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A양을 2급 장애인 만든 ‘햄버거병’ 예방법
  • 노진섭 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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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육류에 사용한 조리기구 채소 요리에 사용하지 말아라” 조언

 

4살 A양이 최근 걸린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은 주로 음식을 통해 감염된 대장균이 일으키는 식중독의 하나다. 1982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햄버거를 먹은 수백 명이 집단으로 증상을 보이면서 햄버거병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덜 익은 햄버거용 패티는 물론 신선하지 않은 육류, 우유, 유제품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인체로 침입한 0-157과 같은 대장균은 혈관을 망가뜨려 혈변 증상을 일으킨다. 또 신장을 공격해 혈액 내 독소가 쌓인다. A양도 혈변 증상을 보였고, 신장 기능의 90%를 상실해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매일 10시간씩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햄버거병은 흔하지는 않지만 국내에서도 이따금 발생하는 병”이라며 “원인균에 따라 치료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A양이 투석까지 받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Pixabay

미국에서 햄버거병이 집단 발병한 후 패스트푸드 패티를 150도 이상으로 익히도록 하는 등 정부 차원의 법 개정이 이뤄졌다. 우리도 고기를 익혀 먹는 식습관뿐 아니라 도축장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예컨대 육류에 사용한 조리기구를 채소 요리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A양의 가족은 아이가 맥도날드 매장에서 덜 익은 햄버거를 먹고 콩팥이 상하는 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며 7월5일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7월6일 이 사건을 형사2부에 배당해 수사를 시작했다. 형사 2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부서다.

 

맥도날드는 매장의 식품 안전 관리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냈다. 맥도날드 측은 7월6일 “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적으로 기록됐고, 당일 해당 고객이 취식한 제품과 같은 제품이 300여개 판매됐으나 제품 이상이나 건강 이상 사례가 보고·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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