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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은닉 재산의 핵심 ‘임선이 일가’ 최초 공개

최순실 친가와 외가, 이복형제 포함한 전체 가계 파악

조해수·조유빈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9(Sat) 11:01:00 | 14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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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씨 일가의 은닉 재산을 국가로 환수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행위자 소유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7월27일 발의됐다.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추진 초당적 의원 모임’이 주도한 이번 특별법에는 여야 의원 131명이 참여했다. 국세청 역시 최씨 일가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고 있다. 한승희 신임 국세청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최씨의 재산을 숨겨둔 것으로 추정되는 400개 페이퍼컴퍼니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이 흘러간 의혹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3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약 2730억원으로 파악했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2230억원, 예금 등 금융자산이 약 5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검팀은 최씨와 그의 전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등 직계비속 70명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 가운데 최씨의 어머니인 임선이씨를 주목했다. 최태민 목사의 다섯 번째 부인인 임씨가 최씨 일가의 실질적인 재산 관리인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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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의 친정 가족에게 넘어간 돈 많아”

 

“임선이는 악의 토양이자 자양분이었다.” 《또 하나의 가족-최태민, 임선이, 그리고 박근혜》의 저자 조용래씨의 말이다. 조씨는 임씨의 친손자로, 임씨가 첫 번째 남편 조동찬씨와 낳은 아들이 조씨의 아버지인 조순제씨다. 임씨는 조동찬씨가 사고로 죽은 후 최 목사와 재혼했다. 따라서 조순제씨는 최 목사의 의붓아들, 조씨는 의붓손자가 된다.

 

조씨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과정의 정점에 할머니 임선이가 있었다는 것을 확신한다”면서 “최순실 이전에 최씨 일가의 돈줄을 쥔 이가 바로 임선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씨가 관리했던 최씨 일가의 돈이 상당 부분 임씨의 친정 가족에게 넘어갔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 목사와 네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최재석씨는 “아버지(최 목사)가 돌아가실 때 임선이 앞으로 된 재산이 2000억원 정도였다. 임선이가 집안을 좌지우지했다”면서 “처가(임씨의 친정)로 넘어간 돈이 많다. 그 당시 부동산 절반 정도는 처가로 넘어갔다. 부산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큰 규모의 냉동회사라든가, 그런 게 다 넘어갔다”고 말했다.

 

임씨와 임씨의 친정 가족들이 최순실 은닉 재산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지만, 임씨 일가에 대해 알려진 바는 전무한 상황이다. 임씨의 친손자인 조용래씨조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씨의 아버지가) 1남2녀를 둔 것으로 알고 있다. (임씨에게) 임삼덕이라는 남동생이 있었다. 부산에서 비료 장사를 해서 꽤 돈도 번 것으로 안다. 임석불 또는 임석출이라는 오빠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석불이, 석불이…이런 식으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러나) 정확히는 모른다”고 밝혔을 뿐이다.

 

시사저널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임선이 일가의 가계(家系)를 최초 확인했다. 아울러 조용래씨의 증언, 최씨·임씨 일가의 친인척과 지인들의 증언 및 묘비명, 안기부의 최태민 가계도 등을 바탕으로 최순실씨의 친가와 외가(임선이 일가), 이복형제들을 포함한 전체 가계를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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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 고모, 할머니 지시로 돈 관련 업무 맡아”

 

임씨의 아버지는 임용범으로, 부인 권남순씨 사이에 2남1녀를 뒀다. 임씨는 장녀다. 조씨는 저서 《또 하나의 가족…》에서 “임선이는 소작농의 딸이었다. 임선이는 주인집 막내아들 조동찬과 사귀었는데, 조동찬의 어머니는 소작농의 딸인 주제에 감히 자기 자식을 넘본다며 임선이를 무시했다”면서 “임선이가 덜컥 임신을 했고, 조동찬은 임선이를 데리고 포항으로 이사해 신혼살림을 차렸다”고 설명했다.

 

임씨의 오빠가 임석불 또는 임석출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이름은 임삭불로, 임씨의 4살 아래 남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삭불씨는 부인 이◯이씨 사이에서 2남2녀를 뒀다. 임씨의 막내 동생인 임삼덕씨는 이◯수씨와 결혼했고 1남2녀의 자녀가 있다. 조씨는 “할머니(임선이)가 중학생이던 큰딸 최순영을 남동생인 임삼덕의 집에 맡겨 놓은 적이 있다”면서 “가계를 책임졌던 할머니가 돈이 바닥나자 부산에 사는 임삼덕에게 장사할 자리를 하나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는 부산으로 이사해 양말장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최순실씨는 첫번째 남편인 김영호씨 사이에서 ‘김◯경’이라는 딸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안기부의 최태민 가계도를 보면 최씨와 김씨는 1982년 결혼해 3년 뒤인 1985년 이혼한 것으로 기록돼 있을 뿐, 딸의 존재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조씨는 “최순실의 첫 남편은 이혼 후 역삼동 집으로 찾아와 식모가 등에 업고 있던 딸아이를 데리고 뒤도 안 보고 떠났다”면서 “그 이후로 최순실은 딸의 그림자도 못 보고 살았다”고 말했다.

