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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만 좇다 윤리에 발목 잡힌 우버

사내 성희롱 문화 문제된 우버, 미래에 먹구름 드리우다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5(Thu) 16: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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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1일, ‘우버’ 이사회는 7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제출한 조사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홀더 전 법무장관과 그가 속한 로펌은 우버의 의뢰를 받아 회사의 기업문화에 관해 약 1개월간 조사했다.

 

6월13일 언론에 공개된 보고서는 47개항에 달하는 제언을 담고 있었다. △우버 이사회를 감시하는 위원회를 설치할 것 △우버 기업 문화를 재검토할 것 △사내 행사에서 알콜 음료의 제공을 축소할 것 △직원과 상사 간 친밀한 관계를 금지할 것 등이 포함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CEO의 휴직이다. 우버의 창업자이자 이 회사를 시가총액 700억 달러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시킨 1등 공신인 캘러닉은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휴직에 들어갔다. 보고서는 “캘러닉 CEO가 복귀하더라도 그의 역할 중 일부를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주며 CEO의 역할을 축소시킬 것”을 권했고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캘러닉이 물러나 있는 동안은 경영위원회가 우버를 이끌게 된다.

 

우버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전투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동시에 윤리의식이 부족한 기업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리고 부정적인 인식에 마침표를 찍은 게 성희롱 사건들이다. 그동안 기업이 커지면서 생기는 각종 불합리한 일들이 지적될 때면 우버 이사회와 경영진은 회사를 옹호해왔다. 하지만 올해 2월 우버를 퇴사한 여성 엔지니어 수잔 파울러가 우버 내 성희롱 사건을 자신의 블로그에 고발한 뒤부터는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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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등의 내부 고발이 215건에 달해

 

파울러가 상사의 성희롱을 고발해도 우버 인사팀은 이를 묵살했다. 심지어 가해자는 다른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비슷한 피해를 끼쳐 온 인물이었다. 우버에 입사한 파울러는 교육을 수료한 뒤 첫 출근을 했다. 그런데 한 남자 상사가 성관계를 강요하는 사내 메신저를 보냈다. 그녀는 즉시 메시지를 캡처해 인사팀에 보냈다. 하지만 가해자는 상당히 우수한 직원이었고 회사는 그녀의 고발을 성실하게 처리하지 않았다. “​실수를 이유로 그를 처벌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파울러는 그 상사에게서 성희롱 피해를 본 여직원이 자신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며 우버의 추악한 문화를 폭로했다. 그녀의 블로그 내용이 확산되자 캘러닉 CEO는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홀더 전 법무부장관에게 부탁했다. 실제 조사 결과 215건의 성희롱 피해가 보고됐고, 가해자였던 직원 20명이 해고됐다. 

 

우버의 기업 문화가 후진적이라는 얘기는 놀라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리서치 업체인 컴페러블리(Comparably)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문 능력의 향상 정도, 경영진 평가, 여직원 근무 환경 평가 등에 관해 3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우버는 모든 부분에서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여직원 근무 환경에 관한 평가는 60점을 얻어 경쟁 기업들에 비해 최소 4~5점 낮았다.

 

하나의 기업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면 기업 문화가 정착되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시스템보다는 리더들에 의해 기업 문화가 좌우될 때가 많다”고 말한다. 국내 한 인사제도 전문가는 “말 그대로 혁신기업이면 창업주가 유연한 사고를 갖고 회사를 만들기 때문에 기업문화에 자연스럽게 투영된다. 이후 이런 기업 문화를 잘 유지하기 위해 조직문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들을 만들게 된다”며 ​ “​하지만 스탠딩 미팅이나 유연근무 등 제도를 아무리 좋게 만들어놔도 리더가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리더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우버 임원진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벌어진 사건은 흥미로운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캘러닉 CEO 등이 연루된 사건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는데 그중 하나가 2014년 한국 출장길에 우버 임원진들이 단체로 룸살롱을 방문한 일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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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문제 터지자 우버 이용 금지하는 기업 나와

 

우버의 평판은 비단 성희롱 문제로만 추락한 게 아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슬람 7개국 입국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을 때도 우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트럼프와 함께한 우버에 배신감을 느낀 사람들 사이에서는 ‘#DeleteUber’, 즉 우버를 지우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캘러닉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자문을 담당하는 그룹에 속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우버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자율주행차도 논란거리다. 구글의 자회사인 알파벳은 “우버가 우리 기술을 훔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알파벳 측은 우버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을 책임지는 앤소니 레반도프스키가 이전 직장인 웨이모(구글을 모회사로 둔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기술회사)에서 사업 기밀을 무단으로 반출했다는 이유로 2월23일 우버 및 오토(Otto, 우버가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를 고소했다. 우버는 지난해 8월, 오토를 6억8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만약 알파벳이 승소할 경우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새로 개발하거거나 다른 회사의 기술을 새로 사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우버하면 공유 경제가 떠오르지만 막상 우버는 나쁜 문화를 공유했다. 우버는 실력이 뛰어난 직원을 우대하는 ‘실력주의’를 내세워 세계 70개국에서 약 1만1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전․현직 직원들은 “이런 실력주의 문화 탓에 ‘실력’만 있다면 그 직원의 태도가 나쁘더라도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하고 있다. 

 

자동차를 나누는 공유 경제는 혁신적이며 그래서 앞으로도 이 시장이 성장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성장에 꼭 우버가 있어야 하나”를 묻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우버의 성희롱 문제가 터지자 시카고에 본사를 둔 한 프로젝트 관리 회사는 “우버를 이용할 경우 경비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즉각적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동의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상황은 우버가 가장 피하고 싶은 미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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