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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시간 문서 목록 공개하라”

6월7일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 소장 제출한 민변 송기호 변호사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press.com | 승인 2017.06.08(Thu)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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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구조 활동과 관련한 문서 일체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해 국가기록원에 이관했다. 이로써 세월호 참사 당일 문서들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상 향후 최장 30년 동안 ‘봉인’이 가능하게 됐다.

 

이 사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에 의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3주기 무렵인 지난 4월 송 변호사는 청와대 비서실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생산·보고한 문서를 공개해 달라’고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17조에 따라 ‘비공개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송 변호사는 5월8일 청와대로부터 해당 문서를 이관 받은 국가기록원에 당일 문서들의 ‘목록’만이라도 공개해달라며 또다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국가기록원은 이 역시 ‘봉인’된 기록물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에 송 변호사는 6월7일 오전 서울행정법원에 국가기록원과 황교안 전 대행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구조 활동 문서의 ‘목록’을 공개하라’며 정식으로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 제출 하루 전인 6월6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위치한 법률사무소에서 만난 송 변호사는 “황 전 대행의 위법적인 대통령기록물 지정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권과 관련한 사건이 그대로 묻힐 상황에 놓였다”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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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시간 문서 ‘목록’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 당시 청와대와 국가기록원에 해당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그렇다면 최소한 목록이라도 공개해야 당시 어떠한 문서들이 존재했는지를 알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 목록을 확인하게 되면 어느 시간에 어떤 제목의 문서가 오갔는지 알게 되기 때문에 사건 실체에 좀 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록까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봉인한 건 위법인가.

 

그렇다. 관련 문서의 목록 자체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17조에서 말하는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만한 기록물’에 해당될 수 없다. 그런데 이마저 봉인해버렸다는 건 법 위반일 뿐 아니라 이전 정부가 이 사건을 완전히 암흑에 가두겠다는 의도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관련한 문서가 정말 있긴 한 건지, 아니면 있는데 껍데기만 이관한 건 아닌지 여러 가지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기록물 지정이 이처럼 자의적으로 행해지는 게 가능한 일인가.

 

당연히 법률상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은 기본적으로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명시된 사유에 한해서만 봉인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세월호 7시간 관련 문서의 목록은 명시된 사유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법이자 무효다.

 

 

이번 소송은 송 변호사가 민변에서 담당하는 외교통상 분야에서 벗어난 사안인데.

 

새로운 민주정부 출범 의의와 관련된 일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은 변화를 요구하는데 이 사건이 이대로 묻히게 되면 그 변화가 시작부터 막히게 되는 것이라 생각해 분야를 불문하고 행동에 나서게 됐다. 이 문제를 소송이 아닌 국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보려면 국회 재적 의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소송이 최후의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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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은 어떻게 예상하나.

 

금방 끝날 것 같진 않다. 기본적으로 1년은 소요되리라 본다. 대법원까지 갈 것 같다.

 

 

공개를 요구한 목록 안에 어떤 문서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보나.

 

당연히 정상적인 청와대였다면 신속하게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즉시 대통령 지시를 받아 각 부처에 전달하고 이행한 내용들, 그 긴박한 상황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내용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서가 전부 목록에 담겨 있어야 하지 않겠나.

 

 

이후 목록 공개가 결정되면 그 후 내용에 대한 요구도 할 계획인가.

 

목록이 공개되면 그 후엔 세월호 유족들 중심으로 하나하나 내용에 대한 공개 요구를 하게 될 것 같다. 초기에 정보를 끌어내는 역할은 법률전문가가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해 이번엔 민변에서 나서게 됐다. 하지만 이후 내용면에 있어서는 유족들이 원고가 돼 진행하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 현재 외교부를 상대로 한・일 위안부 협상, 국방부를 상대로 사드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어떤 내용인가.

 

우선 한・일 위안부 협상 중 일본이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했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정보공개 소송을 지난해 냈다. 일본이 강제 연행을 인정하지 않은 채 당시 협상이 진행됐다면 이는 국제 인권법에 반하는 행위다. 명백히 협상 무효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1심에서 승소했지만 이후 외교부에서 항소하면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드의 경우 공여 면적을 축소했다는 의심이 들어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는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 결과, 실제 면적이 어느 정도 공개되면서 6월6일자로 소송을 취하한 상태다.

 

 

이 모든 소송이 ‘정보공개청구’로 시작됐다.

 

2004년 변호사 개업 후 10여 년간 1000번은 족히 넘게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 같다. 담당 분야인 외교통상은 국가의 정보 독점이 너무 심하다. 자연히 필요한 정보공개를 요청하다보니 그게 일상화됐다. 하다보면 ‘내가 이렇게 뻔한 답변 얻으려고 정보공개청구했나’ 싶을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그렇게 계속 본질을 꿰뚫어 나가다 보면 빈틈이 생기고 정보가 나오리라는 믿음에서 계속하고 있는 거다.

 

 

지금의 정보공개 관련 법이나 절차에 문제는 없나.

 

일단 공공기관이나 부처에서 고의로 있는 정보를 없다고 숨기면서 시민들의 정보공개청구 권리를 방해하는 경우에 대한 처벌이 없다. 처벌 규정을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또한 정보공개청구를 여러 차례 할 경우 반복된 청구라는 이유로 기각을 시켜 버리곤 한다. 이 조항은 폐지해야 한다. 시민들의 끈질긴 정보공개청구는 오히려 장려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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