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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자주 헐면 심장에 열이 많다는 증거

[김철수의 진료 톡톡] 스트레스 종류에 따라 아픈 부위 달라져

김철수 가정의학과 전문의·한의사·치매전문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01(Fri) 18:30:00 | 14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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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대표는 하필이면 혀가 헐어서 고생 중이다. 가족들과 휴가를 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지만 정작 아무 맛도 느낄 수 없고 혀가 아파서 먹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혀에 열이 나고 혀가 빠지는 것 같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피곤하거나 화나는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생긴다.

 

단순포진바이러스 보균자라며 처방해 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었다. 베체트씨병이라고 해서 비타민B를 먹어보기도 했지만 처음에만 반짝 효과가 있을 뿐 나중에는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었다. 비타민C 고(高)용량이 좋다 하여 먹어봤지만 마찬가지로 점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특별히 혀에 상처가 날 만한 자극을 준 적도 없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거니 푹 쉬면서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쉴 형편이 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 혀가 허는 것은 심열(心熱) 때문이라 한다. 심장의 열이 혀로 빠져나온 것이다. 혀는 심장의 구멍이다. 심장에 열이 나는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스트레스에도 종류가 있는데, 한방에서는 희·노·비·우·사·공·경(기쁨·성냄·슬픔·근심·생각·두려움·놀람)이라는 일곱 가지 감정이 과해 스트레스가 되고 감정에 따라 각기 손상 받는 장기도 다르다고 본다. 화를 많이 내면 간이 상하고, 과하게 기뻐하면 마음이 상하며, 너무 기쁘면 정신이 나가고 실성한다. 또한 너무 늘어지면 맥이 빠지고, 생각이 많으면 소화기가 상한다. 슬프거나 근심이 많으면 폐가 상하고, 두렵거나 놀라면 신장이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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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약하면 간·심장 열 잘 생겨

 

J대표는 특별히 기쁜 일이 없다. 늘어질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사업이 어렵다 보니 긴장이 극에 달해 있고 짜증이 잘 나고 화가 많다. 그로 인해 간이 상했다. 간에 열이 많은 것이다. 간에 열이 많으면 심장에도 열이 생긴다. 간열(肝熱)과 심열(心熱)을 같이 내려야 한다. 열(熱)은 교감신경과흥분과 같은 상태다. 한방에서는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해서 신경안정제를 쓰는 것이 아니라, 교감신경의 흥분을 줄이는 약을 쓴다. 그것도 간열을 내리는 약과 심열을 내리는 약으로 교감신경의 흥분을 줄이는 것이다.

 

J대표에게 심열을 내리는 생지황과 황련, 간열을 내리는 시호를 비롯한 몇몇 약재를 처방해 치료했는데,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그토록 심하던 혀의 열이 가라앉으면서 구내 궤양이 깨끗이 사라졌다. 심열과 간열은 병의 뿌리가 아니고 가지다. 이를 표증(表症)이라고 한다.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병의 뿌리인 본증(本症)은 신장이 약한 것이다. 신장이 약하면 간과 심장에 열이 잘 생긴다. 따라서 보신(補腎)을 해야 한다. J대표는 이후 오랫동안 보신을 하고는 혀가 헐지 않았다.

 

음양으로 보면 음이 약하고 양이 강한데, 양이 강한 것과 교감신경과흥분은 비슷하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교감신경이 과흥분하면서 중성구가 증가해 신경성 위궤양을 일으키듯이 스트레스로 혀가 헌다. 스트레스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위가 아닌 혀가 허는 것이다. 이렇듯 병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같은 병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고 치료도 다르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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