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성열 회장, MB에게 명절 선물도 받았다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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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매입해 주목…화려한 정․관․재계 인맥 자랑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집을 매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홍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꼽힌다. 200만원의 자본금으로 아시아 최대 아울렛을 일궜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지금의 가산디지털단지에 국내 최초의 도심형 아울렛인 마리오아울렛 1관을 오픈했다. 2004년 마리오 2관이, 2012년 마리오 3관이 들어섰다. 2013년에는 지금의 1관을 증축해 재개장했다.

 

덕분에 마리오아울렛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564억원의 매출과 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10.6%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매출의 28%대로,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적인 영업이익률(7.4%)을 4배 가까이 웃돌고 있다.  

 

 

두타 제치고 브랜드가치 평가 1위 

 

마리오아울렛이 위치한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도 동대문 못지않은 쇼핑 메카로 자리 잡았다. 주말이면 10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가치평가전문 기관인 브랜드스탁이 최근 발표한 브랜드 패션쇼핑몰 부문 브랜드가치 평가에서도 마리오아울렛은 두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홍 회장 역시 2015년 2월 서강대로부터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패션과 아울렛 산업에 발전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서강대가 발행한 ‘서강대 40년사’에 따르면 2000년까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인사는 모두 35명이다. 1974년 김수환 추기경이 받은 명예 문학박사가 시작이었다. 재계에서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이후에는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과 이명박 전 대통령,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등이 명예박사를 수여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를 구입한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모습.  ⓒ 금속 노동자 김형석

그런 그가 최근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을 매입하면서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42-6번지 단독주택 등기부등본을 보면, 4월20일 매각돼 소유권 이전등기가 접수됐다. 박 전 대통령의 자택 매수자는 홍성열 회장이다. 홍 회장은 지난달 28일 박 전 대통령 측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입 가격은 67억5000만원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홍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홍 회장의 정․관․재계 인맥은 상당히 화려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명절 선물을 받았을 정도다. 마리오아울렛이 작성한 ‘2009년 (명절 선물) 수신 리스트’에 따르면 홍 회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이완구 충남도지사,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 윤영로 기업은행장 등으로부터 명절 선물을 받았다. 홍 회장이 2008~2009년 받은 선물 리스트에는 국정원 인사나 경찰, 언론사 고위 간부 등 정․관․재․언론계 인사가 총망라돼 있었다.

 

홍 회장이 고가의 명절 선물을 보낸 인사들의 면면은 더욱 화려하다. 홍 회장은 2008년과 2009년 800명의 정․관․재계 인사들에게 명절 선물을 보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전직 총리에서부터 장․차관, 국회의원, 국세청장, 판사, 검사, 경찰서장까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총망라돼 있다. 마리오아울렛을 관할하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천경찰서, 금천구청 등의 경우 선물을 받은 인사들이 수신을 거절하기도 했다.

 

MB정부 시절 고위 관료였던 원세훈 국정원장과 이만의 환경부장관의 경우 40만원 상당의 영전 축하 와인 꽃바구니를 홍 회장에게 받았다. 한 변호사의 경우 지방법원장 시절 170만원 상당의 쇼핑 비용을 지원 받기도 했다. 홍 회장은 당시 기자와 만나 “고향 선후배나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만난 지인에게 보내는 선물이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당시 시행됐다면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어서 도덕적 논란은 여전한 상태다.

 

2014년 10월14일 국회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마리오아울렛 선물 리스트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홍 회장은 이날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했고, “명절 선물의 용도가 로비성이 아니냐”는 추궁을 받았다.

 

홍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집을 매입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지만 회장이 누나인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박 회장은 3월30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삼성동 자택에 방문하면서 “앞으로 내가 큰누나를 모시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머물던 삼성동 자택의 모습. ⓒ 시사저널 박정훈

“앞으로 내가 큰누나(박근혜)를 모시겠다”

 

삼성동 자택 매매 이유와 대금 활용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의 변호사 비용을 마련해주기 위해 박 회장이 자택을 매입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회장과 10여 년 간 친분을 쌓아온 한 지인은 “박 회장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조용히’ 지내왔다. 외부활동은 최대한 줄이고 지인들과의 모임에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홍 회장과는 친분을 계속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이 최대주주인 마리오아울렛은 2015년 12월에도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변에 위치한 허브 농장을 사들였다. 대지만 5만7000㎡(1만7243평)로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소유였다. 검찰은 당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 환수 차원에서 이 농장을 매물로 내놨고, 마리오아울렛은 118억원에 이 농장을 매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 회장은 “말도 안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값이 싸게 나오고 위치가 좋아서 삼성동 자택을 사게 됐다”고 밝혔다. 박지만 EG 회장과의 친분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 박 전 대통령 사돈의 팔촌과도 인연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최근 언론에서 “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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