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환 회장 구속 석달째…표류하는 BNK금융지주
  • 정세윤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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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차기 회장 선출 위한 이사회도 ‘유야무야’

지난 4월 성세환 회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BNK금융지주의 경영 공백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성 회장이 구속된 지 65일째인 22일 차기 회장 선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열었으나 의견 차이로 아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영진은 여전히 장기파행 사태에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지역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해온 BNK금융지주의 위축이 지역 경기 회복을 더디게 만들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4월 성세환 회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BNK금융지주의 경영 공백 사태가 석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22일 차기 회장 선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열었으나 의견 차이로 아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BNK 금융그룹 제공


2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BNK 금융지주는 22일 오전 11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오후 2시까지 3시간 가까이 성 회장의 후임 회장 선출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이사회의 관심사는 무엇보다 성 회장의 사퇴 여부에 모아졌다. 후임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선 성 회장의 해임이 먼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 장기 파행으로 지역 경기 타격 우려


아직 성 회장은 자진 사퇴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다만 내부규범에 따라 최고경영자가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비상승계계획 절차에 따라 새로운 CEO를 선임할 수 있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성 회장의 구속이 경영진 교체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2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7월 초에 다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 여부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이 4월18일 오전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에 앞서 부산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역 금융계에선 예견된 결론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BNK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성 회장이 선임했던 이사들이 장기 경영 공백의 책임을 물어 주군인 성 회장을 해임하고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돌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13조에는 최고경영자의 자격 등 경영승계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고 최고경영자 사고 등 비상 상황 발생을 대비해 직무대행, 신임 후보 선임 등 비상계획을 만들어 놓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지역 금융계의 한 인사는 “이사들이 성 회장 감싸기에만 급급하며 장기 파행을 계속 방치하는 것은 금융기관으로서 기업과 주주의 신뢰 추락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 회장의 경우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은행법 등에 따라 볼 때 무조건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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