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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올해의 ‘굿 컴퍼니’ LG생활건강·포스코켐텍·한국감정원

[2017 GOOD COMPANY CONFERENCE] 2017 ‘굿 컴퍼니 지수(GCI)’ 올해로 네 번째 코스피·코스닥·공기업 순위 발표

송창섭·감명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9(Mon) 11:30:01 | 14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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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타임이 있습니다. 영국에는 이코노미스트가 있습니다. 독일에는 슈피겔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시사저널이 있습니다.”

 

올해로 창간 28주년을 맞는 시사저널이 갖는 자부심은 대한민국의 대표 시사주간지로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여기에 덧붙여 시사저널은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또 하나의 역사를 새로 썼다. ‘좋은 기업이 경제를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는 가치 확산을 위해 2013년 국제 경제포럼 ‘제1회 굿 컴퍼니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그 구체적 실현을 위해 2014년 국내 최초로 ‘굿 컴퍼니 지수(GCI·Good Company Index)’를 개발, 발표했다. 

 

“미국에는 포춘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이 있다면, 한국에는 시사저널의 ‘굿 컴퍼니 지수’가 있습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몰고 온 글로벌 금융위기는 경제사적으로 많은 것을 돌아보게 만든 일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자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에서부터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양질의 일자리란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의 시발점이 됐다. 주주나 고객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본질인지를 살펴보는 계기도 됐다.

 

최근 일본에서 기업의 존재 목적을 ‘주주·고객의 이익’이 아닌 ‘직원과 협력업체의 상생’에서 더 먼저 찾아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러 일본 연구기관들이 장기간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 강소(强小)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주주나 사주의 이익이 아닌, 구성원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곳들이 상당수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직원 행복주의’는 앞으로 모든 기업들이 고민해 봐야 할 사안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종업원(從業員)’이라는 말 대신 ‘동반자(Co-worker)’ 내지는 ‘구성원(構成員)’으로 직원의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GCI, 다층 분석 통해 ‘좋은 기업’ 가려내

 

종합해 보면 좋은 기업의 기준은 여러 가지지만, 밑바탕에는 공통적으로 ‘좋은 기업 문화’가 깔려 있다. 시사저널이 2013년 국내 미디어로는 처음으로 ‘좋은 기업(Good Company) 만들기’를 기치로 내건 것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한국 기업 성공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올해로 4번째 발표를 하게 되는 GCI 조사는 초기 개발부터 참여해 온 HR전문 컨설팅 기업 인싸이트그룹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된 GCI 조사에서 시사저널이 세운 중요한 원칙은 다층 분석을 통해 ‘좋은 기업’을 가려내자는 것이다. 객관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사회적·윤리적 가치 못지않게 경제적 가치를 계량화하려 노력한 것도 이런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 최고경영자(CEO)나 기업의 윤리성만을 따지는 것에만 ‘좋은 기업’의 성공 모델을 가두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 못지않게 매출 성장도 중요하게 봤다. 오히려 시사저널은 성공의 과실을 구성원과 골고루 나누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때문에 ‘사회적 가치 60%, 윤리적 가치 30%, 경제적 가치 10%’라는 GCI의 원칙은 올해도 똑같이 적용됐다.

 

조사 대상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와 공기업 등 3개 분야로 나눴다. 3월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150위 내 기업을 1차로 추려내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벌였다. 공기업 부문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115곳이 대상이 됐다. 아울러 서류상에 기재된 것만 참고하지 않고, 전문가 집단과 시사저널 기자들이 참여한 ‘정성평가’도 정량평가와 병행해 실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사회적 가치와 윤리적 가치를 하나로 합쳐 점수를 배분했지만, 올해는 1, 2회 때 적용했던 방식(사회적 60%, 윤리적 30%, 경제적 10%)으로 되돌렸다. 그러면서 각 부문별로 평가지수를 시대 흐름에 맞춰 몇 가지 더 추가했다. 우선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조직 내 여성임원 비율이 얼마인지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는 ‘양성(兩性)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여성 임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을 부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동조합이 있는지도 가점 대상에 포함시켰다. 우리와 달리 서구에서 노동조합은 직원과 경영진 간 소통의 창구다. 서구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우수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유무를 중요하게 본다.

 

아울러 시사저널은 올해부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주주 권리 보호에도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집중투표제·서면투표제·전자투표제 등 주주 권리를 보장해 주는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가산점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 진보 정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불고 있는 바다.

