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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없는 병원, 이번엔 실현될 수 있을까

[노진섭 기자와 건강 챙기기]

노진섭 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6(Wed)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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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병원에는 독특한 물건이 있습니다. 환자가 누워있는 침상 밑에 주로 두는 간이침대입니다. 미국 등 외국의 병원에는 없는 물건입니다. 이 간이침대는 보호자가 사용합니다. 우리는 가족이 아프면 다른 가족이 간호하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간이침대에서 불편한 쪽잠을 자면서도 가족을 간호합니다. 그런데 옆 침상 환자의 신음, 기구 운반 소리, 화장실 소리, 의료기기 소리 등에 시달리다 보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때에 맞춰 제대로 소독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낡고 먼지 풀풀 날리는 간이침대에 수많은 환자 가족과 간병인이 눕습니다. 멀쩡한 보호자가 병에 걸릴 지경입니다. 보호자는 환자의 식사, 화장실 이용 등을 돕습니다. 의사나 간호사도 으레 보호자를 찾아 이런저런 주문을 합니다. 간호의 책임이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겨진 우리의 후진적인 의료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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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병원에서 환자 옆에 24시간 일반인이 붙어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감염을 방치하는 꼴입니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의 절반 이상은 응급실에서 감염됐습니다. 환자와 일반인을 격리해서 치료하는 곳이 병원이어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연말부터 전국 모든 병원에서 응급실에 출입하는 보호자 수를 1명으로 제한한 것도 병원 내 감염을 막으려는 조치입니다. 환자를 보호하느라 보호자는 생업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가난한 사람은 병원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집니다. 결국, 극단적인 길을 택하는 이른바 ‘간병 자살’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정부가 이를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환자와 보호자 모두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간병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며 “간병이 필요한 모든 환자의 간병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 보호자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보호자 없는 병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보호자 없는 병원. 외국에서는 당연한 것을 우리는 이제서야 합니다. 간호·간병 인력과 돈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돈을 쓰는 것이 우리 건강과 생명을 담보 잡히는 것보다 쉽고 안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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