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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폭탄’인가, ‘국민의 정치참여’인가

野, 발신자 고발하고 TF팀 구성…與에도 문자 세례 시작 눈길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7(Tue) 15: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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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폭탄’일까, ‘문자 행동’일까. 한 진영에서는 ‘폭탄’이라 부르는 정치현상을 한 진영에서는 ‘국민들의 정치참여’라고 해석하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대선 이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집중됐던 ‘문자 세례’의 영역이 이제 다른 야당을 넘어 여당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가 시작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이 주로 많은 문자 세례를 받았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신 아들도 군대 안 가지 않았느냐’는 문자 세례를 받고 이를 공개 해명하기도 했다. 

 

청문회 때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주승용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와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에게도 문자는 폭주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하고 “표현의 자유를 넘어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자테러가 집단적, 조직적, 기획적으로 보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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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청문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을 향한 문자가 쏟아졌다. 미국 예일대 연수 프로그램 추천인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던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제가 김 후보자가 스폰을 받아서 다녀왔다는 질의를 하니 문자폭탄을 받았다”고 밝혔다. “어떻게 ‘스폰서’라는 말을 하냐” “김상조 교수의 인격을 모독했다”는 내용들이 문자 메시지로 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한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문자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허위 혼인신고 판결문을 공개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자 세례의 주요 대상이 됐다. 주 의원은 “안 전 후보자 사퇴가 발표되자 문자가 폭주해 전화기를 쓸 수 없었다. 단순한 인신공격이 아니라 신변을 위협하는 정도의 욕설 등 이루어 말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문자 세례 대상에 여야 구분이 없어졌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관련해 여성 의원들이 청와대에 ‘부적절’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에게 다량의 문자를 발송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 대변인으로 의견 전달을 주도한 백혜련 의원에게 집중적인 항의가 들어왔다.

 

 

국민의당 “디지털 홍위병의 SNS 테러이자 집단폭력”

 

문자 세례에 대해 각 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한국당은 6월21일 소속 의원들이 받은 문자 중 153건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협박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일각에서는 ‘문자폭탄’을 보내는 행위가 범죄구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특정인의 주도로 상습적인 문자를 발송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문자 내용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문자 수신자나 그 가족에 대한 협박, 위협 등이 포함돼 있을 경우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메시지 가운데 욕설과 허위사실 등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추려 내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22일에는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자신에게 문자를 보낸 발신자의 실명을 적어 답장을 보낸 사실이 공개돼 ‘민간인 사찰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민 의원은 6월23일 SNS를 통해 ‘콜앱(CallApp)’이라는 발신자 정보 알림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실명을 보냈다고 밝히면서 ‘문자폭탄 보낸 사람에게 보낸 저의 답’이라는 제목으로 “선생님은 제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리고 선생님은 자발적으로 문자를 보내신 분입니까? 부디 달빛기사단인가 뭔가가 아니시길 바랍니다. 그런 사람들이 몰려다니면서 저지르는 인권침해가 많습니다”는 내용을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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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6월5일 ‘문자피해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 중이다. 김인원 변호사(전 서울북부지검 형사부장)가 TF단장을 맡았다. 김 변호사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청문회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보내는 문자는 디지털 홍위병이 보내는 SNS 테러”라며 “문자행동이라는 개념은 궤변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문자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집단폭력은 집단행동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은 문자 발송자를 처벌하는 별도의 입법 추진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은 문자를 발송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베, 어버이연합, 청와대, 전경련의 자금지원 등 이런 것들이 조직적인 여론조작 행위”라며 문자 발송 행위가 그와 같은 조직적∙집단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자유한국당의 조직적인 여론조작 행동에 대해서 국민의당이 동조하고 함께 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검찰 고발에 대해 “최악의 정치적 선택이라 생각한다”며 “공당과 국회의원이 주인으로 모셔야 할 국민께서 다소간 불만과 분노를 표출했다고 해서 형사 고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문자 세례과 관련한 논쟁이 깊어지면서, 6월28일 국회에서 열리기로 했던 ‘표현의 자유 토론회’도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과 시민단체 주최 토론회가 ‘문자폭탄 규탄 토론회’로 비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6월25일 “요즘 문자폭탄 관련 여론이 민감한 상황에서 주최 의도가 왜곡되고 정쟁 문제가 비화할 가능성이 있어 토론회를 연기하자는 의견이 나와 지난 23일 토론회를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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