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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 자가 부담스럽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된 대기업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에 ‘재수사 공포’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6.06(Tue) 13:00:00 | 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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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월19일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 사건 공소 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를 승진 인사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재계가 이 대목에서 주목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 자가 부담스럽다”고 말한 한 대기업 대외협력팀 차장은 “청와대가 ‘추가 수사’라는 단어를 쓴 것을 놓고 볼 때 기한 만료로 끝났던 대기업 수사가 재개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현재 검찰을 대표하는 ‘특수통’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학 동기들보다 사시를 늦게 패스해서 그렇지 학창 시절부터 배포 하나는 끝내줬다”면서 “현재 검찰에서 윤 지검장처럼 화려한 스펙을 가진 특수통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윤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현 반부패부)에서 오래 근무한 탓에 정치·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수사에 많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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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과거 현대차·SK·LIG 등 재벌 총수 구속시켜

 

기업 수사 이력도 화려하다.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이 대표적이다. 2006년 고양지청에 근무하던 윤 지검장은 현대차그룹 실무자로부터 비자금과 관련한 결정적 제보를 받아 대검에 보고한 뒤 곧바로 수사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와의 악몽은 그렇게 시작됐다. 구속 수사에 부담을 느끼던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내밀며 정몽구 회장 구속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결국 정 회장은 구속 기소됐다.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라인은 ‘박영수 중수부장-채동욱 수사기획관-최재경 중수1과장-윤석열 검사’였다.

 

2010년에는 임병석 C&그룹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만든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를 했다고 보고 수사에 들어가, 임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직원 14명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2012년 220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사기 발행한 뒤, 강제로 부도 처리했다는 혐의로 구자원 LIG그룹 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 등 세 부자를 모두 기소한 이도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고 있던 윤 지검장이었다.

 

이러한 ‘악연’ 때문일까. 윤 지검장 취임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매우 불편해 보인다. 특히 재계는 한 번 원칙을 세우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윤 지검장의 저돌적 기질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연스레 재계의 눈은 서초동(서울중앙지검)을 향해 있다. 추가 수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선 재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그리 높지 않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의 설명이다. “검찰이 대기업을 수사할 때는 시간차를 둬야 한다. 특검에서 1차 수사가 끝났는데, 그때 자세히 못했다며 재수사에 들어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별건이 아니라면 재수사에 들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수남 검찰총장 사퇴로 수장 자리가 공백 상태에 있는 것도 재수사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법무부 장관이 선임되고 검찰총장 인선까지 마무리돼야 후속 검찰 인사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대기업 수사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현재 윤 지검장(23기)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노승권 1차장(21기), 이정회 2차장(23기), 이동열 3차장(22기)은 연수원 선배거나 동기다. 때문에 윤석열호(號)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후속 인사가 뒤따라야 하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최소 2~3개월이 더 필요하다. 한 대검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사람들끼리라도 똘똘 뭉쳐야 하는데, 윤 지검장 선임 등 파격 인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이 있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이 화두가 될 경우 대기업 수사의 동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직 검찰 관계자는 “지금 검찰은 예전처럼 대기업 수사로 여론을 물타기 할 여유가 없다. 만약 검찰 스스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건 아마 검찰 내 ‘우병우 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병우 재계 라인’ 조사 가능성도 배제 못해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실현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여론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수사가 재개된다면 어디가 타깃이 될까. 재계는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후원금을 낸 기업이 우선 조사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SK·롯데·CJ 등이다. 특히 윤석열 지검장과 악연이 있는 SK로선 지금의 상황이 영 달갑지 않다. 2012년 특수1부장 시절 윤 지검장은 45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최태원 회장을 기소시킨 전력이 있다.

 

CJ는 손경식 회장이 조카인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재단에 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롯데는 면세점 특허 취득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측에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관련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에서 롯데 측은 일관되게 출연금에 대가성이 전혀 없었고 부정 청탁의 목적도 아니었으므로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내부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포스코도 경우에 따라서는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도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해 12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선임 과정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특검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검찰 개혁 차원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조사하다 보면 ‘재계의 우병우 라인’으로 수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과 권 회장은 동향(경북 영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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