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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10대들 여기 다 나와 있는 것 같다”

8월12일 열린 ‘2017 스톡홀름 한국 문화제’ 현장 취재기

이석원 스웨덴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8.21(Mon) 14:30:00 | 14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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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스웨덴 왕의 정원이었던 쿵스트래드고덴(Kungsträdgården). 17세기 이후로 스웨덴 왕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었고, 지금은 스톡홀름 시민들이 가장 아끼고 애지중지하는 공간. 하지만 적어도 8월12일 이 공간은 스웨덴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그리고 그 한국에 관심을 가지는 스웨덴 사람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흥겨운 축제의 마당이 됐다.

 

주 스웨덴 한국 대사관이 주최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2017 스톡홀름 한국 문화제(Stockholm Korean Culture Festival 2017)’가 8월12일 낮 12시부터 스톡홀름 시내 중심인 쿵스트래드고덴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는 크게 중앙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한지 공예, 전통 놀이, 한복, 한식 만들기 그리고 K팝 등의 체험 공간, 한국의 전통적이면서도 스웨덴이라는 공간과 어울리는 한국의 음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나눠졌다.

 

잔비가 내리는 듯 마는 듯, 다소 궂은 날씨 속에 낮 12시 김덕수씨가 이끄는 ‘한울림’의 사물놀이로 시작된 공연은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한국 전통 무용단 ‘춤추리’, 그리고 4인조 걸그룹 ‘하이틴’의 공연으로 이어지면서 축제 현장을 찾은 스톡홀름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한국 교민에 비해 훨씬 많은 스톡홀름 시민들은 생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공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태권도 시범 때는 환호와 탄성을 지르며 경탄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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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5000여 명 참가한 축제의 장

 

오후 2시를 넘기면서 축제 현장을 찾은 한국 교민과 스톡홀름 시민들이 급격히 많아져 현장은 혼잡했다. 특히 체험 행사가 열리는 천막들은 독특한 한국 문화를 경험해 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역시 한국의 K팝이었다. 진행자를 따라 한국 아이돌의 춤을 배우는 천막 앞에는 한꺼번에 수십 명의 스웨덴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아이들이 ‘빅뱅’이나 ‘방탄소년단’ 등의 노래를 합창하며 일사불란하게 춤을 추는 모습을 지켜본 한 스톡홀름 시민은 “스톡홀름 10대들은 여기 다 나와 있는 것 같다”며 그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K팝을 배우느라 땀까지 흠뻑 흘린 스톡홀름의 고등학생인 레베카(17)는 “전부터 한국의 아이돌 춤을 배우고 싶었는데, 환상적이었다”며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고 한껏 흥분된 느낌을 털어놓기도 했다.

 

돼지갈비와 불고기, 잡채와 비빔밥 등으로 진수성찬이 차려진 푸드 존에는 한꺼번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련된 테이블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음식을 들고 부근 공원의 벤치 등에 흩어져 앉아 한국 음식을 즐겼다. 다만 일부 참가자들은 음식 값이 적지 않게 비싼 점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3년 동안 산 적이 있다는 스톡홀름 시민 구스타브손(40)은 “한국 음식을 알리는 자리였으면 좋겠는데, 그냥 한국 음식을 파는 자리라는 인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오후 8시까지 이어져 2만5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축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한국과 스웨덴의 원활하고 유기적인 문화 교류의 목적으로 마련된 것이다. 한국대사관은 이미 2016년부터 스웨덴 시민들과 스웨덴 내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리는 ‘코리안 컬처 시리즈’ 사업을 계속해 왔다. 한국 문화제는 ‘코리안 컬처 시리즈’의 ‘리얼 버라이어티 쇼’인 셈이다.

 

이번 한국 문화제를 준비한 한국대사관의 이정현 홍보관은 “‘코리안 컬처 시리즈’를 처음 기획할 때는, 스웨덴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K팝과 음식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관광과 한글, 전통 문화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 이런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체험과 관람을 하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축제 기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홍보관은 “스웨덴 내 교육기관에서 동아시아는 물론 한국에 대한 역사나 문화적 관점의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행사가 스웨덴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까지 가능하게 해 준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재 스웨덴 한인회, 한국 입양아협회, 한국-스웨덴협회 등 스웨덴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나 한국에 관심이 있는 스웨덴인들이 함께 협력해 축제의 장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큰 보람”이라고 의미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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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축제 열어

 

스웨덴에서 28년째 살고 있는 교민 조영숙씨(65)는 “지난해 첫 번째 행사보다 내용도 풍성하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많아 좋은 시간이었다”며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별스럽지 않은 것들이 이곳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다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이번 행사는 더욱 그렇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조씨는 특히 묘기에 가까운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에 흠뻑 빠졌다며 “스웨덴 친구들도 한국 젊은이들의 태권도 시범에 가장 박수를 많이 쳤다”고 말했다.

 

스웨덴 대표 기업인 스카니아 한국지사에서 스카니아 본사로 파견 근무 중인 이상혁씨(48)는 “행사장에서 회사 동료들을 만났는데, 스웨덴 사람들이 한국의 여러 다양한 문화에 대해 신기해하고 재밌어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한국은 아직도 ‘잘 모르는 나라’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스웨덴 사회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웨덴에서 이 같은 문화 축제를 개최하는 동아시아 국가는 한국뿐이다. 일본의 경우 이번 축제 현장이기도 한 쿵스트래드고덴에 70여 그루의 벚나무를 심기는 했어도 별도의 문화 축제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관심을 가져온 스웨덴 사람들에게 ‘코리안 컬처 페스티벌’은 대한민국에 대한 더 깊은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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