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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LS 잡음 없는 ‘사촌경영’, 관건은 새 먹거리 발굴

[재벌家 후계자들 (14) LS그룹] LS家 2세들 돌아가며 공동경영 30~40대 3세들 경영수업 한창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7.05.19(Fri) 08:33:45 | 14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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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위 16위, 20조원에 육박하는 자산총액, 25조원 규모의 연매출. 범(汎)LG가(家)인 LS그룹의 현주소다. 그러나 이런 위상에도 불구, LS그룹은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업 대부분이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LS가(家)의 일원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며 비난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 사정기관 수사 대상에 이름이 거론되거나, 재벌가에서 빈번하게 벌어져온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사례도 없다. 당연히 일반인들에게 LS그룹은 낯설 수밖에 없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돼 설립됐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 이른바 ‘태·평·두’ 삼형제가 케이블 및 전선 부문 계열사 지분을 LG로부터 양도받아 분가했다. LG전선(현 LS전선)과 LG니꼬동제련(현 LS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현 E1),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 등이 LS그룹의 모태였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그룹 간판을 ‘LS전선그룹’에서 ‘LS그룹’으로 변경했다. LS는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의 약자다. 2008년에는 LS전선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LS를 지주사로 하는 지금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당시 LS전선은 LS(지주사)와 LS전선(전선 부문), LS엠트론(기계·부품 부문)으로 분할됐다. 이외에 가온전선·E1·예스코 등 주요 계열사들은 지주회사와 지분 관계가 없다. 다만 LS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계열사로 분류된다.

 

LS家는 그룹 회장직을 직계가 아닌 사촌들에게 승계하는 ‘사촌경영’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사진은 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그룹 회장 ©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장손’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 향후 역할 기대

 

이후 지금까지 2세들이 경영을 해 오면서 이렇다 할 잡음이 생기지도 않았다. LS그룹은 ‘태·평·두’ 삼형제의 직계들이 주요 계열사들을 맡아 공동경영을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그룹 회장단에는 구태회 명예회장의 아들들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구자엽 LS전선 회장·구자철 예스코 회장, 구평회 명예회장의 아들들인 구자용 E1 회장·구자균 LS산전 회장, 구두회 명예회장 아들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 전반의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도 있다. 계열 분리 직후 그룹 회장은 범LG가의 오랜 전통인 장자(長子)승계의 원칙에 따라 ‘태·평·두’ 집안의 장자인 구자홍 회장이 맡았다. 그리고 직계가 아닌 사촌들에게 회장직을 승계하는 ‘사촌경영’ 원칙에 따라 10년 뒤인 2013년 당시 LS전선 회장이던 구자열 LS그룹 회장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이후 구자홍 회장은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으로 이동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2014년 동생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그룹 경영에 돌아왔다.

 

이런 원칙은 보유 지분율에도 나타난다. ‘태·평·두’ 일가는 지주사인 LS의 지분 33.43%를 ‘4:4:2’ 비율로 나눠 갖고 있다. 이들은 LS 외에 E1(45.3%)·예스코(38.8%)·가온전선(37.6%) 등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계열사들의 지분도 함께 소유하고 있다. 향후 3세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LS그룹은 LS·E1·예스코 계열로 분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재계에선 적어도 2세까지는 공동경영의 원칙이 지켜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2020년대에는 구두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책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S가 3세들은 경영수업에 한창 몰두하고 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구자명 회장의 아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전무(41), 구자엽 회장의 장남 구본규 LS산전 전무(39), 구자열 회장의 아들 구동휘 LS산전 이사(36), 구자철 회장 아들 구본권 LS니꼬동제련 부장(34) 등이다. 다만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구자홍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39)는 LS그룹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 미국에서 2011년 벤처캐피털(VC) 업체인 포메이션8을 설립해 벤처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포메이션8을 설립한 지 2년여 만에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집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려 실리콘밸리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향후 LS가에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의 막이 오르게 됐을 때, 구본웅 대표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차기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물론 구본웅 대표가 올해 39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세 경영은 당장의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구자홍 회장은 장남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LS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구자홍 회장은 구본웅 대표가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차 LS그룹에서 ‘큰일’을 할 것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큰 문제 없이 순항해 온 LS그룹이지만, 최근엔 고민도 적지 않았다. 2011년 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따른 건설업 등 전방 산업 부진도 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산업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듭해 왔다는 데 있다. LS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구리 가격에 민감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구리 가격이 올라가면 판매가격 상승은 물론, 재고평가손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로 인해 2015년 LS는 700억원대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는 2011년 미국에서 벤처캐피털인 포메이션8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선·기계·에너지 등 주력사업들 미래 불투명

 

