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도둑 잡으려고 설치한 CCTV에 사기당한 상인들
  • 차성민 기자 (sisa3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9.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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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설치업체 돌연 '폐업', 피해금액 수억원 달할 듯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민석(38.가명)씨는 지난 5월경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CCTV를 정상적으로 설치하려면 3년 간 월 6만6000원의 돈을 내야 하지만 영화할인권(2인 이상 관람 시 1인 무료)을 가게에서 비치하면 매달 6만원을 되돌려 준다는 제안이었다. 가뜩이나 취객이나 수상한 손님과 대면해야 했던 김씨는 결국 이 업체와 계약을 했다.

 

김씨는 계약 당시 캐피탈 업체를 끼고 대급을 납부했다. CCTV 설치 비용 244만원은 캐피탈에서 완납하고 김 씨가 캐피탈에 매달 갚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업체가 되돌려주기로 한 6만원은 통장에 입금되지 않았다. 당장 항의하려고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보니 회사가 문을 닫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업체가 약속했던 ‘페이백’은 받지 못하게 됐다.

 

지하철에 달려있는 CCTV@연합뉴스


페이백 약속한 업체 갑자기 ‘폐업’, 피해자만 100여명 넘어   

 

CCTV 설치 업체가 영업 6개월 만에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애먼 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해당 업체에게 피해를 입은 상인들 수만 100여명이 넘어서는데다 피해 금액도 수 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면서 대규모 사기극으로 확산될 양상이다.  

 

6일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 부천시에 사무실을 둔 (주)아람씨앤씨는 지난 8월31일 경영상의 이유로 폐업을 한다는 문자를 계약자들에게 보냈다. 대다수의 계약자들은 김씨와 같이 ‘페이백’ 조건을 담은 이면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업체의 말을 믿고 계약을 한 사람들은 5일 현재 120여명에 달한다. 피해액을 산출하면 수억 원에 달하는 수치다. 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등 전국적으로 이뤄진 상황이다. 

 

 

피해자들 인터넷 카페 만들고 조직적 대응 나서

 

피해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람씨앤씨 피해’ 카페를(https://cafe.naver.com/cctv123)를 만들고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워낙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기극인 만큼 가까운 지역 경찰서에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추후 변호사 선임해 조직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카페에서 활동 중인 한 피해자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현재 회사 폐업사실을 통보 받은지 3-4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120여명에 달한다”면서 “지역도 광범위해 피해자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인들이다.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밤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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