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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하는 KIA 누가 막을까

2017 KBO리그 전반기 결산 5대 키워드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7(Mon) 14:00:00 | 14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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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1일 시즌 개막을 알렸던 2017 KBO리그가 바야흐로 전반기를 끝내고 후반기를 맞이하려고 한다. 각 구단이 많게는 88경기, 적게는 82경기를 치른 가운데, 치열한 접전이 연일 펼쳐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타고투저(打高投低)’는 변함이 없었고, 대부분 팀이 구원투수진에 약점이 있어 많은 점수를 주고받는 경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치열함을 5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7월12일 성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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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KIA의 독주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KIA의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지금과 같은 독주 체제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그 원동력은 쉬어 갈 곳이 없는 타선에 있다. 유일한 3할대 팀 타율(0.310). 여기에 출루율(0.380)과 장타율(0.482)도 전체 1위다. 6월27일부터 무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것은 타선의 짜임새와 두터움이 몰라보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FA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형우는 확실하게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며, 트레이드 성공 사례인 이명기와 김민식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외국인 선수 버나디나는 물론, 군대에서 돌아온 콤비 김선빈과 안치홍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신예 최원준 등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야수층이 두꺼워진 것도 강점이다. 결국, 확실한 4번 타자와 최강의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을 구축한 게 독주 체제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팀의 불안요소다. 어느 팀이나 그렇지만 KIA 불펜 역시 매일 영화 한 편씩을 상영한다. 그것도 공포영화로. 여기에 선발도 마음을 놓기에는 다소 이르다. 6월 이후 부진한 팻 딘(평균자책점 5월까지 3.09, 6월 이후 8.07). 여기에 14연승을 달리고 있는 헥터도 투구 내용 자체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월별 평균자책점이 수은주와 정비례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4월 1.22, 5월 3.24, 6월 4.85, 7월 5.25). 두 외국인 투수가 부진할 경우 불펜이 약해 마운드 자체가 무너질 위험성이 있다. 이것이 KIA의 유일한 약점. 여기에 굳이 하나 더 꼽는다면 김민식의 뒤를 받쳐줄 백업 포수가 마땅치 않은 점이다. 외국인 선발투수들과 포수 김민식의 체력적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시즌 1위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❷ 홈런 군단 SK

 

KIA 타선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SK의 홈런 타선이다. 유일한 세 자릿수 홈런(152개)을 때려내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최정이다. 그는 벌써 30홈런 고지를 밟으며, 2015년 박병호에 이어 2년 만에 50홈런 달성이 유력하다. 여름에 강한 만큼 이승엽이 세운 한 시즌 56홈런을 경신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여기에 군대에서 돌아온 한동민이 2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최정을 바짝 추격 중이다. 또 김동엽과 로맥, 나주환, 정진기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이홍구, 박정권, 정의윤, 이재원 등도 언제든지 홈런포를 쏘아올릴 힘이 있어 10명 안팎의 선수가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낮은 팀 출루율은 아쉽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나온 홈런은 고작 1점.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이면 최대 4점까지 늘어난다. 그런 만큼 테이블 세터(1, 2번 타자)의 출루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1번 타순을 맡을 노수광과 조용호 등이 얼마만큼 출루하느냐에 따라 팀 득점력은 물론, 팀 성적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❸ 외국인 선수의 퓨처스 효과

 

