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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단독] 검찰, 軍 ‘밀리토피아 입찰 비리’도 칼 겨눠

‘특정 업체 및 군 출신 낙찰’ 문제 제기하자 ‘모종의 거래’ 시도 의혹도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4(Mon) 13:01:00 | 14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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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국군복지단(복지단)의 ‘밀리토피아 골프연습장’(밀리토피아)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최근 이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 밀리토피아 입찰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검찰에 접수된 각종 문건과 녹취자료 등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들여다봤다.

 

사건의 발단은 복지단이 2014년 6월 경기도 하남 위례신도시 밀리토피아 내 매장의 운영업체 모집 공고를 내면서다. 업종은 식당과 제과·제빵, 커피전문점 등이었다. 입찰에는 최종적으로 11개 업체가 참여했다. 복지단은 6월18일 이들을 모아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6월25일 복지단은 돌연 재공고를 냈다. 실무자의 착오로 수수료율이 잘못 기재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는 공고를 낸 지 이미 2주나 지난 시점이었다. 2차 공고에서는 15%이던 한식당의 수수료율이 10%로, 제과·제빵점이 14%에서 11%로 각각 낮아졌다. 커피전문점은 10%에서 13%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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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단 사상 유례없는 재공고·2차 입찰

 

해당 재공고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복지단 사상 최초이기도 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0조에는 2인 이상의 입찰자가 없거나 낙찰자가 없을 경우, 낙찰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만 재공고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제33조에는 입찰공고 중 내용의 오류나 법령 위반사항이 발견돼 공고사항의 정정이 필요하면 남은 공고기간에 5일 이상을 더해 공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단순히 수수료율 오기가 문제여서 이를 바로잡으려 했다면, 굳이 재공고를 할 게 아니라 입찰기간을 연장하는 공고를 낸 뒤 입찰자들에게 이를 공지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군 고위간부 출신과 군 거래업체가 낙찰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입찰자들은 재공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문제는 7월8일 낙찰자 발표 과정에서 불거졌다. 재공고에서 두 개 업체가 입찰에 새로 참여했는데, 이들이 모두 낙찰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를 두고 기존 입찰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업체를 낙찰시키기 위해 사실상 재입찰을 실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이유로 현장설명회가 진행된 6월30일 이미 낙찰자를 내정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당시 낙찰자가 선정되기 전인데도 이미 낙찰자의 커피숍 브랜드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래는 그 정황을 엿볼 수 있는 한 입찰자와 그들의 조력자로 나선 복지단 출신 민아무개 대령의 통화 녹취 내용 중 일부다.

 

“현장설명회 그날, (복지단이 낙찰자인) ○○○○커피숍에 ‘서류를 준비해라’, 그리고 (○○○○커피숍은) 설명회를 참석하고 그다음 날부터 도면 그려 가지고 인테리어가 바로 시작됐대요. 그래서 (우리가) 인테리어 하는 것을 사진 찍어 (복지단 측에 항의하기 위해) 냈더니, (인테리어가 아니라) 자기들이 일단 커피숍이라고 공고를 해서 입찰을 했지만 커피숍을 할 수 있는 뭐가 있나 없나 천장을 뜯어서 봐야 한대요.”

입찰자들 사이에선 낙찰자 두 곳이 복지단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인물과 업체라는 말들이 회자됐다. 실제 한 낙찰업체의 계열사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0여 건(112억원)의 군 시설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낙찰자 역시 군 간부 출신이며, 복지단 측에서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커피숍) 프랜차이즈 하는 사람이 육군 대령인가 중령인가 예편해 가지고 원래는 그 남자가 하려고 했는데, 와이프 이름으로 써서 냈대요. (중략) 그 남자가 육사 나와서 소령으로 예편했다 하네요. 자기들은 다 알고 있어요. 감사실장한테 ‘육사 나와 가지고 중령인가 대령으로 예편했어요?’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65년생이니까 소령으로 예편했을 거예요’ 그러더라고. 그러면 다 안다는 거잖아.”

이 때문에 일부 입찰자들은 7월초 국방부 검찰단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또 서울행정법원에는 입찰무효 소송과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청와대와 국민권익위, 시민단체 등에 민원을 넣었다. 사건은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손인춘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복지단 측에 대면보고를 요구해 온 것이다. 그러자 복지단은 문제를 제기한 입찰자들과 ‘모종의 거래’를 시도한 정황도 있다.

 

“계약의 법령 몇 조에 대해 현 재판관이 이렇게 얘기하더라. 그런 얘기했더니, △△△ 중령(복지단 감사실장)이 기절을 하려고 그래. 그러지 말고 협상을 하재. 세 가지를 제안하겠다. 생각해 보고 오겠다. 녹음 잘해 가지고 왔어요. 들으면 기절할 정도로 더 큰 것을 제안했어요. 저쪽 호텔(밀리토피아 인근 밀리토피아시티)에 그쪽에 커피숍이나 웨딩홀 말을 했거든요. 그런데 내가 묻고 싶은 것은 호텔을 통째로 지금 위탁을 하는데, 거기서 자기들 마음대로 커피숍만을 떼어줄 수 있냐고요. 난 그게 궁금해요.”

