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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한강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박영철 편집국장 ㅣ everwin@sisajournal.com | 승인 2017.05.16(Tue) 11:00:00 | 14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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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5월10일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후보 시절에 생각을 많이 하고 집권 준비를 착실하게 해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는 만큼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국내외의 우려가 많았는데, 생각보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문 대통령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의 자질과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것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後光)이 컸다는 것은 자타공인하는 바입니다. 직전 전임자 덕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워낙 권위적이고 불통(不通)이고 게을렀던 탓에, 문 대통령은 조금만 잘해도 돋보이게 돼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가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대통령제 국갑니다. 이런 나라에서 대통령의 실패는 개인의 실패로 그치는 게 아니라 국가 내지 국민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박근혜에 이어 문재인마저 실패한다면, 아직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한국은 다시 후진국으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문재인 후보를 반대했던 사람도 지금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성원해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 시사저널 포토


그러면 문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마다 의견이 제각각일 겁니다. 시사저널은 이번 호에 이 문제를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제목을 달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부디 문 대통령이 이들 과제를 잘 다뤄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기원합니다.

 

이와는 별도로 ‘문재인=성공한 대통령’에 대한 사견(私見)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먼저 문 대통령의 반면교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실패한 까닭은 많지만 가장 큰 것을 꼽으라면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대에 부모를 연달아 여의었는데 그것도 두 분 다 총에 맞아 돌아가셨습니다.

 

특히 부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이후 부친의 부하들이 보여준 안면몰수 행태에 당시 박근혜 큰영애가 받은 충격은 몹시 컸던 듯합니다. 배신의 트라우마 때문에 인간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다고 하는군요. 문제는 자연인이면 모르겠는데 일국의 대통령이 된 사람이 인간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대다수 인간을 못 믿으니 극소수 측근만 믿고 나라를 운영했고, 그 결과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던 것입니다.

 

문 대통령도 정신적 지주이던 고 노무현 대통령을 잃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자살이라는 불행한 형태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노 대통령의 추종자들은 노 대통령의 죽음을 보수 세력의 정치적 박해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노빠’들 중에는 복수를 다짐하는 이도 드물지 않았던 듯합니다.

 

여기서 문 대통령께 고언(苦言)을 하나 드리고자 합니다. 노 대통령을 빨리 잊으십시오. 은인인 노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개인으로서는 훌륭한 태도지만 일국의 대통령으로서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노 대통령을 싫어하고 못마땅해하는 국민도 많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노무현의 실패로부터 배우십시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까지 당하다 보니 다들 잊어버린 것 같지만, 노 대통령도 임기 말의 지지도를 보면 성공한 대통령이라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문 대통령이 정말로 노 대통령을 위하는 길은 국민통합을 잘해서 노 대통령보다 더 큰 업적을 이루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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