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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개혁 실패·친인척 구설 등으로 1년 만에 지지율 폭락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8(Sun) 09:30:00 | 14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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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16일 대만은 14대 총통과 9기 입법원(국회) 의원을 뽑는 동시 선거를 치렀다. 선거 결과는 사상 유례없는 ‘진보 대승, 보수 대패’였다. 당시 차이잉원(蔡英文)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는 56.1%를 득표해,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후보를 누르고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다. 차이 후보가 얻은 689만 표는 역대 진보 후보로서는 최대 득표였다. 입법원 결과도 놀라웠다. 민진당이 절대다수 의석인 68석을 확보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100년이 넘는 역사의 국민당은 35석만 건졌다. 진보인 시대역량이 5석, 보수인 친민당이 3석을 차지해 대만 정계는 ‘진보 천하’로 재편됐다.

 

출범 당시 기대가 많았지만 취임 1년을 맞은 5월20일 차이잉원 총통이 받은 성적표는 처참했다. 대만 TV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총통 지지율은 28%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방송사가 실시했던 전직 총통의 취임 1주년 지지율과 비교할 때 초라한 수준이다. 이전 총통인 리덩후이(李登輝)는 37%, 천수이볜(陳水扁)은 41%, 마잉주(馬英九)는 38%를 기록했었다. 차이 총통의 취임 직후 지지율이 47%였고, 한때 56%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지지율은 충격적이다. 그 배경에는 정치, 외교,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업적을 못 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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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차이 정권에 보복 조치

 

먼저 경제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대만 민간투자 증가율은 1.85%에 그쳐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올해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1.5%)보다 소폭 증가한 1.9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부진한 경제는 경색된 양안(兩岸) 관계에서 비롯됐다. 지나친 친중(親中) 행보를 걸었던 마잉주 전 총통과 달리 차이 총통은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차이 총통의 행보는 대만인들의 호감을 샀지만, 중국 정부를 분노케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우리에게 했던 사드 배치 보복과 유사한 조치를 대만에 취하고 있다. 자국민의 대만 단체관광을 제한하고 대만 상품의 통관절차를 엄격히 처리하고 있다. 대만 대륙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47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2%나 감소했다. 올해도 급감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양안 간의 무역액은 1179억 달러로, 전년 대비 0.7% 줄었다.

 

5월26일 필자가 찾았던 자유광장에서도 현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자유광장에는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을 현창(顯彰)하는 중정(中正)기념당이 있다. 또한 날마다 화려하고 절도 있는 총검술 공연이 수차례 열려 대만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찾는 곳이다. 필자가 자유광장을 찾은 오후 마침 총검술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관람하는 관광객은 매우 적었다. 상하이에서 온 한 중국 여성은 “지난해부터 양안 관계가 경색돼 단체나 무리 지어 대만을 관광하길 주저한다”고 말했다.

 

둘째, 대만판 ‘적폐 청산’이 국민당을 위시한 보수 세력의 저항으로 무기력하게 끝나버렸다. 차이 총통은 선거 내내 과거 국민당 정권 시절 강탈한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공표해 왔다. 또한 1947년 벌어졌던 2·28 대학살 사건과 그 뒤 벌어진 백색테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국민당은 이를 ‘마녀 사냥’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권위주의 청산의 일환으로 중정기념당의 위상을 낮추려 했지만, 보수 세력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민당은 지난 3월 발표된 향후 8년간 8824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9000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반대하는 등 줄곧 차이 총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셋째, 중국의 대대적인 외교 공세로 인해 국제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차이 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다. 이로 인해 ‘하나의 중국’ 원칙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 고립화에 적극 나섰다. 곧바로 아프리카 감비아와 복교했고 상투메프린시페와 수교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대만과 수교를 맺은 나라는 21개국에 불과하다. 지난 5월에는 피지의 주(駐)대만대표처가 전격 철수했고, 대만의 세계보건기구 참석이 9년 만에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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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 국민 불만에 귀 닫았다”

 

사회개혁 역시 큰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 1월 대만은 개정된 노동법에 따라 주5일 근무제와 연차휴가 부여를 전면 시행했지만, 임금은 줄고 직원 채용은 늘어나 노사 양측에서 불만을 사고 있다. 연금 수령액을 보험급여의 60% 선으로 줄이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그나마 성공한 정책은 5월24일 최고법원이 동성결혼을 금지한 법을 위헌으로 결정해 길이 트인 동성결혼의 합법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인과 친인척을 둘러싼 구설은 지지율을 더욱 갈아먹었다. 차이 총통은 취임 직후 전속 요리사를 고용했다. 이는 검소한 식단으로 일관했던 마잉주 전 총통과 비교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월 단행한 개각에서는 사촌언니인 린메이주(林美珠) 행정원 정무위원을 노동부 장관에 임명했다. 또한 사법개혁 추진을 위해 총통 직속기구로 설립한 사법개혁국시회의의 검찰 대표로 차이 총통의 조카인 차이위안스(蔡元仕) 부장검사가 선출됐다.

 

린 장관은 국립정치대학 법학과 석사를 졸업한 뒤 공직 생활을 해 왔고, 2010〜14년까지 남부의 자이(嘉義)현 부현장을 지냈다. 차 부장검사도 지난해 이란(宜蘭)지방검찰청의 서열 2위 주임부장을 역임했다. 비록 경력에 있어 어느 정도 검증은 됐지만, 불과 며칠 간격으로 친인척이 정부 고위직에 잇따라 기용돼 큰 논란을 샀다. 게다가 차이 총통은 오빠인 차이잉양(蔡瀛陽)이 파나마의 로펌인 모색 폰세카를 통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취임 직전에 드러나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처럼 안팎으로 위기에 휩싸이자, 차이 총통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대국민 접촉이 줄면서 국민당과 언론은 “차이 총통이 국민의 불만에 귀를 닫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는 민진당 출신 천수이볜 전 총통까지 합류했다. 그렇다고 반대급부로 국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대만 현지 소식통은 “5월20일 당선된 우둔이(呉敦義·69) 국민당 주석은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늙은 정치인”이라면서 “참신한 차기 지도자가 부재해 국민당의 재기는 현재로선 회의적이다”고 지적했다. 갓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게 대만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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