실제 문제를 제기한 입찰자들과 복지단 양 측 간 ‘딜’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후 입찰자들이 각종 고소·고발을 취하한 점을 보면, 모종의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입찰자들이 고소를 취하한 시점이 손인춘 의원의 복지단 대면보고 하루 전인 7월29일이었다는 점도 이런 의혹에 무게를 싣는다. 입찰자들은 이날 오후 10시쯤 복지단 고위관계자와 면담을 한 뒤, 법원 당직실을 찾아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더 이상 이 사건에 대한 수사나 조사는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201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밀리토피아 입찰 의혹에 대한 질의가 오고 갔지만, 그뿐이었다.

 

그런데 이후 불똥은 애먼 민 대령에게 튀었다. 복지단이 2014년 8월 당시 민 대령이 근무하던 육군사관학교에 ‘군인복무규율 및 국군홍보훈령 위반 혐의로 원고에 대하여 사실조사를 하고, 징계 등 후속조치를 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이다. 입찰자들이 민 대령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한 확인서를 복지단에 제출한 것이 단초가 됐다. 국방부 측은 입찰자들이 자발적으로 제보를 해 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찰자들이 한순간 자신들을 돕던 민 대령에게 등을 돌린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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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제안 이후 입찰자 돌연 소송 취하

 

육군사관학교에서는 민 대령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복지단은 민 대령의 보직이 특전사로 변경된 2015년 5월 다시 특전사 측에 같은 공문을 발송했으나, 역시 징계는 없었다. 문제는 민 대령이 21사단으로 발령 난 지난해 7월 벌어졌다. 당시 육군본부 법무실에서 민 대령에 대한 징계조사를 벌이고 서면경고장을 부여했다. 3년여에 걸친 시도 끝에 결국 징계를 내린 것이다. 민 대령은 앞서 복지단의 내부비리를 고발한 이후 보복성 조치로 의심되는 여러 처사를 당해 왔다. 이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징계 역시 보복성 조치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래 상자기사 참조) 민 대령은 현재 서울행정법원에 서면경고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검찰은 앞서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출범시킨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했으나, 당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 캐비닛에 잠들어 있던 밀리토피아 입찰 비리 의혹을 다시 꺼내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산비리 척결을 강조해 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방산비리에 대한 조사 의지를 거듭 표명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방산비리를 반부패 청산 1호로 지목했고, 송영무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한 첫 과제도 ‘방산비리 근절’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군 관계자는 “각종 사업의 입찰을 담당하는 복지단에서 밀리토피아 입찰 비리 의혹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복지단의 모든 의혹을 풀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제보자에 ‘보복성 징계’, 반드시 응징하는 軍

 

민아무개 육군 대령은 ‘군 영내매점(PX) 납품비리’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다. 시사저널은 2015년 8월 ‘대한민국 육군 대령의 끝없는 수난’(1348호) 제하의 기사를 통해 군 PX 납품 비리 의혹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국군복지단(복지단)은 2011년부터 PX 신규 납품 품목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최고 할인 제도’를 도입했다. 일반 시장에서 판매하는 가격 대비 PX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할인 비율이 높은 품목이 낙찰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군납업자들은 이를 악용했다. 대다수 군납업체들이 시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품목을 중심으로 판매가를 부풀린 허위 영수증을 제출해 낙찰을 받은 것이다.

 

2012년 복지단 고위 실무자로 근무하던 민 대령은 비리 사실을 인지하고 군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국민권익위원회 등 외부 기관에 각종 의혹들을 고발했다. 그 결과 검찰은 2014년 10월 판매가를 부풀린 허위 영수증 등을 복지단에 제출해 입찰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비리 관련자 11명을 기소했다. 민 대령은 군 비리를 밝히고, 이를 바로잡는 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민 대령은 이후 군으로부터 보복성 조치로 의심되는 여러 처사를 당했다. 제보 직후 강제전출을 당한 데 이어, 7건의 비리 수사 의뢰 및 징계 요구 등이 쏟아진 것이다.

 

이 가운데 민 대령은 ‘상관 복종 의무 위반’으로 2013년 5월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2012년 7월 민 대령이 상관인 복지단장이 최종 결재한 보고서의 지시사항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보고서에는 경남의 한 군인아파트 쇼핑타운 내에 한 대기업 계열의 마트 입점을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민 대령은 이것이 국유재산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우려해 수의계약 대신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 국방부는 이것을 복지단장의 지시사항을 불이행한 것으로 본 것이다. 민 대령은 이와 관련해 징계처분최소 소송을 제기해 2014년 11월 승소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2015년 3월 같은 사안으로 다시 민 대령에게 ‘근신 10일’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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