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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뿔났다”…뉴욕타임스 편집국 파업

지면 비중 축소 위한 편집직군 통폐합 결정에 반발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6.30(Fri) 15: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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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NYT)’ 기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6월29일(현지시간) 편집국 소속 기자들이 딘 뱅킷 주필과 조세프 칸 편집장에게 편집국 공동명의의 항의 서한을 보내고 파업을 선언했다. 뉴욕타임스 편집국 기자들의 단체행동은 최근 경영진에서 내놓은 ‘편집국 구조재편안’에 따라 편집․교열 기자 인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기로 한 결정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었다.  

 

전통적으로 일간지 편집국은 크게 두 개의 업무 집단으로 나뉜다.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하는 취재 부문과 작성된 기사의 교열을 보고 제목을 뽑아 지면상의 배열을 결정하는 편집 부문이다. 통상 업계에선 전자 소속을 취재기자, 후자 소속을 편집기자라고 부른다. 한국의 주요 일간지에서도 취재기자와 편집기자로 나뉘어 업무 분담이 이뤄진다. 신입 취재기자가 철저한 취재·기사 작성 트레이닝을 받는 것처럼 편집기자 역시 많은 훈련을 거치게 된다. 압축적으로 기사의 맥락과 주제를 담아내는 제목을 뽑아내고, 가장 효과적으로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배치를 하기 위해선 그만큼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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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인원 희망퇴직 공지 ‘후폭풍’ 거세

 

그러나 최근 온라인화로 기사의 소비․유통 방식이 달라지면서 편집 부문의 중요성이 예전만하지 못한 추세다. 편집기자를 별도로 두지 않고 취재기자가 편집기자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언론사도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 경영진의 결정은 이러한 추세 속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수입결산 보고서에서 지면광고 수익은 1분기 동안 18% 가까이 떨어진 반면, 디지털광고 수익은 19% 가량 상승하며 회사의 전체 수익 구조에서 38%를 차지했다. 지면보다 온라인 위주의 운영이 더욱 효율적이란 판단을 내린 경영진은 편집국 구조를 단순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인원을 대폭 감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5월31일(현지시간) 직원 전원에게 편집국 인원 감축을 위한 바이아웃(희망퇴직)을 도입하겠다는 공지를 했다. 더불어 취재와 편집으로 나뉘어 있던 두 파트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결정을 전했다. 

 

이번 결정을 주도한 딘 뱅킷 주필과 조세프 칸 편집장은 바이아웃 대상에서 제외된 편집기자 상당수를 취재기자로 돌리기로 하고, 편집기자들에게 취재기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뱅킷 주필과 칸 편집장은 현재 100명이 넘는 편집기자들을 50~55명으로 감축하면서 뉴욕타임스 지면의 품질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로 비현실적인 발상이다. 편집기자는 취재기자들이 놓치지 쉬운 오류들을 잡아냄으로써 뉴욕타임스의 신뢰도와 품질을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안타깝게도 편집기자들이 그동안 회사에 보내온 존경과 애정을 보답 받지 못할 것임이 이번 바이아웃으로 분명해졌다.”

뉴욕타임스 기자들은 항의 서한에서 “편집국에서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배신감이 들 정도”라며 경영진에 직원 감축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뉴욕타임스 내부에선 과거에도 많은 해고와 바이아웃이 있었지만 이번 건은 직원의 사기 측면에서나 타임스 전체적인 분위기로서나 최악이라는 평이다. 경영구조의 재개편 과정에서 경영진이 보여준 불투명함으로 편집국과의 신뢰관계가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파업의 시발점이 된 구조조정 대상자는 편집기자들이지만, 취재기자들도 동참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편집기자들은 더 이상 그들이 타임스 소속 일원 대우를 받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개한 경영진의 내부보고서엔 편집기자들이 ‘소화전에 오줌 싸는 개’에 비유돼 있었다. ‘소화전에 오줌싸는 개’는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소설인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에 나오는 비유로 ‘멍청하고 쓸모없는 짓’을 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편집기자를 ‘소화전에 오줌 싸는 개’에 비유 논란

 

“칸 편집장과 뱅킷 주필은 ‘참여하는 독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종종 언급했다. 독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회사 내부의 ‘독자들’, 우리의 이야기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에게서 등을 돌렸다.”

최근 지면광고 시장이 축소되면서 주요 일간지들은 디지털로 대대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뿐만 아니라 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이 인원감축과 디지털 부문 확대를 통해 사양의 길로 접어든 잡지 출판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뉴욕타임스 기자 파업은 디지털 위주 운영 전략을 채택한 경영진의 움직임에 대해 기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첫 사례로 향후 업계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 300명 감축한 타임, 디지털 시장서 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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