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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R&D에 미쳤다

전체 매출 18.4% R&D에 쏟아 부어 “R&D 통한 신약 개발만이 ‘신뢰경영’의 최선”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7(Sat) 10:30:00 | 14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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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늑장공시와 미공개정보 유출로 아픔을 겪은 한미약품이 신뢰 회복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경영방침으로 ‘신뢰경영’을 내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한 신약 개발이다. 신약 개발이야말로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철학에 따라서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올해 3월 R&D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 작업을 단행했다.

 

 

신약 R&D 전문가 중심 조직개편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전문가 권세창 부사장과 한미약품의 제제(製劑)연구 전문가인 우종수 부사장을 공동대표 사장에 선임했다. 권 사장은 연구센터장을 지내면서 한미약품의 미래를 그려 나간 인물이다. 사노피·얀센 등과의 대규모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이끌어낸 한미약품의 핵심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도 권 사장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당뇨와 비만, 암 치료 보조제(호중구감소증), 인성장호르몬제 등에 머물렀던 랩스커버리의 적용 분야를 희귀질환 치료 분야로까지 확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사장은 한미약품의 주력 제품인 ‘아모잘탄(고혈압 치료제)’과 ‘로수젯(고지혈증 치료제)’ 등의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제네릭에서 개량신약·복합신약·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한미약품의 ‘한국형 R&D 모델’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제연구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팔탄공단 등을 총괄하며 경영관리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미국 MD앤더슨암센터 교수인 김선진 박사를 R&D본부장 및 최고의학책임자(CMO) 부사장으로 신규 영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신약 임상이행 연구 전문가인 김 부사장은 한미약품연구센터와 R&D본부를 책임진다.

 

한미약품은 올해 3월 R&D 전문가인 권세창 사장(왼쪽)과 우종수 사장을 필두로 한 조직개편 작업을 단행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한미약품 제공


이와 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한미약품은 권 사장이 신약 개발을 통해 회사의 내일을, 우 사장은 제품 상용화를 통한 현재의 성과를 책임지는 이원화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체제인 셈이다. 한미약품은 조직개편을 통해 바이오신약과 합성신약, 복합신약 분야를 총망라하는 신약 개발 중심 제약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전부터 활발한 R&D를 이어왔다. 적자가 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관련 비용을 줄이지 않았다. 2013년에는 코스피 상장 제약업체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R&D 투자 규모를 계속 늘렸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R&D에 투자한 금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626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매출(8827억원)의 18.4%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런 가운데 R&D에 무게를 둔 조직개편이 단행되면서 한미약품의 R&D 행보는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홈페이지 정보공개 통해 주주들과 소통

 

한미약품은 또 건강한 투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주주 및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 초 자사 홈페이지에 신설한 ‘신약 개발 쉽게 알아보기’ 코너가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은 해당 코너에 외부 문의가 빈번한 용어 및 개념들을 우선 선정해 설명자료를 게재했다. 여기엔 라이선싱 이후 단계별 임상 성과에 따라 연동되는 마일스톤과 중도해지에 따른 계약규모 변동 가능성 등이 자세히 담겨 있다. 한미약품은 향후 신약 개발과 관련해 빈도가 높은 질문들을 지속적으로 선별해 자료를 추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약 산업과 신약 개발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전달을 통해 건강한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소통의 일환으로 올해 4월엔 홈페이지를 통해 23개의 신약 개발 현황(파이프라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향후 변동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간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과 관련해 비밀주의를 고수해 온 탓에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기업 신뢰도가 하락하는 등의 문제가 적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이를 감안, 파이프라인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회사 안팎의 걱정스러운 시선도 있다. 경쟁사에 한미약품이 겨냥하는 시장이나 개발 중인 의약품 정보가 공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 한미약품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경쟁사가 자사의 기술을 쉽게 따라 하지 못하리란 확신이 있다는 것이다.

 

 

미공개 정보 활용 가능성 차단 위한 노력

 

아울러 한미약품은 앞서 문제가 된 임직원들의 미공개정보 활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방편도 마련했다. ‘미공개정보 관리 및 특정증권(자사주)의 거래에 관한 규정’이라는 주식 거래지침을 만든 것이다. 적용 대상은 한미약품 및 한미사이언스 소속, 경영실적 관리 임직원, 특정 프로젝트 참여자, 그 외 임직원 등이다. 경영실적 관리 임직원의 경우 중요 실적 공시 다음 날부터 해당 분기의 마지막 날까지, 개별 프로젝트 참여자는 해당 업무에 참여한 시점부터 해당 내용이 공시 및 언론 등을 통해 외부 공개되기 전까지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JVM 주식 거래가 금지된다. 이외에 나머지 임직원은 사후적으로 분기마다 자사주 거래량·거래가격 등 주식거래에 관한 내용을 증빙자료로 첨부해 그룹사 인트라넷에 마련된 신고 코너에 등록해야 한다.

 

규정에는 미공개 중요 정보 관리를 위한 항목도 명문화했다. 현직 임직원은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회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외부에 발설치 못하게 하고, 전직 임직원은 퇴직 후 1년 동안 비밀을 유지토록 했다. 또 주식계좌를 차명으로 거래하는 것도 금지했다. 여기에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포함, 매년 2회 이상 정기교육을 실시하고, 대표이사나 이사회 요구가 있을 경우 수시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우종수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인 ‘신뢰경영’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수준의 내부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한미약품의 신뢰경영 행보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R&D의 결실은?

현재 30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해 개발 중

 

한미약품은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의 결실로 현재 3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개 신약은 8개 글로벌 제약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현재 활발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여러 악재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계약한 ‘HM95573’은 다양한 암종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며 차세대 RAF 저해제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제넨텍의 MEK 표적항암제인 코델릭(코비메티닙)과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일라이릴리에 라이선싱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신약 ‘HM71224’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임상 2상이 시작됐다.

 

© 한미약품 제공


스펙트럼에 라이선싱된 다중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Poziotinib)’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2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4월부터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에 돌입했다. 항암주사제를 경구용으로 바꾸는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오락솔(Oraxol)’과 ‘오라테칸(Oratecan)’은 아테넥스와 함께 각각 임상 3상,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노피에 라이선싱된 GLP-1 계열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올해 글로벌 임상 3상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또 얀센에 라이선싱된 당뇨·비만신약 ‘HM12525A’ 역시 올해 내 임상 재개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다양한 질환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랩스커버리(Lapscovery)’ 플랫폼 기술을 당뇨비만 영역 외에 희귀질환 치료 분야 등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공개한 ‘펜탐바디(Pentambody)’ 플랫폼 기술은 북경한미약품에서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기술이다. 이 플랫폼을 적용하면 면역 항암 치료와 표적 항암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펜탐바디는 면역세포를 암세포로 모이게 해 선택적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자연적인 면역글로불린G(IgG)와 유사한 구조적 특징을 갖추고 있어 면역원성 및 안정성 등에 우수한 이중항체 제작이 가능하며, 생산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한미약품은 내년 말경 펜탐바디를 적용한 본격적인 임상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펜탐바디 기술을 적용한 면역항암 이중항체의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신약들이 차질 없이 개발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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