이익 받는 사례 늘어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5(Tue) 16: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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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지지 선언을 하거나 유세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에게 힘을 보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들이 쌓아온 이미지와 대중적인 인기가 선거운동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각 당에서는 인기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영입하는데 혈안이 됐고, 그들이 출연하는 지지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그 동안 대선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올해 대선에서는 예년에 비해 문화예술인들의 지지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 문화예술 정책을 내놓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문화예술인 활동을 보장하는 블랙리스트 방지법을 거론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정도가 문화예술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이다. 4월1일에는 ‘미생’을 그린 윤태호씨와 사물놀이 대가 김덕수씨 등 문화예술인 30명이 문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4월18일에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유명한 임순례 감독, ‘소수의견’을 쓴 소설가 손아람씨 등 457명이 심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4월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문화예술인들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 문화예술인 지지 대선 후보 문재인과 심상정에 그쳐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점도 올해 대선에서 눈에 띈다. 2012년 대선 당시 김흥국, 설운도, 현미씨 등 쟁쟁한 트로트 가수들과 배우 박상원씨 등 100명이 넘는 연예인 유세단이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지지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 측도 배우 문성근씨와 명계남씨 등 유명 인사들이 등장해 유세 현장을 함께 누볐다. 2002년 대선 때는 ‘연예인 홍보단’이라는 단체가 발족됐고, 유명 탤런트∙가수들이 단장과 부단장을 맡아 활동했다. 연예인이 무료로 선거 홍보 광고에 출연하는 일들도 적지 않았다. 

 

원인은 무엇일까. 올해 대선은 탄핵 이후 급작스럽게 결정된 조기 대선이니만큼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문화예술인들이 대선 지지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이 우선 거론된다. 지난 대선처럼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선거양상이 아니라는 점도 이들의 입장 표명을 더디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후보의 지지를 표명하는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가 ‘적폐가수’라는 비난을 받은 가수 전인권씨가 대표적이다. 전씨는 4월18일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안 후보를 스티브잡스에 비유했고, 이튿날 안 후보와 오찬을 갖고 지지 의사를 분명하게 했다.

 

그러나 안 후보 지지 발언 후 전인권씨 콘서트 예매 티켓 환불이 이어졌고, 다음 달 6, 7일 열릴 예정이던 전인권씨의 콘서트 중 7일 공연이 예매 부진으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진행된 대선후보 초청 TV 합동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전인권씨가 저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적폐가수’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2012년 12월6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앞 거리 유세에서 연예인들로 구성된 유세단 `누리스타' 단원인 가수 설운도와 조카 은지원과 함께 연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인권, 안철수 후보 지지했다 ‘적폐가수’ 낙인 

 

요리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자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해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SNS를 통해 문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에 출연섭외를 받고 녹화준비가 진행 중이던 TV 출연금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KBS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씨는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방송을 계속 진행했던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씨 등의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한 대중문화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의사를 드러낼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혀 불이익을 받은 사례가 늘수록 문화예술인들이 폴리테이너(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활동하는 연예인)로 활동하려는 생각을 갖기는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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