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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선거 복기(復棋)

이현우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치경영학과 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0(Sat) 13:00:00 | 14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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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으로 인한 조기대선 정국이 정신없이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이전 대선과 비교해 여러모로 이례적인 선거였다. 이제 언론이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와 주문을 쏟아내느라 이번 대선의 의미를 제대로 곱씹어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몇 가지 놓치기 쉬운 선거의 의미를 복기해 보고자 한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의미는 5자 대결구도로 치러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특정 후보가 패배했다는 해석은 없다. 물론 판세 자체가 후보단일화로 극복할 수 없는 면도 있지만 소수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들의 출마가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의 속성이 다수결적 민주주의에 따르는 것이지만 선거를 통해 소수의 의견이 개진될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선거비용 보전제도 개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122조 2에 따르면, 대선에서 후보자가 15% 이상 득표할 경우 공고한 비용의 범위 안에서 선거비용의 전액을 보전해 주고 10%에서 15% 미만의 경우에는 비용의 절반을 보전해 준다. 후보자 난립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선거비용 보전을 위한 득표율은 사실상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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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다원화되고 소수에 대한 배려가 커지는 추세에서 본다면 선거비용 보전을 위한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정당비례대표 배분 조건이 정당득표 3% 이상인 것과 마찬가지로 3% 이상 득표하면 비용을 보전해 주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리고 해당 후보들에게는 그 득표비율에 따라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는 방향이 훨씬 합리적일 것이다.

 

한편, 좋은 선거제도란 유권자들이 선호를 정확히 표현하고 이를 결과로 반영하는 제도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다수득표자가 승자가 되는 현행 단순다수대표제는 그리 좋은 제도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해 유권자들은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출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2%가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 선택을 했다고 답했다. 즉 투표자의 선호가 아니라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이 후보 선택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지도가 낮은 후보들이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대선처럼 과반수 득표가 필요한 결선투표제 아래서는 1차 투표는 가슴으로, 2차 투표는 머리로 결정한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즉 1차 투표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그리고 2차 투표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투표를 한다는 해석이다.

 

결선투표제였다면 1차 투표에서는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컸을 것이고, 유승민 후보나 심상정 후보의 득표가 더 높았을 것이다. 대선후보 TV토론 평가를 보면 심 후보와 유 후보가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투표자들은 이들 두 명의 후보를 높게 평가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낮아 표를 던지지 못했다. 투표자의 선호에 왜곡이 생긴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헌법개정을 예정하고 있다. 선거가 단지 국민 대표를 뽑는 절차를 넘어 국민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이 점을 명심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선거제도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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