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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미래 알려거든 지나온 길을 살펴라”

대선후보 5인의 국회 출석률·법안 발의 및 처리율·공약 이행률 정밀 분석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7.05.03(Wed) 15:10:18 | 14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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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이 임박하면서 한 표를 호소하는 대선후보들의 목소리가 절절하다. 후보들은 저마다 ‘가장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한다. 국민 앞에 연일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믿을 만한 청사진인지 공수표에 불과한지 구별해 내기란 쉽지 않다. 이때 필요한 과정이 바로 후보들의 ‘지나온 길’에 대한 검증이다. 그중에서도 이들의 의원 시절 의정활동 성적은 대통령 당선 후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 나갈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 가운데 하나다. 시사저널은 주요 대선후보 5인의 의원 재임 기간 본회의·상임위원회 출석률, 대표 발의한 법안과 처리 횟수, 그리고 지난 19대 총선 당시 내걸었던 공약 이행률 등을 통해 이들의 국회 의정활동 전반을 정밀 분석했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활동 중인 현역 국회의원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다. 유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20대까지 내리 4선을 지내고 있다. 심 후보 역시 17대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18대 때 낙마했지만 19대에 재기해 20대 총선에서 3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013년 4월 서울 노원 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 배지를 달았다. 안 후보는 공식 대선 선거운동 첫날인 4월17일, 대선 승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지며 20대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시사저널 이종현


후보 5인 법안 처리율 평균 밑돌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9대 초선 의원으로 대선후보들 중 선수(選數)가 가장 낮다. 안 후보보다 1년 앞선 2012년 4월 국회에 입성해 2015년 2월부터 당대표를 역임한 문 후보는 이듬해 1월 야권 분열에 대한 책임으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다섯 후보들 중 가장 앞선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다. 1999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가 2001년 보궐선거를 통해 16대 국회에 재입성했다. 18대 국회까지 4선을 역임한 그는 2012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도지사 선거에 당선되면서 15년간 머물던 여의도를 떠났다.

 

초선에서 4선까지 후보들 간 의정활동 기간이 다르다 보니 법안 발의와 처리 횟수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경우 이를 감안하더라도 4년 임기 동안 발의한 법안 수가 현저히 적다. 19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법안 발의 건수는 47.7건이며 이 중 12.5건이 처리됐다. 그러나 문 후보가 임기 동안 대표 발의한 법안 수는 총 3건이며, 모두 해당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19대 의원 300명 중 법안 처리 건수가 전무한 경우는 문 후보를 포함해 8명에 불과하다.

 

문 후보가 제출한 법안 중 가장 주목을 끌었던 건 세월호 참사 두 달 후인 2014년 6월 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이었다. 이는 문 후보가 국회 입성한 후 ‘최저임금법 개정안’ 다음으로 낸 두 번째 법안이다. 발의 당시 문 후보는 “이젠 사람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국가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를 실현한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하지만 이 법안 역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19대 국회가 종료한 시점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한편 문 후보는 자신에게 부족했던 ‘강한 안보’ 이미지를 확실히 갖추기 위해 19대 국회 후반기 들어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방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겼다. 그러나 국방·안보와 관련해 문 후보의 이름으로 발의된 법안은 없었다.

 

안철수 후보 측에선 이 같은 문 후보의 과거 의정활동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4월19일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운을 떼며 “문 후보의 의원 시절 불성실했던 의정활동이 안 후보와 비교된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국회 입성한 2013년 4월부터 약 4년간 총 22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이 중 가결된 경우는 단 1건에 그친다. 대안 반영으로 폐기된 법안을 포함시켜도 7건에 불과하다. 가결된 법안은 2016년 6월 발의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으로 벤처기업 창업자나 대주주의 납세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벤처기업 CEO 출신인 안 후보 이력과 맞아떨어져 발의 당시 상징성 있는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대 국회 들어 안 후보는 줄곧 교육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국회 개원 초 의원들을 상대로 희망 상임위를 조사할 당시 1·2·3지망에 모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를 써내며 교육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안 후보는 학제 개편 등 교육정책을 자신의 ‘대표 상품’ 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교문위에서 활동한 지난 1년간 교육과 관련해 안 후보가 내놓은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회의 출석률 安 1등·文 꼴찌

