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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품고 ‘한국의 록히드마틴’ 꿈꾸는 김승연 회장

한화테크윈 물적 분할 통해 방산 사업 재편…KAI 인수 위한 사전 포석 시각도

이석 기자 ㅣ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7(Fri)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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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주력 방산 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은 7월1일 회사를 4개로 쪼개는 물적 분할을 단행했다. 기존의 방산과 에너지 장비, 산업용 장비 부문을 각각 신설 업체인 한화지방방산과,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에 넘긴 것이다. 존속 법인인 한화테크윈은 항공엔진과 시큐리티 사업만 담당하게 됐다. 지난해 5월 두산그룹에서 인수한 한화디펜스(옛 두산DST)의 지분 100% 역시 한화테크윈에서 한화지방방산으로 넘겼다.

 

덕분에 한화그룹 방산 부문은 ‘김승연 회장→(주)한화→한화테크윈→한화지방방산→한화디펜스’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가 완성됐다. 2015년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을 인수한지 2년여 만이다. 당시까지만 한화테크윈은 적자에 허덕였다. 2015년 2조6134억원의 매출과 595억60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한화테크윈의 매출은 3조5189억원으로 34.7%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07억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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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빅딜 통해 방산 부문 수직계열화 완성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화테크윈의 매출은 4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테크윈 등을 인수한 게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화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룹의 모태 사업인 방산 부문을 미국의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처럼 키우는 게 김 회장의 목표”라며 “삼성에서 비주력이던 방산 계열사를 인수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최근 몇 년간 M&A(인수․합병)를 통한 방산 부문 외연 확장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5월 두산의 방산 계열사인 두산DST를 인수했다. 7월에는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가 보유한 한화텔레스의 지분 50%를 2880억원에 넘겨받았다. 이후 사명을 한화텔레스에서 한화시스템으로 바꾸며 독자 경영에 나섰다. 9월에는 미국의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 앤드 휘트니(P&W)의 싱가포르 생산법인 지분 30%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산 부문 주력 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의 물적 분할을 단행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글로벌 항공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을 재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물적 분할이 김 회장의 숙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겠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KAI는 1999년 삼성과 대우, 현대의 항공산업부가 통폐합되면서 출범했다. 현재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수리온 등 군용 전투기와 헬기 등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이 전투기 엔진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KAI 인수에 성공하면 전투기 사업을 수직 계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방산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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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한화는 삼성 및 두산과의 빅딜 이후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자주포, 항공 엔진, 레이더 등을 추가했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방산업계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주)한화의 방산부문과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 한화디펜스 등 4사의 방산부문 매출은 5조원 안팎이다. 글로벌 순위는 20위권 수준이다. KAI는 지난해 3조10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 회장이 KAI를 품게 되면 방산 계열의 매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 글로벌 10위권 진입이 가능해진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KAI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한화테크윈은 그 동안 KAI 민영화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한화그룹 측도 “(KAI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까지 KAI의 최대 주주는 한국산업은행(26.75%)이었다. 뒤를 이어 한화테크윈(10%), 현대차(10%), 두산DST(5%) 등이 주요 주주였다. 한화테크윈이 이들 기관이나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KAI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정부도 여러 차례 민영화 계획을 발표한 터여서 한화그룹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때 KAI 인수 후보자로 거론돼온 대한항공이나 한진중공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KAI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며 “인수 참여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시점이 언제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KAI 최대주주 산업은행서 수출입은행 변경 주목

 

지난해 1월 변수가 발생했다. 한화테크윈이 KAI 보유 지분(10%) 중 4%를 매각한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10%)와 두산(5%) 등 기존 대주주들도 차례로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KAI 매각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올해 6월에는 KAI의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수출입은행으로 바뀌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지원안을 발표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된 수출입은행에 산업은행이 KAI 주식 1700만주를 현물 출자한 것이다. 매각 주최가 바뀐 만큼 민영화까지는 다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KAI 인수를 위한 재원 마련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월6일 기준으로 KAI의 시가총액은 5조6146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2015년 8월 주가가 10만원대에서 최근 5만원대로 떨어져 시가총액도 하락했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지분(26.75%)만 인수하는 데도 김 회장은 2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하지만 삼성 및 두산과의 빅딜 등을 통해 이미 방산업체 여러 곳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출자한 만큼 자금 여력이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김 회장이 KAI를 품에 넣을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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