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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기 해결할 구원 투수로 주목받는 북유럽

중립국 스웨덴, 분쟁해결사 노르웨이가 중재자로 거론되는 이유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7(Thu) 17: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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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 넘긴 걸 지도 모르겠다. 북한이 8월10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으로 미군 괌 기지 주변을 ‘포위사격’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뒤인 11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공개하면서 한 때 북미간 충돌은 격화됐다.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게 된다. 사거리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 해상수역에 탄착 될 것이다.”

북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의 실행 의지는 미국과 한국을 자극했다. ‘인내심의 한계’를 먼저 언급한 쪽은 미국이었다. “김정은이 괌에 무언가를 하려 한다면 누구도 전에 보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나오자 한반도 8월 위기설이 증폭됐고, 전쟁은 실현 가능한 옵션처럼 얘기됐다.

 

8월14일,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은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괌 포위사격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자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한발씩 물러난 것은 결국 전쟁이 아닌 외교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갈등의 중재를 통한 국면 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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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을 ‘정직한 중재자’로 생각하는 북한

 

중재자는 누가 될까. 미국이 무역 전쟁까지 선포한 중국일까, 북한이 최근 친밀함을 표현하고 있는 러시아일까. 하지만 의외로 멀리 떨어진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스웨덴을 주목하는 눈도 있다. 

 

뉴스위크는 “스웨덴이 갈수록 국제적인 고립이 강화되는 북한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북미간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스웨덴이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를 이용해 ‘중재자’로 일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라고 되물었다. 

 

뉴스위크가 스웨덴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스웨덴과 북한의 관계 맺음 역사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스웨덴이 1970년대에 수출한 대량의 볼보자동차는 지금도 북한의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그 대금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하며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양국 관계에 포인트를 뒀다.

 

한반도는 아직 평화 상태가 아닌 휴전 상태다. 중립국인 스웨덴은 중립국감독위원회의 멤버로 한반도 문제에 참여해 왔다.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1975년 평양에 대사관을 세웠는데, 여기에는 북한의 신뢰가 깔려 있었다. 당시 스웨덴은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비동맹 운동의 한 축을 맡았고 국제무대에서 한 쪽으로 쉽게 쏠리지 않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곳도 스웨덴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세계식량계획(WFP)의 ‘국제사회 대북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에 도달한 각국 인도주의적 지원은 2640만 달러였다. 지난 해 같은 기간 3400만 달러에 비하면 22% 감소했다. 특히 북한에 계속 지원해 왔던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지난해 7개국에서 올해 6개국으로 줄었다. 하지만 스웨덴은 올해도 지원국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런 역사 때문에 서방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북한이지만 스웨덴만은 서구와 소통해야 할 때 ‘정직한 중재자’로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스위크는 “스웨덴은 베일에 쌓인 북한 정부의 외교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서방 국가의 시민이 북한에서 문제에 휘말릴 때 스웨덴은 서방을 대표해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8월9일 북한에서 풀려난 캐나다 국적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 게 스웨덴이었다. 임 목사는 2015년 1월, 북한 나선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다 반국가 활동 혐의로 체포된 뒤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받고 복역하고 있었다. 임 목사가 풀려난 뒤 마르곳 발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북한에서 우리의 존재가 대화와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스웨덴은 이 역할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의미를 뒀다.

 

아직 스웨덴 외무부는 북한과의 소통을 단순한 영사 임무 이상으로 두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핵 위기 해결책과 같은 무거운 역할과는 거리를 둔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중재자로 누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미국과 북한 양쪽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스웨덴이 우선 후보로 거론된다는 게 뉴스위크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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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격화된 북미 갈등, 노르웨이가 중재자 돼 달라”

 

스웨덴을 대신해 노르웨이도 중재자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노르웨이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4월29일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특별기 안에서 교황은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너무 가열되고 있다”며 “나는 항상 외교적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황은 직접 협상을 중재할 제3국으로 노르웨이를 꼽았다.

 

노르웨이는 역사적으로 세계 각지에서 분쟁을 중재해 온 실적이 있다. 1993년 중동 분쟁을 마무리하며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탄생시킨 ‘오슬로 협정’에서 중재자 노릇을 했다. 1996년 내전에 휩싸인 과테말라를 평화협정 체결로 인도해 36년간의 분쟁을 종결시키는 중재자도 노르웨이의 몫이었다. 스리랑카에서도 노르웨이가 나섰다. 26년간 계속된 스리랑카 정부와 반정부군인 '타밀반군'(LTTE)의 내전을 종결짓는 역할을 맡았다. 이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분쟁의 중재자로 존재감을 보인 국가가 노르웨이다.

 

노르웨이가 두각을 나타내는 건 스스로의 이해를 배제하고, 장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가며,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분쟁 당사자들도 안심하고 협상할 수 있는 국가로 인식한다는 얘기다. 

 

그럼 정말 노르웨이가 북핵 문제에 중재자가 될 수 있다는 교황의 얘기는 실현될 수 있을까. 뉴스위크는 “2006년 노르웨이 언론에서 북한 당국이 국제 사회와의 중재를 노르웨이 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민간 부문에서도 북한과 노르웨이는 접점이 있다. 북한은 2016년 5월 노르웨이 출신 예른 안데르센을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물론 이런 인연들 탓에 북핵 해결사로 노르웨이가 주목 받았지만 교황의 말이 실현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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