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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도 SNS ‘관종’입니까?

예정화의 SNS 사진 논란…관심 끌려는 ‘SNS 남용’ 도마 위에

하재근 문화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7(Thu) 14:00:00 | 14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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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트레이너이며 배우 마동석의 연인으로 유명한 방송인 예정화가 논란에 휩싸였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전주 경기전(慶基殿) 앞에서 화보를 촬영했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매화나무 옆에서 예정화가 꽃가지를 들고 자세를 취한 사진이었는데, 일단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것부터 질타를 당했다. 나무를 보호하는 울타리를 넘어갔다는 것이다. 해당 매화나무가 보통 나무가 아니라는 것도 문제였다. ‘와룡매’라는 유명한 나무로, 수령만 해도 100년 안팎으로 추정되고 박물관에서 관련 특별전까지 열 정도라고 한다. 예정화가 들고 있는 꽃가지가 혹시 와룡매의 가지를 꺾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그야말로 ‘개념의 울타리’를 넘어갔다는 비난이 폭주했다. 소속사가 해명 및 사과를 했지만, 매체와 대중의 반응이 워낙 안 좋았고, 그래서 2차 사과까지 나왔다. 그래도 매체들은 예정화를 질책하는 보도를 쏟아냈고, 대중의 질타도 끊이지 않았다.

 


SNS로 타인 관심 즐기는 이 많아지면서 반감도 커져

 

화보로 찍었다면 편집 단계에서 걸러져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굳이 이를 SNS에 올려 예정화가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그래서 예정화의 SNS 남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전부터 예정화는 SNS 활용으로 유명했다. 예정화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알린 몸짱 사진들도 그녀가 스스로 올린 것들이었다. 워낙 SNS가 연이어 화제가 되니,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정화에게 ‘관심병’이 있다는 설정을 내보내기도 했다.

 

SNS로 타인의 관심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감도 커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가리키는 ‘관종(관심종자)’이라는 부정적인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오지라퍼’ 코너에선 방청객의 SNS 계정을 뒤져 ‘당신 관종 아니냐’며 놀리는 설정이 매주 방영된다. 처음 나왔을 땐 너무 부정적이어서 함부로 쓸 수조차 없는 말이었는데, 이젠 코미디 소재가 될 정도로 대중화된 것이다. 그럴 정도로 SNS ‘관종’이 많아진 시대다.

 

관심을 먹고 사는 대표적인 직종이 바로 연예인과 정치인이다. SNS와 스마트폰이 이들에게 단비가 됐다. 항상 휴대하는 스마트폰으로 매 순간을 찍고, 그때그때의 단상을 적어 SNS로 세상에 내보내게 된 것이다. 일부 매체들은 취재현장에서 발로 뛰는 것보다 책상에 앉아 유명인들이 SNS로 전해 주는 소식들을 기사화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스타가 올리는 생활 인증샷은 마치 전담 파파라치의 사진 같아서 화제가 됐고, 포털사이트도 종종 메인에 올렸다. 대중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지 편하게 이런 뉴스에 접근하거나, 아니면 유명인 SNS의 팔로워가 되어 소식을 직접 받아 봤다. 마침 공감·소통·친밀감이 트렌드가 되어 SNS가 더욱 각광 받았다. 대중은 SNS를 통해 직접 소통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러자 일반인이 SNS를 통해 유명인으로 발돋움하고 방송에 캐스팅되는 경우도 생겼는데, 바로 예정화가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랬던 예정화가 지금 SNS 사진으로 질타를 당한 것이다.

 

초창기만 해도 사실 유명인들이 SNS 활용에 나서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이었다. 이효리가 SNS로 생활상을 올려서 큰 호응을 받았고, 연일 포털의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초기엔 주로 진보 성향 정치인들이 SNS를 적극 활용하면서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다. 일반인들은 기존 연예인과는 다른 신선하고 순수한 느낌으로 SNS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SNS 활용이 범람하면서 피로도가 커졌다. ‘내가 왜 연예인들 생활사진을 봐 줘야 하나’라는 자조가 늘어갔고, 정치권에서도 최근 자기 PR용 SNS 활용이 확산되자 초기의 신선한 느낌이 사라졌다. 일반인들도 순수하기보단 스타가 되기 위해 자극적인 것들을 올린다는 인식이 생겼다. 그래서 이젠 SNS가 비호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새로운 국민여동생의 탄생으로 삼촌팬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설리를 향한 시선이 최근 달라진 것에도 SNS 남용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사실 이번 예정화 논란은 마녀사냥의 성격이 있었다. 문제의 사진이 화보가 맞는다면, 예정화의 행동을 지시한 촬영팀이 있을 것이다. 국내 촬영팀은 그동안 문화재를 훼손하는 등 ‘막가파’식 행동으로 문제를 많이 일으켰다. 이런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찰은 빼고 예정화만 공격했다. 또 사태에 대한 소속사의 해명이 오락가락하긴 했으나, 매체들은 그것 이상으로 예정화 측이 사과도 없이 상황을 호도한다는 식의 ‘몰아가기식’ 보도를 했다. 작정하고 때린 것이다. 바로 직전에 예정화가 김구라의 열애설을 폭로했다고 해서 큰 질타가 있었는데, 그것도 역시 언론과 대중이 이인삼각으로 벌인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었다. 예정화와 함께 언론과 대중 모두가 ‘개념의 울타리’를 넘은 것이다.

 

설리와 정은지의 SNS(왼쪽부터) © 설리·정은지 SNS 캡처


과잉 소통이 공감 아닌 공분 초래할 수 있어

 

이렇게 마녀사냥이 반복되는 공론장 풍토는 심각한 문제인데, 어쨌든 예정화가 대중에게 마녀로 찍힌 원인이 바로 SNS였다. 잦은 인증샷 자체가 대중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거기에 진실성 결여라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예정화를 스타 몸짱으로 만든 여러 사진들의 몸매가 사실은 ‘뽀샵’(후보정)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이 예정화를 때리려고 벼르던 차에 매화나무 사진이 터진 것이고, 대중이 뜨겁게 질타하자 매체들은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예정화에게 부정적인 내용)을 쓰며 기사 장사로 멍석말이를 한 것이 이번 사태였다.

 

앞으로도 SNS로 화를 자초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SNS로 얻어내는 타인의 관심이 달콤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으려면 재미있고, 특이하고, 모험적인, 즉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려야 하는데, 그게 문제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모든 순간을 인증샷으로 올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이번 예정화 사진도 인증샷이었고, 정은지는 달리는 자동차 창문 밖에 귤 봉투를 매단 인증샷을 올렸다가 비난을 자초했다. 사회적 학습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선 문제가 있는 내용을 거를 수 없다. 학습한 사람도 매순간 모범적일 순 없어서, 아무 때나 인증샷을 올렸다간 언제 논란이 터질지 알 수 없다. 인증샷이 일상화된 삶은 그 자체로 지뢰밭인 셈이다. 티파니는 무심코 광복절에 사진을 올렸다가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또 한순간의 감상을 SNS에 올렸다가 평생 흑역사로 남을 수도 있다. SNS가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적인 게시판이라서, 관심의 달콤함과 비난의 독이 공존하는 것이다. 과잉 소통이 공감이 아닌 공분을 초래할 수 있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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