지난해 초반 두산 에반스는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그런 그가 퓨처스에 갔다 온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퓨처스 효과’다. 올해도 이 효과는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삼성의 러프다. 4월까지는 타율 0.150에 그치며 ‘퇴출 0순위 후보’로 꼽혔지만, 퓨처스에 내려갔다가 올라온 5월 이후로는 타율 0.336을 기록하는 대반전을 이뤄냈다. 퓨처스에서 무엇이 외국인 선수를 부활시키는 것일까? 팬들 사이에서는 퓨처스 지도자가 뛰어난 것에서 그 이유를 찾는 이도 있다. 그런데 한 코치는 “특별한 게 없다. 지친 심신을 쉬고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결국은 부활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 러프와 달리 ‘퓨처스 효과’를 보지 못한 외국인 선수도 적지 않다. 그 원인에 대해 한 야구인 역시 ‘여유’에서 찾았다. “퓨처스에 내려갔지만 부활하지 못한 선수들의 공통점은 팀 내에서 너무 많은 조언으로 말미암아 자기 것을 잃어버린 게 원인이라고 본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타격 부진을 오로지 기술적인 부분으로 여기는 지적과 조언이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난 것 같다.” 외국인 선수뿐만이 아니라 국내 선수도 마찬가지다. 코치가 바뀔 때마다 타격폼이나 투구폼이 바뀌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채 사라진 선수가 적지 않다. 1군 경기는 치열한 전쟁터와 다르지 않다. 그런 만큼 심신을 편안하게 쉬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퓨처스 효과’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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❹ 스트라이크존의 확대,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 그 대처로 나온 것이 스트라이크존의 확대다. 당초에는 높은 존을 늘리는 데 있었지만, 어느 순간 좌우도 늘어났다. 사실 KBO리그의 좌우 스트라이크존은 외국 리그와 비교해 매우 넓은 편이었다. 그런 좌우가 더 늘어난 데다 주심의 판정도 일관성을 잃어 타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공 하나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지니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타자는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일환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의 확대로 ‘타고투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고투저’로 회귀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좁아진 것을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정말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것일까? 앞에서도 쓴 것처럼 좌우가 터무니없이 넓었던 것을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타고투저’는 수준이 낮은 투수가 많은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분명히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은 넓어진 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반면 제구력이 없는 투수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불리한 볼카운트가 되거나 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나와 뭇매를 맞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투수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프로의 육성 시스템은 물론 아마야구까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❺ 신예들의 활약과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오랜만에 신인을 비롯한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대표주자는 넥센의 이정후다. 그는 고졸 신인답지 않게 3할대의 타율과 4할에 근접한 출루율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올스타에도 뽑히는 등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SK 조용호나 넥센 허정협 등과 같이 사연이 많은 ‘중고 신인’도 나와 스포츠의 본질인 땀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KIA 임기영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폐렴 증세로 1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7승2패와 함께 평균자책점도 1.77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 이닝만 채운다면 언제든지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를 수 있는 수치다. 또 같은 팀의 정용운도 2009년 데뷔 후 8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13경기에 나와 3승1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 중이다.

 

이런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은 단순히 팀 성적의 향상뿐만이 아니라 KBO리그를 더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베테랑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대다수가 여전히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이승엽의 활약은 시쳇말로 ‘엄지 척!’이다. 1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개인 통산 460홈런에 1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또 2100안타(2102)도 돌파했으며, 1500타점(1465)도 기대해봄 직하다. 대타자의 마지막 시즌, 그리고 고졸 신인의 첫 시즌. 이 시작과 끝의 교차, 야구만이 주는 매력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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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에는 어떻게 될까. 전반기의 순위가 그대로 이어질까. 그럴 가능성은 작다. 물론 KIA의 1위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변함이 없겠지만, 가을야구에 나서는 3위부터 5위는 오리무중이다. 전반기 막판에 보우덴이 부상에서 돌아온 두산은 좀 더 높은 순위를 향해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불펜이 약하지만 지난해처럼 선발 야구로 그 약함을 보완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3위로 마감한 SK의 경우 전반기 좋은 활약을 펼친 선발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3선발(켈리, 다이아몬드, 윤희상)까지 확실하다고 해도 4, 5선발이 무너져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 게다가 SK 역시 뒷문은 빈틈이 많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의 과부하는 피할 수 없다. 그래서는 여름을 이겨내기 어렵다.

 

LG는 타선의 파괴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벤치의 개입을 줄일 필요도 있다. 55개의 도루에 성공했지만, 성공률은 5할8푼5리에 불과하다. 여기에 런앤드히트와 같은 작전도 수시로 나오며 42개의 희생번트도 3번째로 많다. ‘타고투저’에서 희생번트는 절대 좋은 작전일 수 없다. 1점을 얻기 위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희생한다. 즉 많은 점수를 얻을 빅이닝의 가능성을 스스로 없애는 게 희생번트다. 5위권으로 도약을 꿈꾸는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의 희생번트 숫자는 50개. 한화(52개)에 이어 전체 2위다. 롯데와 LG가 희생번트를 많이 댄 것은 병살타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병살타는 결과론일 수밖에 없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 병살로 이어진다. 이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그럴수록 벤치는 적극성을 잃지 않도록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LG와 롯데는 선수보다 벤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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