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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의 사촌·형제간 계열 분리 난관

[재벌家 후계자들 (15) SK그룹]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5(Thu) 14:00:00 | 14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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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대기업 중 영문 이니셜을 그룹 이름으로 쓰는 SK와 LG를 제외한 나머지 세 기업들은 요즘 울상이다. 삼성은 총수 부재, 현대차와 롯데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SK와 LG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SK는 최태원 회장이 2015년 사면·복권된 후 성장동력 확보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룹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이루는 SK하이닉스가 성장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이 무엇보다 긍정적이다. 올 1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6조2900억원, 영업이익 2조4700억원을 기록, 각각 전분기보다 17%·61%씩 성장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출하량은 줄었지만,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2분기 및 하반기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SK가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자신감이 반영됐다.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5400억 엔을 기록하며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서 2부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도시바는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인수 후보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일본 정부계 펀드(산업혁신기구·일본정책투자은행)와 미국계 투자펀드(KKR) 연합, 미국 브로드컴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가가 워낙 커서인지 그룹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로선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통 큰’ 결정만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 관계자는 “입찰가 외에도 기술 유출에 대한 일본의 우려와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의 국민적 감정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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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은 ‘SK네트웍스’, 최창원은 ‘SK케미칼’ 경영

 

SK그룹의 사업군은 크게 에너지·화학·ICT·반도체 등으로 구분된다. 공교롭게도 이들 사업군 모두 SK가 설립 단계부터 관여한 게 아니다. 인수·합병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그런 점에서 SK는 삼성·현대 등 재벌기업과는 성공 방식이 다르다. 그룹의 모태는 적산(敵産) 기업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이다. 이 회사를 인수한 고(故) 최종건 회장은 48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생을 마쳤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가 오늘날 SK그룹의 기초를 닦은 고 최종현 회장이다. 198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인수 후 SK는 에너지·화학을 주력으로 삼았으며,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사들이면서 정보통신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그룹에 편입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동안 SK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정작 그룹의 위기는 전혀 생각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다.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1973년 타계하면서 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그룹 경영을 이었고, 1998년 최종현 회장이 사망하자 그의 장남인 최태원 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그 과정에서 SK는 늘 오너 리스크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점에서 SK의 중장기 지배구조 변수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사촌·형제간 역할 분담이다. SK 역시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촌 간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최종건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쪽을 맡았다면, 막내아들인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가스·건설을 독자 경영하고 있다. 큰아들인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2000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신원 회장은 선친이 가업을 시작한 SK네트웍스에 애착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SK네트웍스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종합상사인 SK네트웍스는 최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패션 사업부문을 판 것도 그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은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그나마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하면서 가전 렌털 사업을 추가했다. 올 들어선 LPG충전사업 및 충전소 등을 최창원 부회장 계열의 SK가스에 넘겼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하게 매입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최신원·창원 형제의 당면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계열 분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주사인 SK㈜와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느냐가 관건이다. 다시 말해 지분 매입을 위해 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해야 한다. 당분간 이들 기업의 계열분리가 쉽지 않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계열분리보다는 최태원 회장 쪽의 SK 계열사와 시너지를 키우면서 ‘SK’라는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신규 인력은 함께 뽑되, 임원 인사는 각자 하면서, 느슨하게 독립 경영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 2월 최태원 회장이 고(故) 허완구 승산 회장 빈소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지분 관계가 전혀 없으면서도 SK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도 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의미로 해석된다.

 

두 번째는 최태원 회장과 친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역할 분담이다. 최 회장은 사면·복권 받아 경영에 복귀한 반면, 최 수석부회장은 작년 7월 출소했다. 최 수석부회장의 복권은 현재로선 요원하다. 때문에 그룹 내 공식 직책을 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최 수석부회장은 SK텔레콤 등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2013년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구속 전까지는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과 SK E&S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룹 내에서는 최 수석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최 수석부회장은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이 거의 없다. 1998년 선친 타계 이후 열린 가족회의에서 리더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상속 지분을 모두 형(최태원 회장)에게 넘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2013년 진행된 재판에서 “선친이 돌아가신 뒤 지분을 모두 포기한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에 투자로 돈을 벌어 나눠주고 싶었다”고 선물(先物)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그만큼 최 수석부회장에 대한 마음이 애틋하다.

