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계 못믿겠다" HUS 환자 수 ‘오락가락’
  • 노진섭 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8 10:38
  • 호수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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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187명, 질병관리본부 4명’ 차이 커 논란 예상

 

최근 4세 여자아이가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으로 치료받고 있어 세간을 관심을 끌고 있다. HUS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한 후 대장균 O157 등 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덜익은 햄버거 패티를 먹으면 이 병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햄버거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HUS에 걸리면 출혈성 대장균의 독소로 적혈구가 파괴되고 이로 인해 신장 등 장기의 기능이 손상된다.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HUS는 흔한 병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이따금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원인균이 무엇이냐에 따라 치료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에 4살 아이가 투석까지 받게 된 사건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환자는 400명을 넘어섰고, 대표적인 합병증인 HUS로 진행된 환자는 2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16년 제1군 법정 감염병인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으로 보고된 환자가 443명이라고 밝혔다. 연간 평균 74명 수준으로 발생한 셈이다. 2014년에는 예년과 비교해 1.5배 많은 111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집단 발생이 35건으로 예년 집단 발생(연간 평균 14건)보다 2.4배 높았기 때문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5월부터 8월까지 주로 여름철에 많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광주 78명(17.6%), 서울 63명(14.2%), 대구 52명(11.7%), 경기 44명(9.9%) 순이다. 남성 236명(53.3%), 여성 207명(46.7%)이었고, 나이별로는 0~4세 161명(36.3%), 5~9세 68명(15.3%)으로 전체 환자의 51.7%가 10세 미만 유·소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인 증상은 설사가 310명(70.0%)으로 가장 흔했고, 그다음으로 복통 179명(40.4%), 발열 128명(28.9%), 구토 99명(22.3%), 오심 49명(11.1%) 순이었다.

 

채소도 식중독을 일으킨다. 사진은 2016년 8월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관계자가 검은 반점이 있는 채소를 촬영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주로 여름철에 발생

 

이들 가운데 HUS로 진행된 경우는 24명(5.4%)으로 확인됐다. 연간 4명 수준이다. 0~4세 14명(58.3%), 5~9세 3명(12.5%), 10세 이상 7명(29.2%)으로, 5세 미만 소아에서 주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HUS 환자 24명에는 법정 감염병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이외의 질환으로 HUS가 생긴 경우는 빠져 있다.

 

실제로 병원 현장에서 HUS로 의심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HUS 환자 수는 많이 늘어난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HUS로 진료받은 환자는 18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9세 이하가 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대 42명, 60대 16명 순이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와 건강보험공단이 각각 집계한 환자 수가 차이를 보여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심환자 등을 포함하더라도 건강보험공단의 187명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연간 4명과 큰 차이를 보여 보건 당국의 보건통계가 제대로 잡히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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