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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혁신’을 강요당하고 있는 애플

“아이폰도 슬슬 바뀌어야 할 때”…외부에서 계속되는 혁신 목소리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5.05(Fri)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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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과 ‘아이폰’은 동의어다. 아니, 동의어였다. 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되면 사람들은 이번 제품에 어떤 혁신적 요소가 포함됐는지를 먼저 따져보곤 했다. 그리고 그들이 기대한 만큼 혁신적인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실망감을 여기저기서 토로했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가 등장했을 때를 복기해보면 된다. 아이폰7이 출시되고 루머대로 3.5㎜ 아날로그 헤드폰 단자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 정도는 기대했던 ‘혁신’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당시 국내 언론들이 쏟아낸 기사들도 이랬다. ‘아이폰7, 예상대로 혁신 없었다’, ‘혁신 퇴색, 감동이 사라졌다’. 대중의 실망감을 반영한 제목이었다. 

 

물론 애플은 소비자의 기대와 달리 “우리는 혁신해 가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한 만큼 혁신이 없더라도 아이폰과 애플은 잘 나갔다. 2016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오는 이익의 80% 이상이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몫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애플 밖에서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아이폰8의 혁신, 그것도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압박하고 있다.

 

애플의 실적 부진이 지적되면서 아이폰8 혁신에 대한 외부의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 AP연합


구형 아이폰 찾는 사람이 늘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컨슈머인텔리전스 리서치파트너스(CIRP)가 발표한 2017년 1분기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판매에 관한 보고서는 전국 500명의 애플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3월 사이에 팔린 아이폰 중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68%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1년 전 같은 기간 조사에서 당시 최신 모델이었던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판매 비율은 70%를 웃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최신 기종의 판매 비중이 낮아진 셈이다. 반대로 말하면 오래된 모델의 판매가 3분의1 정도를 차지했다는 얘기인데, 2014년 이후 최고치라고 한다.

 

아이폰 사용자는 스마트폰 유저 중 충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폰에서 다른 스마트폰으로 쉽게 바꾸지 않는다. 이런 충성스런 사용자에,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끌어온오는 사용자들을 더해가며 아이폰은 자신들의 파이를 키웠다. 올해 CIRP 조사를 보면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구입자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넘어온 사람은 10%였다. 그런데 그 이전 조사를 보면 아이폰6s와 6s플러스의 경우 안드로이드폰에서 넘어온 비율이 26%에 달했다. 그만큼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 된다. 

 

CIRP 조사는 두 가지를 말해준다. 하나는 굳이 아이폰 최신 기종을 사야할 이유를 못 찾은 사람이 늘었다는 점, 그리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 중 아이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IT 전문매체들은 그동안 아이폰을 두고 “참신함이 떨어졌다” “이전 모델에 비해 매력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하며 아이폰도 슬슬 바뀌어야 할 때라고 지적해 왔다. 

 

아이폰7은 정말 인기가 떨어졌을까. 애플은 5월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29억달러(약 59조8300억원), 순이익은 110억3000만 달러(약12조4800억원), 주당순이익은 2.1달러였다. 숫자 자체는 엄청나지만 시장의 전망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친 결정적 이유로 지적되는 게 다름 아닌 아이폰 판매 부진이었다. 1분기 아이폰은 5070만 대가 팔렸다. 지난해 4분기 7829만대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숫자였다. 갤럭시s8의 출시,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세, 차기 아이폰 시리즈를 위한 대기 수요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됐지만, 아이폰의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포춘은 이렇게 지적했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의 프로세서는 고성능으로 강해졌지만 아이폰6s와 6s플러스에 비해 디자인은 마이너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오며 헤드폰 잭도 폐지됐다.” 스마트폰 그 자체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씁쓸한 이야기였다.

 

유출된 아이폰8 예상 이미지 ⓒ Tech Driven Times


‘미래’가 아닌 ‘과거’, 아이폰에 대한 뼈아픈 평가

 

애플의 혁신을 대표하던 ‘디자인’은 이제 애플만의 것이 아니다. 여러 해 동안 아이폰을 모방한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과 애플의 역학관계는 갤럭시S8이 등장한 뒤부터 흔들리고 있다. 미국 IT전문 웹진 BGR은 “큰 디자인의 변화가 없다는 게 아이폰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부분이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IT전문매체 리코드도 “갤럭시S8은 애플이 스마트폰 디자인 트렌드에서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갤럭시가 아이폰의 모조품처럼 취급받던 먼 과거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전환인데, 아이폰이 ‘미래’가 아닌 ‘과거’로 취급받은 건 뼈아픈 평가다. 

 

물론 지금 아이폰에 가해지는 비판에 동의하지 못하는 진영도 있다. 이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만의 극성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다음 기종에 대한 기대를 갖고 대기하고 있는 사용자가 많아서 판매가 감소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턱밑까지 경쟁자들이 추월해온 현실, 적어도 ‘아이폰=혁신’이라는 등식이 더 이상 애플만의 것이 아니게 된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아이폰 10주년에 나오는 아이폰8은 매우 중요한 물건이 될 거다. 소비자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애플을 향해 뭔가를 기대하고 있고, 이런 혁신에 대한 강요가 애플을 짓누르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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