 

홍준표 후보는 의원 재직 중 22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15년 의원 재직 기간 통틀어 1년에 2건도 채 발의하지 않은 셈이다. 이 중 가결되거나 대안 반영된 법안은 총 10건이다. 유승민·심상정 후보는 임기 중 각각 35건과 100건을 대표 발의했으며 이 중 9건, 20건을 처리시켰다. 심 후보는 3선으로 후보들 중 의원 재직 기간은 세 번째지만 발의·처리한 법안 수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법안을 제출하고 통과시키는 입법이 의정활동의 ‘꽃’이라면 회의 출석률은 이들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의원들은 재직 중 크게 전체 본회의와 자신이 속한 상임위원회 회의에 출석한다. 본회의는 4년 동안 대략 170~180차례 열린다. 총 175차례 본회의가 열린 19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출석률은 89.8%였다. 상임위는 위원회별로 회의가 소집되는 빈도가 크게 다르다. 많을 경우 4년 동안 180차례 이상 열리는 곳도 있으며, 의원에 따라 2개 이상 상임위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후보들 중 출석률 1등은 안철수 후보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안 후보의 4년간 본회의·상임위 출석률은 각각 90%·85%로 전체 평균치를 웃돌았다. 결석은 대부분 청가(개인 사정으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미리 그 이유와 기간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는 것)로 처리됐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본회의·상임위 출석률은 각각 73.7%·61%로 다섯 후보들 중 가장 저조했다. 19대 국회의원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장소화 간사는 “당 대표들은 평의원에 비해 대체로 출석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 후보는 다른 대표들에 비하면 출석률이 높은 편이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후보의 17~18대 국회 본회의 출석률은 88%로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상임위 출석률은 63.1%로 비교적 낮았다. 특히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역임하던 18대 국회만 따져보면 30%대에 그쳤다. 대부분 청가가 아닌 무단결석이 많았던 홍 후보는 당시 출석률 하위 의원 5인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심상정 후보는 17대부터 출석률이 고른 편이나 전체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초선에서 3선으로 갈수록 점점 출석률이 높아졌다. 17~18대 때 60~70%대에 그치던 출석률은 19대 이후 80%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20대 국회 들어 지난 1년간 유 후보의 출석률은 이전보다 많이 떨어져 본회의·상임위 각각 58%·70%에 그치고 있다.

 

 

“공약에 빈틈 많아 실현 가능성 우려”

 

쏟아지는 공약에 대한 후보들의 실천 의지도 이들의 과거 의정활동 기록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조사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들이 19대 총선 당시 각자의 지역구에 발표한 공약의 이행률은 유승민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30%를 밑돌았다. 문 후보는 12건의 공약 중 임기 동안 단 2건을 완료시켰다. 안 후보 역시 18건 중 4건만 달성했다. 두 후보 모두 19대 국회의원 평균 공약 이행률인 51%에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다.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홍 후보의 경우 마지막으로 출마한 18대 총선 당시 11건 공약 중 3건만 달성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공약은 후보자와 유권자가 쓰는 고용계약서다.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건 계약 위반이므로 후보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선후보들은 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후에야 정책 공약집을 내놓았다. ‘지각 발표’에 대해 각 당에선 조기 대선으로 준비할 시간이 촉박했다고 해명한다. 이에 대해 이광재 사무총장은 “조기 대선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면서 “후보들의 공약에 재원 조달 방안 등 빈틈이 많아 실현 가능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느지막이 쏟아낸 공약들이 향후 빈껍데기 공약(空約)으로 전락하는지도 유권자가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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