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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근혜 前 대통령 새 둥지 내곡동 사저 가보니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부지와 390m 거리…삼성동 집 매입 홍성열 회장 주목

이석 기자․노경은 시사저널e 기자 ㅣ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5(Tue)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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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역에서 양재꽃시장 방면으로 8차선 도로인 헌릉로를 타고 자동차로 10여 분 정도 가면 우측에 보금자리주택 내곡지구가 보인다. 2008년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높은 아파트가 수천 세대 들어서있어 신도시와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맞은편은 아무리 봐도 서울 같지 않다. 기와집 위주의 주택 30여 채가 군락을 이루듯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롭게 둥지를 틀 서울 서초구 내곡동 안골마을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삼성동 주택을 팔고, 이 내곡동 주택을 매입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24일 기자가 찾았을 때는 이미 관심이 떨어지면서 인적이 드물었다. 경찰 두 명이 대문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고, 주택 내부에는 청와대 경호실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매각하고 서초구 내곡동에 마련한 새 자택. 사진은 4월21일 오후 내곡동 자택 모습이다. ⓒ연합뉴스


 

유럽의 지중해풍 건축 양식 연상시키는 건물 

 

안골마을은 약 30세대가 살고 있다. 상당수 주택 지붕은 기왓장을 활용했다. 담벼락이 낮아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을 준다. 마을 인근에는 슈퍼나 병원 같은 편의시설도 없다. 인적도 드물어 세간의 이목을 피하기에는 적합하다 싶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집은 소박한 이곳 분위기와는 달랐다. 유난히 높은 담벼락, 아이보리톤의 외벽과 아치형 창틀은 유럽의 지중해풍 건축 양식을 연상시켰다. 고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알려진 전 소유주 이승진씨의 영향을 받은 덕분인지 무성하게 자란 다른 주택 나무들과 달리 정원 식재식물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이 집은 대지가 406㎡(약 123평)으로 삼성동 자택(대지 484㎡)보다는 작지만 건물 연면적은 172평으로 더 넓다. 내부는 거실과 방 6개, 욕실 4개, 주방 1개로 구성돼 있다. 정원이 넓지는 않지만, 자택 왼편의 숲이 개발제한구역이어서 박 전 대통령만의 숲이 될 수도 있다.

 

소박한 시골마을 분위기지만 강남인 만큼 땅값은 ‘금값’이다. 지난 15년 사이 공시지가만 3배 이상 훌쩍 뛰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1년 이곳의 개별공시지가는 3.3㎡ 당 294만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93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당 주택이 매물로 나왔을 때는 25억원이었지만 박 대통령 측은 이보다 비싼 28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양재 R&D특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수혜단지로 주목받으며 생활여건 개선과 함께 전망 가치가 더 뛸 동네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주택에서 직선거리로 390m 떨어진 곳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려던 내곡동 사저 부지가 있다. 특혜 의혹이 일어 특검 수사까지 진행됐던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직선거리로는 가까운 듯 해 보이나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만큼 맞은편 마을과의 교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박 전 대통령의 새 집 역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골라줬다는 증언이 최근 법정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뉴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사간 집을 봤는데 그 집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아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박 전 대통령의) 그 내곡동 집을 제가 봤던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직접 반박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이사갔다는) 내곡동 집은 이번에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씨의 주장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장씨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여름 퇴임 후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물색했다.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를 포함해 여러 집의 주소와 지도 등이 담긴 서류를 부동산 업자인 박아무개씨에게 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갑자기 삼성동 사저를 팔고 내곡동으로 이사간 것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는 얘기다. 

 

장시호 “내곡동 사저 최순실씨가 골라줘” 

 

박 전 대통령이 살던 강남구 삼성동 집을 매입한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누군지도 주목된다. 홍 회장이 최대주주인 마리오아울렛은 2015년 12월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변에 위치한 허브 농장을 사들였다. 대지만 5만7000㎡(1만7243평)로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소유였다. 검찰은 당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 환수 차원에서 이 농장을 매물로 내놨고, 마리오아울렛은 118억원에 이 농장을 매입했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사들인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2년 9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 마리오 아울렛 3관에서 열린 개장 기념행사에서 홍성열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에 홍 회장이 매입한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의 가격 역시 67억5000만원에 이른다. 홍 회장은 3월28일 이 주택을 매입했고, 4월20일 소유권 이전 등기 접수를 마쳤다. 홍 회장이, 그것도 하필 이런 민감한 시기에 사저를 사들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홍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홍회장은 언론을 통해 “값이 싸게 나오고 위치가 좋아서 삼성동 자택을 사게 됐다”고 밝혔다. 박지만 EG 회장과의 친분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 박 전 대통령 사돈의 팔촌과도 인연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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