 


 

최태원 회장, 지분 상속 포기한 친동생에 애틋

 

세 번째 변수는 최태원 회장의 자녀들이다. 최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씨(現 아트센터 나비 관장)와 1988년 결혼했다. 큰딸 윤정씨(29)는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학교를 나온 뒤 부모가 유학한 미국 시카고대를 다녔다. 학부에서는 바이오,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뒤인 2015년 다국적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들어갔다. 회사에서 윤정씨가 맡은 분야는 에너지·화학·통신으로, 하나같이 SK의 주력 업종이다. 현재는 회사를 나온 뒤 쉬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윤정씨가 베인앤컴퍼니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조만간 핵심 계열사에 입사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본다.

 

둘째 딸 민정씨(27)는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뒤 해군장교로 임관했다. 민정씨는 입대 전 친구들과 함께 중화권에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을 세웠다. 올 하반기 전역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성과를 내는 등 저돌적인 추진력이 외가(노태우 전 대통령) 가풍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재학 중 창업에 나선 점을 고려해 볼 때, 언니 윤정씨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영수업을 밟은 것으로 본다. 아들 인근씨(23)는 현재 미국 브라운대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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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두 딸, 하반기 경영 참여 시동 거나

 

이런 가운데 현재 SK가(家) 3세 경영인 중에서는 최신원 회장의 외아들인 성환씨(37)가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1981년생인 성환씨는 2009년 SKC에 입사했으며, 현재 지주사인 SK㈜에서 사업포트폴리오 부문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사내에서 성환씨가 맡고 있는 부분은 계열사 간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SK 가풍으로 볼 때 지주사 내에서 성환씨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업무 경험을 쌓은 뒤, 부친의 회사인 SK네트웍스로 건너가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밟을 거란 관측이 유력하다. 

 

 

SK그룹 가계도

최종건 창업주가 ‘기초 다지고’ 최종현 前 회장이 ‘키워내’ 

 

SK그룹의 창업주는 고(故) 최종건 회장이다. 1926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난 최 전 회장이 부농(富農)이었던 부친의 권유로 고향에 있던 선경직물을 사들인 것이 SK의 출발이다. 선경직물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세운 ‘선만주단’과 ‘경도직물’을 합친 것으로,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것을 최 전 회장이 기적적으로 살려냈다. 최 전 회장은 노순애 여사(2016년 1월 작고)와의 사이에 3남4녀를 뒀다. 큰아들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이 사망한 뒤, 둘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사실상 장남 역할을 맡고 있다. 최윤원 전 회장의 맏아들인 영근씨는 현재 SK그룹의 급식 사업을 전담하는 후니드의 대주주로 있다. 최신원 회장은 1남2녀를 뒀다. 최종건 창업주의 넷째 딸 예정씨의 시아버지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다.

 


2대 회장은 최종건 창업주의 동생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 현 최태원 회장의 부친이다. 전경련 회장까지 역임한 최 전 회장은 오늘날 SK를 ‘빅3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장남인 최태원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했다. 미국 시카고대 재학 시절 만난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바로 아랫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채서영 서강대 교수와 결혼했다. 막내 동생 최기원씨는 현재 그룹 공익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종현 전 회장의 동생인 최종관 전 SK네트웍스 고문은 1남6녀를 뒀다. 외아들인 최철원 전 SK 마이트앤메인 대표는 2010년 서울 서린동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때려 물의를 일으켰다. 최종현 전 회장의 큰누나인 최양분 여사의 아들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은 현재 서울 이태원동 자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전 소유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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