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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앞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고민

역대 정권 입맛 따라 채용 방침 ‘오락가락’…전문가들 “이제는 외풍 끊을 때”

이석 기자 ㅣ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0(Thu)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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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이 일자리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5월10일 취임사에서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고 민생도 어렵다”며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듯이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설치를 지시한 곳도 일자리 위원회였다. 이후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우리나라 고용의 큰 몫을 차지하는 대기업의 일자리 동향을 기업별로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향후 성과 지표를 통해 주요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현황을 월별로 보고받을 계획을 밝혔다. 

 

대통령까지 나서 주요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을 챙기겠다고 밝히면서 재계는 바짝 긴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5단체는 앞 다퉈 논평을 내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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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기업은행과 낯뜨거운 ‘최초 경쟁’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한국시티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최근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선제적으로 무기계약직이나 전문계약직 등을 정규직화하고, 신규 채용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대통령이 업어줄 일자리 기업인 1호’ 칭호를 받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6월2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2017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구직자와 구인기업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단일 규모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로 평가되고 있다.

 

개막식에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 진웅성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인이 최고의 애국자”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기업인을 업어드리겠다고 했다. 그 1호가 윤종규 회장”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곧바로 화답했다. 하반기 국민은행 채용 확대와 지역대학 채용 쿼터제 운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은행 부문은 하반기 채용 확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나친 학력 선호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특성화고 지원 작업과 지역인재 쿼터제 운영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새 정부에 대한 줄서기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최근 “공무원 이력서에 학벌·학력 기재 없애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언론의 주목을 받은 ‘블라인드 면접’이었다. 지역 쿼터제를 강화하겠다는 윤 회장의 발언은 새 정부 기조와 상당 부분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이런 시각이 나온 것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지나친 억측이다”고 해명했다. 이 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채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아가는 면접을 진행했고, 합격자 400여 명에 대해서는 서류 심사 면제 혜택을 줬다”며 “(윤 회장의 발언은) 이미 시행 중인 지역 인재 쿼터제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동안 국민은행의 행보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임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고졸 채용을 장려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후 행안부는 고교 졸업(예정)자를 일반직 9급으로 선발하는 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전국 시․도와 고졸 직원 고용 채용을 약속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재계는 물론이고, 은행권 역시 고졸 채용 바람이 불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은행장들까지 나서 고졸 행원의 연수 현장을 챙길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은 IBK기업은행과 낯뜨거운 ‘최초 경쟁’을 벌이기도 해다. 국민은행 측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2011년 3월 특성화고 취업 지원을 위해 교과부와 MOU를 체결했다. 실제 입행은 10월이지만 채용은 이미 3월에 결정된 만큼 고졸 채용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국민은행”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KB금융지주의 수장은 어윤대 회장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금융권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 인사여서 낙하산 논란과 함께 ‘정권 줄서기’ 논란이 나왔다. 

 

2014년 11월 윤종규 회장 겸 행장이 취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경단녀(경력단절 여성)의 채용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국민은행은 2015년 300명의 경단녀를 채용했다. 2014년 경단녀를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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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측 “새 정부 줄서기 와전된 것”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성금회(성균관대 금융인 모임)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때문에 KB금융지주가 지난해 4월 현대증권을 1조2500억원에 인수할 때도 정치권에서 고가 매입 의혹이 일었다”며 “새 정부 기조에 맞춰 국민은행이 일자리 정책을 발표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윤 회장은 현재 연임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은행 측은 “(윤 회장의) 임기가 11월까지인 만큼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최근 역대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 2014년 전산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KB 사태’를 윤 회장이 무난하게 수습했다는 점 등을 들어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윤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정부 지분이 하나도 없음에도 인사철만 되면 외풍에 시달려 왔다”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사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외풍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을 윤 회장이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국민은행 측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게 인사나 채용 문제”라면서 “특성화고 채용이나 경단녀 채용은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해 인력 상황에 따라 채용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다. 정권 줄서기란 시각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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