 

임씨의 친정 가족들은 최씨 일가의 막대한 부를 탐냈던 것으로 보인다. 임씨가 부산에 있던 작은 여관 건물을 조순제씨에게 넘겨주려고 하자 임삼덕씨가 “누부(누이)요. 그 건물 내 주소. 안 그라마 내가 자형(최태민)한테 순제 줄라 칸다고 얘기할라요”라고 협박했다고 조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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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이후 뭉칫돈 들어와”

 

임씨의 친정 가족들이 최태민 일가가 재산을 부정 축재하던 시기에 상당 부분 역할을 맡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씨는 기자에게 “‘옥이 고모’라고 불렀던 사람이 기억난다”면서 “옥이 고모는 할머니(임선이)의 지시에 따라 아버지(조순제)와 돈 관련 일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조순제씨는 최 목사가 주도했던 대한구국봉사단·대한구국여성봉사단·새마음봉사단 등에서 홍보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대학교 이사장을 지낼 때 영남대가 1인 주주였던 영남투자금융의 전무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순제씨는 최 목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호 아래 부정 축재를 일삼았던 시절, 최 목사의 최측근이었다. 임씨가 친아들인 조순제씨와 조카인 ‘옥이 고모’에게 남편 최 목사의 사업을 보좌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임씨는 최 목사의 사후는 물론 생전에도 최씨 일가의 모든 재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목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종했다면 최 목사의 뒤에는 임씨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순제씨는 어머니인 임씨에 대해서 “그 할매(임선이)는 보통사람이 아니다. 만일 학교라도 다니고 공부를 했더라면 나라를 들었다 놨다 했을끼다. 여자 치마 들추기에만 정신 팔린 정신병자 수준의 최태민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할매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용래씨 역시 “임선이는 달러장사와 일수놀이로 잔뼈가 굵은, 다시 말해서 돈 냄새와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을 읽어내는 감각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여자였다”면서 “임선이는 낚시꾼 최태민이 끌어올린 물고기가 사실은 월척 정도가 아니라 용을 낚아 올린 것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진짜 낚시꾼은 임선이였고, 최태민은 임선이가 낚싯바늘에 꿰놓은 미끼였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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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일가는 경제공동체”

 

최씨 일가가 2700억원대의 자산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1979년 10·26사태 이후 최씨 일가에 건네진 ‘뭉칫돈’ 때문이었다. 조순제씨는 2007년 남긴 녹취록에서 “최씨 일가의 생활은 원래 아주 어려웠다. 먹고살기가 어려웠을 지경”이라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뭉텡이 돈이 들어왔다. 지금 셋(최순실 자매)이 갖고 있는 돈(당시 1000억원 이상)이 10·26 후에 생긴 돈이다. (이 돈이) 전부 다 그쪽(최태민 일가)으로 다 갔다”고 진술했다. 조순제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돈을 최씨 일가로 옮기는 일을 했는데, 금·달러·채권 뭉치는 물론 외국 은행의 비밀계좌에서도 수십억원의 자금이 최씨 일가에 들어왔다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막대한 자금은 1994년 최 목사 사망 후 임씨의 수중에 고스란히 떨어지게 됐다. 임씨는 이를 종잣돈 삼아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 서울지방국세청이 1999년 작성한 ‘임선이·최순실·정윤회 관련조사’에 따르면, 1980년부터 1996년까지 30여 건의 부동산 매매가 이뤄졌다.

 

조순제씨는 10·26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씨 일가에 자신의 재산을 몰아준 것에 대해 “불가사의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씨 일가의 돈은 박 전 대통령의 돈과 다름없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1990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이사할 때 임선이씨와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사저 관리비와 인테리어 공사비까지 대납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1998년 정계에 입문한 후에는 의상 제작비·의상실 임차료·직원 급여 등도 책임졌다. 즉,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일가가 ‘경제공동체’를 이뤘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과거 선거자금 역시 임씨가 해결했다. 17년간 최씨 일가의 차량을 몰았던 김아무개씨는 “1998년 4·2보궐선거 때 할매(임씨)가 ‘우리 딸 넷하고 나까지 해서 5000만원씩 내서 2억5000만원인데, 네가 잘 가지고 내려가라’고 말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용래씨는 “선거자금은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최태민은 죽었지만 박근혜에게 대를 이어 충성하는 최순실과 임선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임선이는 직접 장을 봐와서 운동원들의 식사를 챙겼다. 운동원들에게 봉투를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백성(임선이)이 할 일이 있고 왕(박근혜)이 할 일이 따로 있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시사저널이 파악한 최씨의 친가와 외가(임선이 일가), 이복형제를 포함한 전체 가계도에 속한 사람들은 50여 명에 이른다. 특검도 최순실 일가와 참고인을 수차례 소환해 조사했지만 수사 기간과 방식에 한계가 있어 부정 축재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의 첫 번째로 ‘적폐 청산’을 꼽으며 최씨 일가의 불법 재산을 환수할 것임을 분명히 한 가운데, 최씨 일가가 부정하게 모은 국내외 재산의 환수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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