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주 “새 정부에 인내하는 노동이 필요한 시점”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2 13:37
  • 호수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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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前 참여정부 노동비서관) 미니 인터뷰
© 시사저널 구민주

 

민주노총은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이 노동계와 먼저 선을 그었다고 주장한다.

 

당선자 시절 민주노총을 방문했을 때 입구에 들어서는데 대통령에 대한 환영은커녕 피켓시위만 가득했다. 회담장에 입장할 때도 일어서 반기는 이가 없었다. 대화 내용도 정책 논의가 아니라 전부 민원 제기뿐이었다. 한 시간가량 대화를 마친 후 그 누구 하나 대통령과 악수하지 않고 다 나가버렸다. 과거 한 장면일 뿐이지만 이것만 봐도 민주노총이 “대통령이 먼저 소통을 거부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 민주노총이 일방적으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선 안 된다.

 

 

관계가 틀어진 계기 중 하나로 철도노조 파업을 꼽고 있는데.

 

파업 얘기가 나오던 2003년 4월 대통령은 직접 이해당사자들을 불러 회의를 주재했다. 그 자리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도출했고 갈등 해결에 6개월가량 걸릴 것 같다고 노조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두 달 만에 노조가 다시 파업을 했다. 당시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잘못이었지만 대통령도 최선을 다했는데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거다. 

 

 

관계를 돌이킬 기회는 없었나.

 

2005년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 대화 복귀를 결정지으려 했지만 소수파의 극심한 반발로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그 후 노·정 관계는 더 엉망이 됐다.

 

 

과거 민주노총 출신으로서 현재 민주노총에 아쉬운 점이 있나.

 

민주노총의 가장 큰 권력 자원은 시민들의 공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부족하다. 그들은 자신만의 렌즈로 사회를 보고 있다. 또한 새 정부에 허니문 기간을 줄 필요가 있다. 이제 일을 해 보겠다는데 벌써 재 뿌릴 이유가 없지 않나. 재 뿌리려다 되레 재를 뒤집어쓸 수 있다. ‘인내하는 노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 정부 첫걸음을 어떻게 보았나.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할 것 없다. 다만 내가 아는 문 대통령은 과거 노 전 대통령처럼 대화를 즐기는 사람이다. 아마 문 대통령이 먼저 노동계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일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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