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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장모가 윤석열 지검장의 ‘손톱 밑 가시’ 될까

윤 지검장 장모 사건 두 건 서울고법 등 계류 사실 확인…2012~2013년 관련 민원 제기돼 내부 감찰 받기도

이석 기자 ㅣ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6.07(Wed) 14:00:00 | 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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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잡이의 귀환’. 5월19일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승진 임명되자 주요 언론은 이렇게 평가했다. 윤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도 손꼽히는 ‘칼잡이’로 불린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치며 굵직한 수사를 전담해 왔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신중하면서도 예리한 칼잡이”라고 윤 지검장을 평가했다.

 

MB 정부 때만 해도 윤 지검장은 승승장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과 LIG그룹 사기성 어음 발행 등 대형 사건을 지휘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 때도 국정원 댓글 사건의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다. 하지만 윤 지검장은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 과정에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을 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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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사건 이후 4년여 동안 좌천 생활

 

수뇌부에 찍혀 4년여 동안 좌천 생활을 하던 그가 화려하게 복귀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박영수 특검에 발탁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열린 5월23일 윤 지검장이 검사석에 앉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 지검장은 전임 이영렬 지검장보다도 5기수나 낮다. 사법연수원 기수를 철저히 따지는 검찰 조직에서 기수를 뒤집은 것은 결국 검찰 개혁을 본격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읽히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재수사가 윤 지검장의 첫 번째 작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4월17일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투기자본센터는 5월22일 넥슨과 우 전 수석 처가의 땅 거래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5월31일 청와대의 증거인멸 정황과 우 전 수석 등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 지검장 입장에서는 한 번 들쳐 본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나올 수 있는 부담이 사라진 것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윤 지검장의 장모와 관련된 사건이 현재 법원에 두 건이나 계류 중이라는 점이다. 한 건은 현재 서울 동부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다른 한 건은​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을 마치고 서울고법에서 2심이 진행되고 있다. 두 건 모두 윤 지검장의 장모인 최아무개씨와 관련된 형사 사건이어서 윤 지검장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윤 지검장은 그동안 처가 문제로 적지 않은 홍역을 치러야 했다. 윤 지검장은 2012년 3월 대검 감찰1과로부터 내부 감찰을 받았다.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윤 지검장이 장모와 관련된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정아무개씨의 진정서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앞으로 접수됐기 때문이다.

 

당시 윤 지검장은 “진정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그는 “진정인은 10년간 장모를 괴롭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돼 10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며 “고소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정 사건을 조사한 대검 감찰1과는 윤 지검장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윤 지검장이 사건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무혐의 종결했다.

 

진정인이었던 정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2013년 검사징계위원회에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다시 제출했고, 위원회는 윤 지검장에 대해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고 통보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대검과 검사징계위원회가 다른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이 간다.

 

정씨는 6월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지검장이 장모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음을 위원회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윤 지검장의 장모인 최씨와는 사업 파트너 사이다. 2003년 경매로 낙찰 받은 빌딩의 이익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민사에서 시작된 사건이 형사로 번지면서 10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오갔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의 편만 들어줬고 그 배경에 윤 지검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정씨는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시사저널이 입수한 최근 몇 년간 최씨와 관련된 검찰 조사나 판결문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적지 않다. 이 사건의 중요한 증인이 법무사였던 백아무개씨였다. 그가 검찰과 법원에서 최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면서 정씨는 사기 미수 및 강요죄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백씨는 진술을 번복했다. “최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조건으로 수억원을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정씨는 백씨의 자수서를 첨부해 검찰에 고발했다. 수사 지휘를 받은 경찰은 구속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계속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법원 역시 “신빙성이 없다”며 백씨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정씨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2년간 수감 생활을 해야 했다. 검찰 개혁 임무를 띠고 공식 업무에 착수한 윤 지검장 입장에서는 장모 사건이 ‘손톱 밑의 가시’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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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검장 “장모 사건에 관여한 바 없다”

 

이와 관련해 윤 지검장은 6월2일 “장모 관련 사건에 대해 관여한 바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관련 진정 사건은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이다. 2013년 받은 ‘정직 1개월’ 처분 역시 국정원 관련 사건이 주요한 내용이다. 징계회부가 되면서 재산 신고 문제가 함께 추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여러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취재했지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기사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윤 지검장이 추가 징계를 받은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항명 사건으로 정직 1개월을 받고 좌천성 인사를 받았을 때와 징계 시기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당시 검찰은 물론이고, 정치권 안팎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졌다”며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이때 드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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