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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중국 철도와 경제 발전의 속도는 비례한다

[조창완의 중국 다시 보기] 폴 서로우의 《중국기행》에 묘사된 쓰레기 중국 기차 옛말

조창완 중국 전문 컨설턴트 ㅣ | 승인 2017.08.10(Thu)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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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시사저널은 이번 주부터 격주로 ‘조창완의 중국 다시 보기’를 연재한다. 필자 조창완씨는 우리가 흔히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을 상당 부분 바로 잡아줄 것이다. 한국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1999년부터 중국 유학을 계기로 톈진에서 거주하기 시작한 조창완씨는 현재 양국을 오가며 중국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유니월드(www.uwstar.com) 한국지사장, ‘차이나리뷰’ 편집장, 알자여행(www.aljatour.com) 대표 등을 맡고 있으며,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여행지 50》 등 14권의 중국 관련 책을 냈다.

 

1980년대 중반 중국을 여행한 폴 서로우는 《중국기행》이라는 책에서 중국 기차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들은 항상 침을 뱉었다. (중략) 그들은 양 볼로 바람을 빨아들인 후, 캭 하고 뱉는다. 그리고 히죽 웃고, 입을 다물고는 몸을 뒤로 기댄다. (중략) 그들은 절대로 멀리 뱉지 않는다. 기껏해야 선 자리에서 몇 센티 정도로 바로 발아래 뱉는다.’

 

중국인의 습관 중에는 말 그대로 ‘습관(習慣)’이 되어 황당한 것이 아주 많다. 필자도 10년간 중국에서 생활했기에 그런 일을 많이 겪었다. 우리가 보기에 비위생적이고 무질서한 것이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럴까. 필자는 이런 관점을 가진 이들에게 폴 서로우가 중국인을 보는 창구였던 기차를 다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폴 서로우의 시선은 오리엔탈리즘에 바탕을 둔 서구적 시각의 하나로 그의 말은 이미 상당 부분 틀린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그는 ‘쿤룬(崑崙)산맥으로 인해 기차는 영원히 라싸(티베트 수도)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썼으나, 칭장(靑藏)열차가 생기면서 기차는 해발 4767m 쿤룬산 입구는 물론이고 5072m 당고라(唐古拉)산 입구마저 넘어 달리고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옆길을 통과해 인도로 향한다는 복심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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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중국 기차 내 쓰레기 투기 사라지기 시작

 

폴 서로우가 느낀 중국 기차에 대한 풍경을 필자라고 느끼지 못할 리 없다. 1998년 10월에 만난 중국 첫 기차는 정말 혼잡하고 어지러웠다. 필자는 그 길에서 중국 최고의 문화 여행 작가 위치우위(余秋雨)가 탔다는 장사행 기차를 생각했다.

 

위치우위는 문화대혁명 중간에 쫓기듯 기차에 오른다. 아무런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당시에 기차 요금은 없었다. 대신에 기차는 언제 출발할지, 언제 도착할지를 예측할 수 없어 떠도는 말과 같았다. 그때 위치우위는 운명처럼 창사에 내렸고 뭔가에 끌리듯이 악록서원을 방문했다. 악록서원은 주자는 물론이고 왕양명·왕부지·증국번·좌종당 같은 명사가 배우고 강학한 곳이다. 모택동 역시 이곳과 인연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문화대혁명 광풍이 휘감고 있었다.

 

필자 역시 중국 기차가 참 더럽다고 느낀 1998년 취재 여행을 마치고 나서 1년 후 중국에서 살게 됐다. 그래서 알게 됐는데, 중국에서 기차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2000년이 들어서고 얼마 되지 않아 중국 기차는 변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쓰레기 투기나 흡연을 방관했던 열차 승무원이 기차를 청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손님이 버린 쓰레기를 끝없이 치우기 시작했고, 담배를 피우는 손님을 꾸짖기도 했다.

 

1년쯤 지나자 고급 침대칸 사람은 쓰레기 투기를 멈추기 시작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해가 더 지나자 일반 침대칸 사람도 쓰레기 투기를 멈췄다. 그리고 다시 1년여가 지나자 일반 칸에서도 쓰레기 투기가 없어졌다. 2006년 즈음에는 기차에서 쓰레기 투기가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1~2년이 더 지나자 중국인이 기차에서 가장 즐기는, 해바라기 씨를 까먹는 습관조차 줄어들었다. 해바라기 씨는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음식이라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쓰레기 처치가 곤란해지자 수십 년 동안 해오던 습관을 버리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중국에서 어떤 질서를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벌금을 내게 하는 것인데 기차는 이런 징벌을 활용하지 않고도 승무원의 솔선수범으로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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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속철도, KTX보다 발전 속도 빨라

 

기차 속도는 중국의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다. 1999년 10월 말, 톈진에서 유학 중이던 필자는 시드니 올림픽 축구 예선 취재를 위해 상하이를 찾았다. 8만명을 수용하는 이 구장에서 한국팀은 중국인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이동국의 동점 골로 무승부를 기록해 올림픽 진출이 거의 확정됐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톈진행 기차를 탔다. 오후 3시경 어렵사리 암표를 구해 탄 톈진행 기차는 이틀 후 새벽에나 도착하는 완행열차였다. 표를 구한 후 바로 기차에 올랐기에 톈진에 있는 아내에게는 연락도 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이동전화가 없어서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지루한 여행을 마치고 톈진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거의 탈진 상태였다. 그때는 신혼 2개월째라서 상하이발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마다 역에 나와 내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확인했던 것이다. 중국어가 서툰 내게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하고 걱정했던 모양이다. 물론 그때도 급행열차가 있었지만 빨라야 20시간 전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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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 기차는 괄목상대라는 말이 어울리게 급변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사이를 서른 시간이 넘게 달리던 기차는 얼마 되지 않아 없어졌고, 이동 속도는 급속히 빨라졌다. 완전히 새로운 철로를 건설해 운행하는 고속열차 까오티에(高鐵)는 2012년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는데, 베이징남역에서 상하이 홍교역까지 1318km를 최고 4시간48분 만에 도착했다. 그것도 실제 운행 가능 속도는 시속 400km 이상이지만 안전 문제로 시속 300km를 넘기지 않고 달린 속도였다. 올 6월27일에는 시진핑 시대를 의미하는 100% 중국산 고속철 푸싱호가 베이징-상하이를 운행했는데, 두 곳을 움직이는 시간은 기본 350km에 최고속도 구간은 400km까지 달린다.  

 
2016년 말 중국이 운행하는 고속철도 구간은 2만2000km다. 약 10년 후인 2025년에 예정된 운행 거리는 총 3만8000km다. 중국에 고속철도가 생긴 것이 2008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별 문제 없이 중국 정부는 이 계획을 추진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속철도인 KTX가 첫 개통한 것이 2004년인데, 뒤늦게 개통한 중국 고속철도가 10년 후면 경부선 100배에 달하는 고속철도 망을 구축하는 것을 보면 그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다.

 

기존 4×4 구획에서 확장된 8×8구획으로 만들어지는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중국 전역이 철도로 하루 경제권에 들어오는 것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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