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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신호설’ 뒤흔든 새 가설에 과학계 논쟁도 ‘재점화’

‘와우 신호=외계인 신호’라는 기존 가설 뒤집어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4(Wed)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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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세계 12곳의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미확인비행체. 언어학자 루이스는 비행체 안에서 낯선 외계생명체와 조우한다. 그리고 인간과는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외계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해독해 그들의 메시지를 파악하려 애쓴다. 드뇌 빌뇌브 감독의 SF영화 《컨택트》는 ‘지구 밖에 또 다른 외계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오래된 인류의 호기심을 건드리고 있다. 

 

외계인은 있을까. 있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무슨 얘기를 할까. 최근 한 젊은 과학자의 발견이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둘러싼 과학계의 오래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세인트 피터스버그 대학 천문학과의 안토니오 패리스 부교수가 ‘1977 Wow! 시그널’(이하 와우 신호)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기하면서다. 

 

와우 신호는 1977년 8월15일 외계의 지적생명탐사 프로젝트(SETI)가 진행되던 도중에 발견된 특이한 신호다. 72초간 수신한 이 전파의 신호를 분석하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천문학자 제리 이먼 교수가 ‘빅 이어 전파망원경’ 수신기록지 한 켠에 ‘Wow!’라고 적었고, ‘와우 신호’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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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스 교수팀 “와우 신호는 혜성 둘러싼 수소 구름서 온 것” 

 

일반 행성에서 보내오는 신호와는 다른 구조를 가진 이 신호는 발견 당시 화제가 됐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외계인이 보낸 신호가 잡힌 것’이라고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이후 40여 년간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가설의 근거로 사용됐다. 

 

안토니오 패리스 교수의 주장은 ‘와우 신호=외계인 신호’라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것이었다. 외계생명체가 보내는 신호가 아니라 한 쌍의 혜성이 내는 소리라는 주장이었다. 

 

1977년 와우 신호가 잡혔던 당시 266P크리스텐슨과 335P깁스라는 이름을 가진 두 혜성이 오하이오 주립대 빅이어 전파천문대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는 것을 패리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266P 크리스텐슨 혜성에서 나오는 신호가 와우 신호와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와우 신호가 감지된 주파수 영역은 수소가 자연적으로 내는 무선신호로 알려진 영역이었다. 따라서 패리스 교수팀은 와우 신호가 혜성을 둘러싸고 있는 수소 구름에서 온 것일지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결국 이 연구는 와우 신호가 외계생명체에서 온 것이 아니라 태양계의 자연스러운 신호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근거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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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신호=외계인 신호설’ 두고 과학계 찬반 논란 여전

 

와우 신호를 둘러싼 외계생명체 신호설은 1977년 당시부터 여러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신호가 여느 행성에서 관측되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은 분명했지만 마냥 외계 신호라고 보기엔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첫 관측 이래 두 번 다시는 관측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말 지적인 고등생명체가 보낸 것이라면, 1977년 8월15일 이후에도 유사한 신호가 반복적으로 관측됐어야 한다는 게 외계생명체 신호설에 대한 반론이었다. 

 

외계생명체를 믿는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겠지만, 패리스 교수팀이 세운 가설에 따르면 이 부분이 해명된다. 와우 신호가 두 개의 혜성이 내보내는 신호라면 혜성이 궤도를 따라 이동함에 따라 신호가 더 이상 잡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패리스 교수의 새로운 가설에도 불구하고 와우 신호를 둘러싼 외계생명체설 논쟁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상에는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확신하는 이들의 반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SETI 연구소의 원로 천문학자 세스 쇼스탁은 한 과학전문매체와 인터뷰에서 “1977년 제리 이먼이 찾아낸 와우 신호의 전송주파수가 말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도 이런 형태의 전송 주파수를 방출하는 혜성을 찾아내진 못했다”며 와우 신호의 외계생명체 신호설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와우 신호는 지금까지 우주에서 잡은 신호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서, 주파수 대역도 매우 좁아서 외계인이 보냈을지 모른다는 추정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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