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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당신의 테슬라 ‘모델3’는 제때 도착할 수 있을까

사전 주문 50만대 돌파한 ‘모델3’의 생산능력에 의구심 뒤따라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8.05(Sat) 15: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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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주목 받을수록 내연기관 자동차의 미래는 위태롭다. 여전히 자동차 시장의 패권은 내연기관이 쥐고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차세대 자동차의 흐름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보쉬(BOSCH)의 변신이 대표적이다. 보쉬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1위 업체다. 2015년 독일 레닌겐에 완성된 지그재그로 멋지게 지은 연구센터를 짓기 위해 보쉬는 3억1000만 유로(4148억원)를 들였다. 준공식 날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직접 찾아 축하했으니 그만큼 중요한 건물이었을 거다. 

 

이 건물에는 약 1700명의 연구자가 모여 자동차 업계에 앞으로 몰아칠 지도 모를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혁신’이란 단어에 어울릴만한 주제가 많다. 자율주행이나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 전기자동차 등이 그렇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보쉬가 거느리고 있는 자동차 관련 연구진과 기술진 약 3만4000명 중 3분의 1 정도인 1만여 명이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연구에 힘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보쉬의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대변하고 있다. 내연기관을 달고 굉음을 내는 자동차 대신 수천만 줄 이상의 코드로 구성된 전기차의 흐름에 올라 탈 준비를 하고 있는 보쉬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은 하나 둘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고 있고 그 이유 중 하나가 테슬라 모터스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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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데 어려움을 겪은 적 있어

 

테슬라는 7월29일 첫 보급형 세단인 ‘모델3’ 출시 행사를 열었다. 2008년 전기차를 처음 생산한 테슬라는 그동안 14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기차지만 테슬라의 물건은 저렴하지 않다. 그동안 출시된 주요 차량은 1억원을 호가하는 ‘모델S’와 ‘모델X 크로스오버’다. 반면 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는 모델3는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 아이템이다. 

 

보급형이라고 하지만 이 차, 장난이 아니다. 차량 속도는 시속 60마일(약 시속 96km)에 도달하는 데 6초면 충분하다. 완충 시 주행거리도 346km에 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대량 생산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자동차”라고 이 차를 정의했다. 그리고 여기에 좀 더 덧붙일 만한 말을 했다. “저렴하지만 가격 이상의 상징적인 게 있다. 이걸 사면 앞서가는 기분이 든다.”

 

지난해 모델3 양산 계획이 공개되고 사전 예약을 받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3만5000달러(3950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3(풀옵션을 장착하면 5만9500달러까지 올라간다)의 사전 주문은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5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닛산 리프의 총 판매 대수가 35만대니 엄청난 인기다. 하지만 이런 인기는 테슬라의 도약 가능성을 증명하지만, 반대로 숨겨진 약점을 드러낼 수도 있다.

 

테슬라의 팬과 머스크의 열렬한 지지자조차 모델3를 약속한 배송일까지 받을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는 게 문제다. 과거에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데 어려움을 겪은 테슬라다. 모델X의 경우 배송일까지 생산하려면 공정이 너무 복잡했다고 테슬라 스스로 인정한 적도 있었다. 테슬라가 시판한 3가지 차종인 모델S, 모델X, 로드스터는 처음 등장했을 때 공표한 배송일을 지키지 못했다.

 

왜 그런지는 테슬라의 독특한 생산 양식을 보면 알 수 있다. 테슬라의 대량 생산과 자동차 메이커의 대량 생산은 의미가 다르다. 전통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효율성을 위해 부품 제조를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테슬라는 자사에서 생산하는 부품이 많다. 그래서 자동차 메이커와 달리 높은 수준의 수직 통합과 제어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네바다 주에 ‘기가 팩토리’라는 배터리 공장을 2018년까지 완공할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처럼 배터리와 시트 같은 것들을 다른 자동차 메이커는 외부에서 공급받지만 테슬라는 직접 제조해 전기차에 넣는다. 

 

이런 생산 양식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델3의 생산은 순조로울 수 있을까. 테슬라의 8월 생산 예정 대수는 불과 100대에 불과하다. 1000달러를 계약금으로 넣은 50만명의 예약자들이 실망할 얘기다. 하지만 머스크는 9월에는 1500대, 12월에는 2만대까지 생산을 늘릴 거라고 밝혔다. 그리고 2018년의 목표 생산 대수는 무려 50만대며 2020년에는 연간 1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정도라면 GM과 폭스바겐,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가 보유한 연간 생산 능력의 10분의1 정도다. 하지만 이정도로도 테슬라의 위상은 자동차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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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앞으로 6개월간 ‘생산 지옥’을 경험할 것”

 

머스크는 자신감에 넘친다. 테슬라의 공장은 고도로 자동화된 생산라인이며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한다. 모델3 생산라인은 배치된 인력을 점차 줄여나가도록 설계돼 있다. 최종적으로는 완전 무인 상태를 목표로 한다. 생산 속도의 증대를 위해서다. 

 

하지만 언론들은 머스크의 말대로 드라마틱한 생산 속도의 향상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GM의 경우 생산량이 가장 큰 공장의 경우 50만대의 자동차를 만든다. 하지만 이 정도 시설이 생산 능력을 제대로 입증하려면 내구성 테스트 등 각종 체크포인트를 거쳐야 했다. 생산 규모 역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확대해 왔다. 반면 머스크의 말대로라면 테슬라는 생산 설비의 약점을 찾아 수정을 해가면서 동시에 엄청난 기세로 생산량을 확대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그런다고 전통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적으로 수작업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최첨단 조립 라인을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시간 약 60대, 8시간 작업하는 2교대 라인은 하루 약 1000대의 자동차를 만들어 낸다. 전형적인 조립 라인이다. 이론적으로 이런 1개의 조립 라인은 연간 최대 25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3교대라면 생산량은 늘어난다) 하지만 공급 업체의 부품 수급 문제나, 기계 고장, 품질 문제, 노동 문제, 설계 변경 등을 고려하면 25만대의 생산 능력은 10만~15만대 정도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반대로 말하면 머스크의 구상이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란 얘기다.

 

모델3 출시 행사에서 머스크는 “테슬라는 적어도 앞으로 6개월간 ‘생산 지옥’을 경험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 직원들 앞에선 머스크는 지옥의 시간을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했다. 머스크의 구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델3를 기다리던 예약자도, 테슬라에 막대한 돈을 넣은 투자자도 똑같이 지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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