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 일가가 조용히 방한한 이유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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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LHI그룹과 700만평 규모 복합 레저타운 및 국민주택 사업 논의

 

7월17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세빛둥둥섬 가빛섬 3층에서 비공개 조인식이 열렸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에 대규모 레저타운과 국민주택 보급을 위한 거래조건협정(MOA)을 체결하는 자리였다. 

 

캄보디아에서는 씨앙 부리앙(SEANG BUNLEANG) 캄보디아 내무차관과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영사, 훈센 총리의 셋째 딸 등이 참석했다. 대부분이 훈센 총리의 가족이었다. 특히 씨앙 차관은 현재 국방차관과 함께 훈센 총리의 수석 고문직도 겸하고 있다. 훈센 총리 셋째 여동생의 남편인 만큼 캄보디아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개발 전문 기업인 LHI그룹의 이병록 회장이 참석했다. 

 

양측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에 25만평 규모의 복합 및 레저타운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레저타운’은 5성급 호텔과 놀이공원, 워터파크, 인공모래 해변, 폭포수 및 야영장(텐트 및 바비큐 시설), 원숭이 타운(동물원), 골프 연습장, 샛강 낚시터와 위락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7월17일 세빛둥둥섬에서 한국의 LHI 와 캄보디아 리조트 건설 MOA 조인식이 열렸다. © 시사저널 임준선

 

25만평 규모 레저타운엔 면세점도 포함

 

면세점도 이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고 LHI그룹 측은 설명했다. LHI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프놈펜에는 공항에 면세점 한 곳만 운영되고 있다”며 “인근에 10만명 규모의 일본인 타운도 조성될 예정이서 내년 초 개발이 시작되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10년여 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8%, 빈곤감소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부터 산유국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향후 성장 잠재력 또한 큰 나라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진출이 미미한 편이다. LHI그룹의 캄보디아 진출이 향후 국내 기업 진출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양측은 이날 대규모 국민임대주택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캄보디아 정부와 함께 개발 추진 중인 부지는 州(주)당 34만평씩, 20개주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농어촌공사 측에서 현지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작물 중 20%는 내수로 사용하고, 나머지 80%는 한국에 다시 들여올 예정이다. 

 

LHI그룹 이병록 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

 

이병록 LHI그룹 회장 “캄보디아는 제2의 중동” 

 

무엇보다 캄보디아의 국책 사업 중 하나가 농지를 포함한 국민주택 건설 사업이다. 때문에 훈센 총리 역시 이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훈센 총리의 최측근이자 가족인 씨앙 차관이 단장 자격으로 이날 조인식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씨앙 차관은 기자와 만나 “‘메콩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측의 협력 관계가 국가 간 우호 증진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많은 파트너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인식을 비공개로 추진한 것도 이런 속사정이 숨어있다. 이병록 회장은 “사업 규모가 워낙 큰 만큼 부지 위치가 오픈 되면 중국인들이 알박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캄보디아 정부의 요청으로 사업 관련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MOA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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