물론, 그 사이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앞서 2014년부터 경영정상화를 위해 선제적인 사업재편 작업을 벌여왔다. 여기에 구리 가격 상승 등 호재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LS의 순이익은 다시 흑자(2151억원)로 돌아서는 등 실적 안정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향후 LS그룹의 급격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선·기계·에너지 등 그룹의 주력사업이 대부분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LS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S그룹의 신성장동력은 스마트그리드, 미래형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 친환경 기기 및 부품, 신재생에너지 등이다. 해당 분야의 기술을 국산화하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S그룹은 매년 주요 설비 및 연구·개발(R&D)에 8000억~9000억원을 꾸준히 투자하고, 이 분야의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성장동력 발굴 외에 물류업체인 LS네트웍스의 경영정상화도 한시가 급한 문제다. 그룹 내에서 유일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회사인 LS네트웍스는 1949년 설립된 국제상사의 후신(後身)이다. 국제상사는 1985년 국제그룹이 해체된 이후 한일합섬과 이랜드그룹을 거쳐 2007년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당시 E1은 8500억원가량을 출자해 지분 74.1%를 확보, 경영권을 인수했다. 2008년에는 지금의 LS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이 회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사업 부문인 브랜드 및 유통사업의 부진으로 2015년(-728억원)과 지난해(-582억원) 연거푸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것이다. 이로 인해 그룹 내 캐시카우로 분류되는 E1의 재무 상황에도 암운이 드리웠다. 2014년 869억원이던 E1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5년 317억원으로 반 토막 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0억원으로 추락했다. 연결 기준 순이익도 2014년 408억원에서 2015년 1억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아예 37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LS그룹은 LS네트웍스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먼저 브랜드 정리에 나섰다. 지난해 스케쳐스코리아 지분 전량을 미국 본사에 매각했고, 몽벨은 자회사로 분리했다. 이 때문에 LS네트웍스 내 패션 브랜드 사업은 사실상 프로스펙스만 남았다. 자산 매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대치빌딩(420억원)과 김해 창고용지(770억원)를 팔았고, 400억원 규모의 성남 냉동창고 용지와 4800억원을 투자한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도 진행 중이다. LS그룹 관계자는 “현재 구자용 E1 회장이 직접 LS네트웍스 경영 개선을 챙기고 있다”며 “경영진의 정상화 의지가 강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LS 가계도…삼성·현대·두산·동국제강 등 재벌家와 거미줄 혼맥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부인 고 최무 여사와의 사이에 4남2녀를 뒀다. 장녀 근희씨는 이계순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 이준범 화인 회장과 결혼해 미영·지현·재우 3남매를 뒀다. 장남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집안에서 드물게 연애결혼을 한 경우다. 구자홍 회장은 미국 유학 과정에서 부인 지순혜씨를 만나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장녀 구진희 채원컨설팅 대표는 평범한 집안과 혼사를 올린 반면, LS가 장손인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는 유호민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딸 현영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차녀 구혜정씨는 이인정 태인 회장과 결혼해 대현·상현 두 아들을 뒀다.

 

차남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고 김태향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딸 은희씨는 고 정몽우 전 현대알미늄 회장의 장남이자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손자 정일선 BNG스틸 사장과 결혼했다. 반면, 아들 구본규 LS산전 전무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평범한 집안과 혼사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3남 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조영식 경희대 이사장의 차녀 조미연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본혁·윤희 남매가 있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전무는 2003년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있으며, 구윤희씨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아들 정대현 삼표그룹 부사장과 결혼했다. 4남인 구자철 예스코 회장은 홍정원 서미앤투스 이사와 결혼해 1남1녀를 뒀다. 딸 원희씨는 2005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결혼하며 두산가와 사돈을 맺었으나, 5년 만에 이혼했다. 아들 본권씨는 LS니꼬동제련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은 문남 여사와 혼인해 3남1녀를 뒀다. 장남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고 이재전 장군의 딸 현주씨와 연을 맺어 은아·동휘·은성 3남매를 뒀다. 장녀 은아씨는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장남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과 결혼했다. 이 회장은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동휘 LS산전 이사는 올해 3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녀인 상민씨와 식을 올려 LS가와 두산가의 사돈관계는 다시 이어졌다.

 

 


차남 구자용 E1 회장은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의 딸인 현주씨와 결혼해 희나·희연 두 딸을 뒀다. 희나씨는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 홍정국 BGF리테일 전무와 결혼했다. 홍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다. 3남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평범한 가정의 독고진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다. 장녀 소연씨는 한양대 원제무 교수의 아들인 국제변호사 홍식씨와 혼사를 치렀다. 차녀 소희씨는 학자 집안의 아들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구평회 명예회장의 딸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은 고 주진규 전 푸른상호신용금고 회장과의 슬하에 신홍·은진·은혜 3남매를 뒀다.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은 유한선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뒀다. 장녀 은정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인 김중민 스텝뱅크 회장과 결혼했다. 외아들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은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인 인영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장 회장은 고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의 아들이다. 막내딸인 재희씨는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 아들인 동범씨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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