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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해야 할 위치에 선 ‘조국’

검찰 개혁 칼 빼든 ‘소장파 진보법학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4(Wed) 13:00:00 | 14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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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5년 동안 ‘조 교수’로 불렸다. 울산대 법학과 교수로 첫 부임한 게 1992년 3월, 그의 나이 26살 때다. 2000년 동국대로 잠시 자리를 옮긴 그는 2001년 말부터 모교인 서울대에서 법학 교수로 활동해 왔다.

 

1965년 4월 부산에서 태어난 조 교수는 16살의 나이로 서울대 법대에 최연소 합격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 중에는 유명인들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조해진 바른정당 선대위 전략기획팀장 등이 있다. 학계에서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지낸 이원우 서울대 교수,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 TV토론 진행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왕상한 서강대 교수 등이 법대 82학번 동기들이다. 재계에서는 김상헌 네이버 경영고문,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등이 있다. 서울대 82학번은 졸업 정원의 130%를 뽑았기 때문에 타 학번보다 인원수가 많아 ‘똥파리’ 학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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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진보법학자, ‘강남좌파’ 비판도

 

조 수석은 사법시험에 한 번도 응시한 적이 없다.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대학 시절을 보낸 그는 “대학생 때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사법시험을 보지 않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 수석은 사법시험 대신 교단을 택했다. 대학원 졸업 후 1992년 만 26세 최연소 나이로 울산대 교수로 임용됐다.

 

조 수석은 학계 내에서 대표적인 진보법학자로 통한다. 조 수석은 1993년 울산대 교수 재직시절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산하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 사건에 연루돼 국보법 위반 혐의로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국제앰네스티에서 정하는 양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 수석이 인권과 자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부산 혜광고와 서울대 후배인 고 박종철씨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군부독재를 끝낸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조 수석은 박종철 열사 추도식에 참석해 “나에게 박종철의 죽음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각종 자유와 권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기초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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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수석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법원 양형제도 연구위원회 위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법무부 검찰인권평가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등 시민단체와 인권 관련 조직에 폭넓게 참여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2012년 18대 대선으로 인연을 맺은 후,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 김상곤 혁신위원회에 혁신위원으로 참여했다.

 

반면 ‘강남좌파’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진보와 개혁을 외치지만 기득권에 속한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 수석의 딸이 외국어고를 거쳐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것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조 수석은 “나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를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수석을 놓고 “연구나 강의를 하지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며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수석은 “사실 서울대에서 폴리페서를 규제하는 안을 만드는 서명 운동을 주도한 게 바로 나”라면서 “(그러나) 지식인의 정치 참여, 사회 참여는 도덕적 의무다. 법과 제도를 연구하는 학자가 사회 현실과 무관한 연구를 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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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부족이지만 최대한 해 보겠다”

 

학교법인 웅동학원의 박정숙 이사장이 조 수석의 어머니다. 박 이사장은 53세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해 현재 화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팔순 기념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53세에 큰아들을 장가보내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면서 “마음이 공허해 그림공부를 시작했다. 글쓰기도 좋아했지만, 자연을 그리면 글보다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웅동학원은 1908년 설립한 ‘계광학교’가 전신으로, 일제치하에서 진해 웅천 지역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독립운동에 가담했던 계광학교 교사들 속에는 조국 수석의 작은할아버지와 일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 이사장은 조 수석의 아버지인 고(故) 조변현 전 이사장이 1985년 5월에 취임했고, 2010년 3월부터는 어머니가 맡고 있다. 조 수석은 2007~12년 이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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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수석의 부인 정경심씨는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 수석은 2003년 5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결혼과 관련해 “대학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첫사랑과 운 좋게 결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정 교수가 조 수석에게 먼저 데이트를 제안해 결혼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 교수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1997년 요크대를 거쳐 2007년 애버딘대에서 박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결혼 후 1남1녀를 뒀다.

 

조 수석의 이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직접 지어준 것이라고 한다. 조 수석은 “할아버지께서 늘 ‘이름값 하라’고 하셨다”면서 “내 그릇에 비해 너무 크고 무거워 늘 눌려 지내는 느낌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수석은 검찰 개혁을 이끌어가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 조 수석은 민정수석에 임명된 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고심 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다. 능력 부족이지만 최대한 해 보겠다.” 지금 조 수석은 말 그대로 이름값을 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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