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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고령’ 이동국 104번째 A매치 가능할까

신태용 감독 한마디가 낳은 국가대표 선발說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8.01(Tue) 08:00:00 | 14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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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전북 현대)은 현재 한국프로축구 K리그의 최고령 선수다. 동갑내기인 김용대(울산 현대), 현영민(전남 드래곤즈)과 함께 1979년생 현역 선수인 그는 ‘마흔’을 목전에 두고 있다. 프로야구에는 1976년생(이승엽·이호준·임창용) 현역 선수가 있지만, 축구는 운동량이 월등히 많아 세계적으로도 40대 선수를 보기 어려운 종목이다.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적은 골키퍼 포지션 정도가 40대 선수를 배출한다.

 

프로 무대에서 조카뻘들과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야 할 이동국의 최근 경기력이 예사롭지 않다. 3~4일 간격으로 격전이 치러지는 K리그 클래식에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 2도움)를 기록했다. 특히 22라운드 FC서울 원정에서의 맹활약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후배 김신욱과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은 예리한 크로스로 전북의 선제골에 시발점 역할을 했다. 후반 32분에는 완벽한 추가골을 직접 만들어냈다. 전반 중반의 발리슛과 후반 초반 골대를 강타한 슛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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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만 좋다면 이동국도 뽑을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 막내 대박이(본명 이시안)를 비롯한 다섯 아이들을 데리고 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고정 출연 중인 그는 선수보다 방송인으로 더 인기를 끌었다. 본인도 “월드컵을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 예능 출연 후 더 많이 알아본다”고 말할 정도다. 최고의 인기를 누린 1990년대 말보다 더 많은 CF를 찍으며 승승장구했다.

 

방송으로 인해 선수 이동국이 가려진 듯했지만 사실 그 2년 동안에도 그는 K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2015년 18골, 2016년 17골을 기록했는데, 2년 동안 K리그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동국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국내 선수는 없다. 지난해에는 전북의 아시아 정복에 기여하며 프로 선수로서의 정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클럽월드컵 출전을 경험했다.

 

하지만 국가대표에선 완전히 멀어진 상태였다. 그의 마지막 A매치 출전은 2014년 10월 열린 코스타리카전이다. 성적 부진으로 최근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부임 초기에 이동국을 선발했지만, 2015 AFC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배제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박주영을 빼고 이정협·지동원·석현준 등을 적극 발탁해 공격진의 세대교체를 추진했다. 이동국 본인도 최근까지 인터뷰에서 “대표팀은 이제 젊은 후배들이 경쟁할 자리다. 나는 소속팀에 계속 집중하고 싶다”며 마음을 비웠다. 3년 가까이 멈춘 A매치 103경기 출전 33골로 그의 국가대표 경력이 마침표를 찍었다고 모두 믿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깬 것은 새롭게 대표팀 수장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의 말 한마디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부진으로 사실상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선수 선발 원칙에 대변화를 예고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했던 전임 감독과 달리 그는 “나이, 소속팀은 상관없다. 오직 현 시점에서의 기량이 중요하다. 위기의 대표팀을 위해선 경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량만 좋다면 이동국도 뽑을 수 있다”는 말로 인식 전환의 의지를 전했다.

 

이동국도 선발할 수 있다는 말은 상징적 표현처럼 들렸다. 기성용·손흥민·구자철 등이 부상 여파로 운명의 이란전, 우즈베키스탄전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할 K리거들의 분발을 촉구했다는 게 신태용 감독의 진의로 분석됐다. 염기훈·박주영·양동현·이종호 등은 실제로 동기 부여를 받은 듯 좋은 활약을 펼치며 신태용호(號) 승선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이동국도 맹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설이 급부상하던 시점에 포항과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첫 멀티골(2골)을 터트린 이동국은 교체로 출전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성과를 보였다. 선발 출전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서울전에서의 맹활약은 우리 나이 서른아홉인 이동국의 국가대표 복귀를 둘러싼 뜨거운 여론에 확실히 불을 붙였다. 특히 이날 경기는 신태용 감독이 현장에서 직접 관찰 중이었다. 이동국은 후배인 박주영과의 맞대결에서도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슛 템포가 가장 빠르다. 볼 소유 능력과 연계 플레이가 더 좋아져 전성기가 돌아온 것 같다”는 호평을 남겼다. 이동국을 계속 관찰해 온 최강희 감독은 컨디션과 경기력만 놓고 보면 다시 국가대표로 뽑힐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체 회복 능력은 여전히 팀 내 1위다. 골 감각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팀 동료이자 국가대표인 이재성·김신욱 등도 “지금 경기력이면 대표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력만 보면 국가대표 자격 충분”…변수는 부담감

 

현재의 몸 상태와 기량이 대표팀에 갈 수 있는 자격이라면, 베테랑인 그가 복귀하면서 대표팀에 가져다줄 화학작용은 명분을 채워준다. 슈틸리케호가 최종예선에서 부진을 넘어,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온 것은 베테랑 부재가 컸다. 그 부분에서 이동국의 가치가 다시 올라갔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 생활 말년에 헌신까지 갖췄다. 선발이든 교체든 항상 제 몫을 해 주며 확실한 리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동국은 득점 여부에만 집중하는 전형적인 공격수였다. 교체 출전할 때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은 교체로 나서도 경기 흐름을 바꾸는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다. 선발이 아닌 조커로라도 대표팀에 이동국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변수는 기대에 비례하는 부담감이다. 이동국의 최근 회춘한 경기력에 기대하는 이도 많지만, ‘또 이동국이냐’는 반응을 보이는 쪽도 많다. 엇갈린 여론 속에 이동국을 선발했다가 실패할 경우 신태용 감독과 선수 모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때도 예선에서 발탁됐지만 비슷한 상처를 받으며 본선에 가지 못했던 이동국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 때문인지 이동국은 거듭되는 대표팀 관련 질문에 “국가대표를 위해 뛰는 게 아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은 이동국에게 한(恨)이 서린 무대다. 월드컵 득점은 그가 이루지 못한 마지막 꿈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황선홍은 월드컵에 대한 자신의 아쉬움을 동기 부여로 전환해 첫 승과 16강 진출의 문을 여는 중요한 득점을 해냈다. 육체적으로 여전히 강하고,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한 이동국도 위기에 빠진 대표팀에 그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이동국은 과연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에 나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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