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소비자의 첫걸음은 가격 비교 습관
  • 전규열 객원논설위원(서경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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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심리 용어에 ‘지각의 한계’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어떤 사물을 접할 때 모두 지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음료수에 알코올 성분이 5도 있을 때는 알 수 있지만, 그 이하에서는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를 ‘절대적 문턱’이라고 한다. 즉 알코올 성분 5도 이하에서는 그 자극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인지도 1% 올리기 위해 10억원의 광고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이 기업이 7억원만 집행했다면 인지도는 어떻게 될까. 광고비로 7억원을 사용했으니 그 비율인 0.7% 만큼 인지도가 올라갈까? 아니라고 한다.  

 

이유는 ‘절대적 문턱’, 즉 자극을 완전히 인식하는 수준인 10억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광고효과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공부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다. 일정 시간인 ‘절대적 문턱’을 넘어서면 그때부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도전만 하다 ‘절대적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이 ‘절대적 문턱’을 경계로 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공부가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서 성적이 올라가는 직선형의 그래프가 아니라, 일정량의 노력과 시간투자, 즉 ‘절대적 문턱’에 도달한 후에야 성과가 나타나는 S자 형태의 곡선이기 때문에 그렇다. 

 

반면, 어떤 자극을 주었을 때 두 사물간의 차이를 알지 못하는 것을 ‘차등적 문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상품 가격을 인상할 때 한 번에 많이 올리면 소비자의 저항을 받게 된다. ‘차등적 문턱’ 이하에서 조금씩 여러 번 인상할 때 반발이 크지 않다. 

 

 

‘차등적 문턱’ 이용하는 기업 마케팅 상술 주의해야 

 

반대로 가격을 인하할 때는 ‘차등적 문턱’ 이상으로 할인폭을 높여 소비자가 싸다고 생각하게 한다면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기업이 가격을 인상할 때 ‘차등적 문턱’ 이하에서 조금씩 여러 번 올리게 되면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을 모르고 구매해 손해를 보게 된다. 가격을 인하할 때 ‘차등적 문턱’ 이상으로 할인폭을 높여 싸다고 느끼게 한다면 대량구매의 충동으로 이어 지게 될 것이다.

 

공부의 성과나 광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절대적 문턱’까지 도전하는 인내와 투자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구매 전에 이전 가격과 비교하는 구매습관을 통해 ‘차등적 문턱’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의 마케팅 상술에 장바구니는 점점 얇아지게 될 것이다. 항상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가격을 비교하는 습관에서 현명한 소비자의 첫걸음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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