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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부자 증세’ vs 野 ‘서민 감세’…정기국회 혈전

9년 만에 攻守 바뀐 정기국회 혈전…세법·방송관계법 개정안 등 뇌관

남상훈 세계일보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05(Tue) 16:00:00 | 14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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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9월1일부터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여야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입법과 예산, 정책 등을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9년 만에 여야 간 공수가 바뀐 탓에 오는 10월 예정된 국정감사에서도 혈전이 예상된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뜨거운 ‘입법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입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인 반면, 야당은 ‘핀셋 검증’을 통해 현 정부의 포퓰리즘 입법을 저지할 태세다.

 

세법 개정안, 방송관계법 개정안 등이 입법 전쟁의 뇌관이다. 여야 간 이견으로 이들 법안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세법 개정안은 소득세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던 최고세율을 인상하고 법인세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여권의 ‘부자 증세 정책’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맞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세금폭탄’이라며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세금폭탄 정책이 현재는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에 한정되지만, 앞으로 이것이 어디까지 연장될지는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주도하는 세금폭탄이 기업 활동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이 되지 않도록 문재인 정부의 무대책 포퓰리즘 정책에 당당하고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한국당은 담뱃값·유류세 인하를 통한 ‘서민 감세’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방송관계법 개정안도 핫 이슈다. 여당은 현재 발의된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해 개정안 재검토에 들어갔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 개혁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됐으면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의 취지와 대안을 생각하기 위해 논의해 보기로 했다”며 관련법 개정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방송 장악이라는 민낯이 드러났다”고 개정안 재검토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장인 김태흠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개혁을 원한다면 국회 협의 기구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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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 견제 거셀 듯

 

부동산 대책의 후속입법인 양도소득세 강화도 난제다. 여야 모두 소득세법을 개정해 다주택자 양도소득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세부적인 세율을 놓고는 이견이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국가정보원 개편도 여야 간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선 여야가 총론에는 공감대를 형성을 하고 있어 합의 가능성이 있지만, 각종 세부조항에 대한 의견 조율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에 대한 야권의 견제도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당은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정부는 ‘2018년 예산안’ 429조원을 확정했다. 여당은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의 거센 공세에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 ‘예산심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SOC(사회간접자본) 등 물적 투자는 축소하고 대신 인적 자본 투자 분야를 늘려 소득주도 성장의 첫발을 내딛게 한 예산안”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총지출이 7.1% 증가했지만,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과 전년 대비 자연 증가한 세입, 추가로 늘어나는 세수 증가분까지 감안하면 재정건전성은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포퓰리즘 복지예산을 무분별하게 늘렸다고 지적하며 ‘칼질’을 벼르고 있다.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정부 예산안과 관련, “내년도 예산은 ‘현금 살포형·성장 무시 예산’”이라며 “인기관리용 포퓰리즘 예산으로서 미래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기 시작하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당은 무분별한 복지예산 확충을 위해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은 “SOC 투자 1조원이 줄어들 때마다 고용이 1만4000명 줄어든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공무원 충원, 최저임금 인상 보전,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 이행을 위한 예산을 놓고도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 소속 김도읍 국회 예결위 간사는 “중앙직 공무원 충원, 최저임금 인상 보전분은 미래 세대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은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대책이나 지속 가능성 여부는 꼼꼼히 따져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적폐 청산’ vs ‘新적폐론’

 

국민의당은 SOC 예산 삭감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지방 경제를 우려하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SOC 예산 감축은 지방 일자리, 중소기업 일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특히 지난 대선에서 여당 지지율이 낮았던 특정 시·도의 예산이 집중적으로 감축됐다는 논란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등에 대한 소요 비용이 261조원으로,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178조원보다 83조원 과소 추계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고무줄식 재원 셈법으로 178조원으로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다 구입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중(中)부담 중복지’가 당론인 바른정당은 확실한 재원 대책이 확보되지 않은 복지 확대 예산 편성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첫 국감에서는 여당의 ‘적폐 청산’과 야당의 ‘신(新)적폐론’이 충돌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당은 4대강 사업과 국정 역사교과서,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로 꼽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등 명백한 적폐 정책에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제2, 제3의 국정교과서, 자원외교 참사를 막기 위해 과거를 직시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약이 강하고 좋을수록 아픈 진통이 예상된다”며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신적폐’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키로 했다. 독선과 오만을 고집하는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 인사, 안보·경제 무능으로 국민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게 한국당 시각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에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그랬는데 지금은 제왕이 아니라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독재라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라고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의 포퓰리즘 졸속 정책에 철저히 맞서고, 현 정부가 더 이상 독선과 독주에 빠지지 않도록 당당히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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