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도지사의 부역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류순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이 결국 교체됐다.
대타는 한경호(54)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부시장이다. 류 권한대행이 한 부시장의 자리로 이동해 맞교대한 셈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업(UP)-다운(DOWN)의 전형이다.
류 권한대행은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전 도지사의 '꼼수 사퇴' 동조 논란과 간부 공무원의 선거 개입 혐의를 받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시방석 같은 자리를 유지해 왔다. 지난 7월에는 '여성가족정책관'의 조직을 개편하려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서울법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를 거쳐 행자부에서 주요 요직을 밟아오다가 지난해 2월 대전시 행정부시장에서 경남도 부지사로 부임했던 류 대행은 '홍 전 지사의 사람'이라는 낙인을 안은 채 쓸쓸히 도청을 떠나게 됐다.
차관급인 1급 관리관이라는 자리가 공직자로서 최정점에 달했다는 명예와 함께 정치적 여건에 따라 한번에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류 대행의 사례가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동정론도 경남도청 안팎에서는 흘러나오고 있다.
한 신임 대행 "도지사 출마 안한다"
이에 반해 8월17일 취임하는 한경호 관리관(1급 공무원)은 공직을 시작한 경남도에서 내년 7월 출범하는 민선 7기 도지사가 부임할 때까지 사실상 도정을 이끄는 행운을 잡았다.
진주 출신인 한 관리관은 진주고와 경상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기술고시(20회)에 합격한 뒤 경남도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도 농업정책과장, 기획관, 사천시 부시장 등을 지냈다.
중앙부처에서는 행정자치부 혁신담당관, 국무총리실 행정자치과장,소방방재청 기획조정관, 안전행정부 윤리복무관,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분권국장, 정부청사관리소장,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부시장을 거쳤다.
특히 한 관리관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번 인사 이전에 내년 지방선거에 경남도지사나 진주시장 선거 출마 예상자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그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와 관련, 한 관리관은 취임에 앞서 경남도지사 출마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최근 경남지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번 권한대행은 지방선거를 차질없이 치르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며 "새 도지사 취임 전까지 도정공백이 없도록 권한대행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