 

투명경영 일환으로 내부거래 감시기구를 설치했는지도 올해부터 중요하게 봤다.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해서라도 이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동시에 내부 신고 제도와 내부 고발자를 보호해 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는 기업에는 가산점을 주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지배구조·환경과 관련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에는 가산점을 부여했다. 코스닥 상장사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올해, 여성임원 비율·노조 유무 항목 추가

 

공기업 부문은 예년처럼 경제적 성과, 굿 컴퍼니 실현 의지, 개인의 발전 지원,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 지역사회 고용에 기여, 사회적 책임 등을 평가했다. 아울러 준법 경영과 상생 경영 및 환경 보호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이러한 부분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와도 맥이 닿는다.

 

추가된 평가 툴은 서구 유수의 연구 기관에서 도입한 것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다국적 교육·컨설팅 기관 GPTW(Great Place To Work)연구소가 미국 유력 경제지 포춘과 더불어 매년 실시하는 ‘일하기 좋은 회사’(GPTW) 조사에서는 믿음·존중·공정성·자부심·재미 등 5개 부문을 토대로 삼아 신뢰지수(Trust Index)를 뽑아낸다. 이 조사는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게 우리와 다를 뿐이다. 서구 기업들이 선뜻 관련 조사에 나서는 것은 이를 통해 자사 조직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GPTW연구소의 평가는 대상을 신청 기업으로만 한정한다. 전 기업을 대상으로 삼을 수 없기에 결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사저널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대상을 상장사로 정했다. 현실적으로 기업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상장기업이 아니고선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지난해보다 각각 13.1점, 6.5점씩 점수가 떨어진 반면, 공기업들은 7.3점 올랐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세 부문 기업들 모두 지난해보다 경제적 가치는 오르고, 사회적 가치는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윤리적 가치에서 희비가 엇갈리면서 종합 점수에서 다른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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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유일하게 4년 연속 ‘톱10’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LG생활건강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2계단 오른 결과다. LG생활건강은 이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유일하게 4년 연속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다. 2014년 3위에서 시작해서, 2015년 1위, 2016년 3위, 그리고 올해 1위 등 항상 3위권 내를 지켰다. 2014년에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최고 굿 컴퍼니로 선정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14년 2위를 시작으로 3년 연속 톱10에 올랐으나, 올해 22위로 밀려났다.

 

코스닥 부문에서는 매년 부침(浮沈)이 심했다. 2014년은 다음(현 다음카카오)이, 2015년은 KTH가, 2016년은 고영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위는 포스코켐텍이다. 포스코켐텍은 2014년 4위로 시작해 2015년 2위, 2016년 15위 등 매년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 오며 코스닥 부문의 좋은 기업이란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3년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올해는 한국감정원이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올해 2위를 차지한 한국전력공사, 5위를 차지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이 매년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성평가, ‘먹튀’ 대우조선해양·‘세금 포탈’ 코오롱인더 탈락

 

올해 역시 전문가 정성평가는 시사저널이 GCI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심한 부분이다. 계량화된 수치로만 기업을 바라볼 게 아니라 보편적 눈높이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8개가 추가된 31개 분석 툴로 기업 내부를 현미경으로 보듯 심도 있게 봤지만, ‘사회 통념’이라는 계량화하기 힘든 영역으로까지 평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생각은 올해도 변함없었다. 실적상 문제가 없더라도 협력업체와의 불화나 최고경영자(CEO)의 도덕 불감증은 올바른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의 심각한 위험요소로 자라난다. 때문에 ‘지속성장이 가능한 좋은 기업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한 시사저널의 ‘굿 컴퍼니 프로젝트’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정량적 평가 못지않게 정성적 평가 역시 중요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인싸이트그룹이 31개 지표로 순위를 매긴 뒤, 이를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들과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심사했다. 올해 정성평가 심사에는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 교수와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참여했다. 박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학장, 한국경영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학생들을 상대로 글로벌 경영전략과 경영관리 등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수는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으며, ‘족집게 경제·증시 전망’을 많이 한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올해 GCI 조사에서 가장 고심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점이었다. 최순실씨가 사실상 관리해 왔다고 알려진 K재단과 미르재단에 전경련 산하 주요 대기업들이 계열사 명의로 자금을 댄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리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예년 같았으면 윤리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만으로 명단에서 제외시켰겠지만, 워낙 많은 기업들이 연루돼 있는 데다, 죄질의 경중을 따지기 힘들어 큰 벌점을 주지 않기로 했다.

 

다만 2015년 4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한 데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불거진 대우조선해양은 명단에서 제외했다.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가는 원료물질을 판매한 SK케미칼도 관련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대상에서 뺐다. 이 사건은 지난해 중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아울러 수천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뺐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작전 세력에 의해 주가가 대폭 올라, 개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홈캐스트를 제외했다.

 

정성평가에 참여한 박영렬 교수는 “사행 산업과 관련된 기업을 굿 컴퍼니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익 교수도 “윤리적 가치 부문에 있어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점수가 코스닥 상장사·공기업 평균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해당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다시금 생각해 볼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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