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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국민의당도 속았다’는 건 유체이탈 화법”

[인터뷰] 당 쇄신 위해 재시동 거는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0(Mon) 08:00:00 | 14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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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후 국민의당은 대대적 당 쇄신을 위해 이달 초 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그리고 위원회를 이끌 수장으로 외부인사인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선임했다. 출범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의당은 혁신의 첫발도 떼보기 전에 창당 이래 최대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채용특혜 의혹에 대한 제보가 조작된 것이었다는 당의 공식 사과가 있었던 6월26일 직후부터 국민의당은 연일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당은 신속한 수습을 위해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파장은 좀체 잦아들지 않고 있다. 8월 전당대회와 이듬해 지방선거 등 중대한 행사를 앞두고 갈 길 바쁜 와중에 제대로 사면초가에 빠진 것이다.

 

7월6일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만난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혁신의 ‘혁’ 자도 꺼내기 힘든 당의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산적한 혁신과제에 앞서 당의 ‘신뢰 회복’이라는 막중한 우선과제가 하나 더 생겼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들어가기 직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한 국민의당 지도부의 국회 보이콧 선언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추 대표의 발언을 ‘낡은 작풍(作風)’이라고 평가하며 “민주당도 혁신위원회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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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상황이 어렵다. 혁신위원장으로서 안타까움이 더 클 것 같은데.

 

혁신위 출범 한 달도 안 돼 사건이 벌어져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혁, 개헌 등 국민의당이 앞으로 모든 걸 걸고 해야 할 과제가 아주 많다. 그래서 당원들에게 ‘우리에겐 이런 역사적 소명이 있으니 어려워도 용기 내자’며 틈틈이 독려한다.

 

 

처음 혁신위원장 자리를 선뜻 맡기 어렵지 않았나.

 

내가 왜 대선이 끝난 후 지지율 10%도 안 되는 패배한 정당에 들어왔겠나. 주변에서도 의아해했다. 그런데 내겐 국민이 선거를 통해 만들어준 이 다당체제를 잘 키워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다당체제야말로 역사적 진보’라고 강하게 믿는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해 혁신을 위해 일했던 예전 정당과 지금 국민의당 간 차이가 있다면.

 

조건부터 다르다. 과거 민주당은 당명을 바꾸긴 했지만 70년 전통이 있는 정당 아니었나. 여긴 불과 1년이 조금 지난 신생정당이다. 뭔가를 두들겨 부수기보다 새롭게 만들고 세워줘야 하는 거다. 또 하나, 여기는 조직 정체성이 ‘하이브리드’다. 여러 이질적 성격들이 다 모여 있다. 이를 하나로 통일해 가는 것도 큰 과제다.

 

 

인물 혁신도 필요하지 않나.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당권 후보로 꼽히는 정동영, 천정배, 문병호 의원이 혁신과 크게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당 신뢰 회복과 호남 정당, 안철수 정당 이미지 탈피 등의 과제를 이 세 분이 잘 실현할 수 있을지 국민들이 아주 냉정히 검증해야 한다. 만일 이들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당 바깥에서 새 사람을 찾을 수도 있어야 한다. 가능성은 분명 열어둬야 한다.

 

 

“책임자들 모두 ‘무고 증명’에만 급급하다”

 

혁신위 활동 중 지도부들과 의견 충돌은 없나.

 

오히려 속 시원해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못하는 말들을 우리가 해 주니까. 또한 혁신위에 고마워도 할 거다. 지도부가 문준용씨에 대한 특검을 제안했을 때 혁신위에서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머리 숙여 사과했는데 곧장 특검을 하자는 건 정치적 물타기로밖에 안 보이기 때문이다. 당시 지도부는 특검을 하는 쪽으로 완전히 굳힌 상태였는데 혁신위가 끝까지 뜯어말려서 결국 안 했다. 그때 특검 했으면 어쩔 뻔했나. 혁신위에 고마워해야 한다.

 

 

제보 조작 관련한 당내 진상조사 결과는 어떻게 보는가.

 

진상조사단 조사는 굉장히 꼼꼼하게 진행됐을 거다. 다만 법적 책임은 검찰이 물을 일이고, 정당은 정치적 책임을 별도로 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걸(문준용씨 특혜 의혹) 가지고 다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나. 당 전체가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당에선 “국민도 속고 국민의당도 속았다”고 말했다.

 

도대체 이게 당이 할 소린가 싶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주 하던 그 유체이탈 화법 아닌가. 국민 관심은 이준서(전 최고위원)가 얼마나 개입했는지, 누가 결백한지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서로 책임 없다며 ‘무고 증명’에만 급급하다. 민의의 평결에 아주 둔감한 거다.

 

 

“安, 리베이트 때 기억으로 입장 표명 늦는 것”

 

연일 안철수 전 후보의 입장 표명을 앞장서 촉구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니만큼 후보가 곧 최종 책임자다. 이러한 절체절명 위기상황에 전면에 나와 사태수습 하는 게 지도자로서 도리 아닌가. 대장이 이렇게 가만히 있으니 아랫사람들도 다 책임을 회피하고만 있는 거다.

 

 

안 전 후보가 언제쯤 입장을 표명할 거라 보는가.

 

수사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나올 거다. 얘길 들어보니 지난해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 때 굉장히 고초를 많이 겪었다 하더라. 안 전 후보가 뭐라 설명을 하면 곧장 다른 의혹이 나오고, 다시 설명하면 자기도 몰랐던 다른 의혹이 나와 머쓱해지고 그랬다는 거다. 그 기억 때문에 이번엔 사태가 좀 정리된 후 나와서 얘기하겠다는 생각인 거다. 7월15일이 이유미씨 구속 만기일이니 그 무렵 주말에나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겠나 예상한다.

 

 

이 기회에 안철수당 이미지 벗자는 얘기도 당내에 있지 않나.

 

그게 바로 혁신위 과제다. 국민의당은 당내 패권주의가 싫어 나온 사람들끼리 만든 정당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그동안 ‘오너’ 중심의 비슷한 형태로 정당이 운영돼 왔다. 패권 없는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창당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그게 지금 우리 목표 중 하나다.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이러한 이미지 벗고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묘안이 있나.

 

당이 서야 할 위치, 즉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보수·진보로 양분된 정치판에서 지금 우리는 왼쪽으로 치우치면 ‘여당 2중대’, 오른쪽으로 치우치면 ‘적폐 정당’이라고 비판받는다. 그렇다고 정가운데 자리하면 ‘기회주의자’라고 한다. 그러니 여야 일직선이 아닌 새로운 꼭짓점에 당을 위치시켜야 한다. 모든 사안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바로 국민의당이 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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